▲단어의 뜻을 정확히 안다는 것은 타인과 더 잘 소통하는 방법
씨네그루
법륜스님의 <인생수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는 보통 살아갈 때 재미와 삶의 의미가 분리된 삶을 사는데,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곧 자기 일이 될 때 우리 삶이 가장 조화로워진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마지메의 삶이란 가장 조화로운 행복한 삶이 아닐까.
마지메뿐만 아니라, 그의 아내 카구야에게서도 나는 일에 대한 마음가짐을 볼 수 있었다. 카구야는 교토에서 일식 요리를 배우고 도쿄로 와서 일식집에서 일한다. 그러나 일본에서도 여자가 일식요리사로 일하는 것이 쉽지 않은 듯, 카구야는 많은 고민을 하고 괴로워한다.
그러나, 카구야가 일식 칼에 대해서 전문가 못지않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 카구야가 그 일을 정말 하고 싶어한다는 걸 알 수 있다. 퇴근 후 집에서 칼을 갈고, 조림을 연습하는 카구야의 모습을 보면 그녀 역시도 그 일이 단지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진심으로 하고 싶어하는 일임을 알게 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어려움을 견디고 묵묵히 그 길을 가는 사람은, 상대방이 하고 싶어하는 일에 대해서도 똑같은 만큼의 지지를 해주게 되는 걸까. 카구야와 마지메는 서로의 일을 존중하고 이해해주고 도와주면서, 처음 만났던 그 모습 그대로 변함없이 14년의 세월을 함께한다.
영화의 마지막에는 거의 평생을 사전 편집부에서 일했던 마지메의 상사가, 사전이 세상에 나오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결국 세상을 떠나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 장면들은 아주 담담하다. 그러한 장면들은 하고 싶던 일을 정말 진심을 다해서 했다면, 더 여한이 없도록 했다면, 죽음도 아쉽지 않다는 느낌을 준다.
극장을 나오면서, 나는 그렇게 여한이 없게 살다가 떠날 수 있을까, 생각하니 울적해졌다. 더구나 나는 진심을 다해 해보고 싶은 일조차도 아직 찾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면, 뭔가 진심을 다해 살고 있는 사람들에 비해 손해 보는 느낌까지 들었다.
넓고 넓은 단어들의 바다에서 사전은 단어들을 모아놓은 배와 같다고 영화는 말한다. 많고 많은 일 중에서 나라는 배는 무슨 일을 싣고 싶어하는 걸까, 그 답을 찾기 위해서 나는 나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소통을 해야 하나 보다. 소통과 진심을 다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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