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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에서 '우생순 신화' 꿈꾸는 여자컬링

[2014 소치특집 6] 세계선수권 '기적' 여자컬링, 소치에서 최고순간을 꿈꾸다

14.01.30 16:14최종업데이트14.02.1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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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소치동계올림픽 개막이 드디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4년전 밴쿠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빙상의 저변을 넓혔던 우리나라는 소치에 71명의 역대 최대규모 선수를 파견한다. 특히 이번 올림픽에는 설상(봅슬레이, 스키점프, 모굴스키 등)종목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가운데, 빙상종목에선 동계올림픽의 '우생순' 신화를 창조하려는 컬링 여전사들의 투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얼음판 위의 각본 없는 드라마 써냈던 여자컬링

여자컬링 팀이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던 것은 지난 2012년 세계컬링선수권에서였다. 당시만 해도 한국 여자컬링은 세계 최약체로 주목받지 못했던 팀이었으며, 대회에서 한국과 함께 최약체로 평가받던 체코에게도 패했다. 그런데 이들은 체코전 이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대파란을 일으켰다. 예선에서 2010 밴쿠버올림픽의 금메달팀이었던 스웨덴을 꺾는 이변을 연출한 것이다. 그리고 뒤이어 만났던 컬링의 종주국인 스코틀랜드를 제쳤고, 미국과 '유럽의 강호'인 덴마크와 '아시아의 간판'인 중국과의 경기까지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예선에서 한 때 1위에 오르기도 했던 한국은 토너먼트 플레이에 진출해 3,4위전까지 가는 역사를 썼다. 특히 밴쿠버올림픽 개최국이었던 캐나다와의 맞대결은 두고두고 회자가 될 경기였다. 경기 내내 줄곧 열세였던 한국은 마지막 10엔드에서 4대 3으로 대역전극을 써내며 기적을 만들어냈다. 캐나다 관중들마저 한국의 선전에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를 보낸 이 경기는 한국 컬링 최고의 순간이었다.

천운 끝에 이뤄진 올림픽 진출의 꿈

이번 여자 컬링팀의 올림픽 진출은 그야말로 '하늘이 도왔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였다. 재작년 세계선수권 4위의 기적을 연출했던 여자컬링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선 예선탈락하며 저조한 성적을 냈다. 국제컬링연맹은 올림픽 출전권을 최근 2년간의 세계선수권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해 상위 8개 국가에게 부여하고 있다. 한국은 2012년 세계선수권 성적으로 포인트 9점만을 획득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한국의 올림픽 진출을 위협할 수 있었던 일본, 중국, 이탈리아 등이 모두 전년도 세계선수권에서 부진하면서, 결국 최종 올림픽 티켓은 한국에게 배정됐다. 세계선수권 4강 신화로 얻은 값진 포인트 9점이 소치행을 결정하는데 큰 몫을 한 것이다. 놀라운 신화를 써낸데 이어, 또 한 번의 기적으로 꿈의 무대를 밝게 된 한국 컬링은 새로운 도약을 소치에서 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어진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은 더욱 치열했다. 세계선수권 기적을 써낸 경기도청팀은 경북체육회와의 예선전에서 두 번 모두 패했지만, 결승에서 결국 승리하며 올림픽 무대에 나설 주인공으로 확정됐다.

아시아를 평정한 한국팀, 빙판 위 우생순을 꿈꾸다

경기도청팀으로 대표가 확정된 여자 컬링팀은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태릉선수촌에서 강훈련을 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 컬링대회에서 한국은 중국을 대역전극으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이 경기에선 2012 세계선수권의 캐나다와의 경기처럼 한국팀만의 특유의 '뒷심'이 발휘된 순간이었다. 중국과의 결승에서 열세로 추격자의 입장으로 쫓아갔던 한국은 마지막 10엔드에서 무려 3점을 연달아 획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올림픽에서 만날 여자컬링의 상대들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현재 세계랭킹 1위인 스웨덴을 비롯해, 동계스포츠 강국 캐나다와 스위스, 아시아에는 중국과 일본 등이 있다. 특히 상위 랭킹을 차지한 유럽국가 들과 캐나다는 컬링에서 '극강'의 면모를 보이고 있어 죽음의 상대들이라고 할 만하다. 한국의 지난해 세계 순위는 11위로 가장 뒷 순위에 있다.

산 넘어 산인 올림픽이지만 한국 컬링은 특유의 '자신감'으로 올림픽에 나선다. 2년 전 아무도 보여주지 못했던 기적으로 생긴 자신감은 이번 소치에서 한국팀의 최고의 무기가 될 전망이다. 대표 선발전 중 얼음판이 깨질 정도로 열악한 훈련환경, 손가락 개수 안에 드는 실업팀, 그리고 비인기 종목이라는 설움. 모든 악조건을 딛고 묵묵히 길을 걸어온 컬링의 여전사들은 소치에서 동계올림픽의 '우생순'을 쓸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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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