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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블랙 승호, 왜 천둥의 라이벌을 자청했을까

[박정환의 뮤지컬 파라다이스] '문나이트'에서 우혁을 연기하는 엠블랙 승호

14.01.27 11:46최종업데이트14.01.2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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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문나이트>에서 우혁을 연기하는 엠블랙 승호.
뮤지컬 <문나이트>에서 우혁을 연기하는 엠블랙 승호.보보스컴퍼니

대개 배우는 주인공이나 착한 역할을 맡고 싶어한다. 하지만 엠블랙 승호는 다르다. 뮤지컬 <문나이트>에서 같은 그룹 멤버 천둥이 맡은 주인공 민수의 라이벌인 우혁을 연기하겠다고 자청했다. 열심히 하면, 관객의 기억에 더 남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런데 승호는 MBC <댄싱 위드 더 스타>에 출연할 때보다 이번 뮤지컬에서 춤에 더 공을 들이는 듯하다. 우혁이 선보이는 춤을 완벽에 가깝게 소화하기 위해 공식적인 연습이 끝나도 따로 춤을 연습할 정도라고 하니 말이다. 엠블랙 승호를 16일 삼성동에서 만났다.

"천둥과 같은 역 제안 받았지만...라이벌 택했다"

- <문나이트>보다 먼저 <광화문연가>에서 일본 팬에게 무대 연기를 선보였다.
"배우가 한국말을 하고 일본어를 자막으로 넣는 형식으로 공연을 올렸다. 처음에는 '자막으로 일본 관객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광화문 연가>에) 학생 운동을 하는 장면이 있다. 일본에도 학생 운동이 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일본에도 우리와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노래와 연기에서 많은 공감을 받았다. 특히 앞자리의 관객은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한국에 뮤지컬 연기를 선보이지 못해 아쉬웠지만, 해외에서도 공감 받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뿌듯했다."

- (<문나이트>에서) 천둥씨가 연기하는 민수와는 상대역인 우혁을 연기한다.
"고등학생과 대학생 때 연기를 공부했다. 가수로 출발해서 연기까지 같이 하기에는 힘들었다. 노래 하나에만 전념하고 싶었다.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아이돌에게는 소속사가 '이런 작품이 들어왔으니 연기도 전공하고 해서 연기해' 하고 억지로 시키는 스타일이 아니다. 나도 뮤지컬을 계기로 몇 년 만에 다시 연기를 시작한 거다.

사실 천둥과 더블캐스팅으로 민수 역을 제의받았다. 대본을 읽고 감독님과 미팅할 때 '천둥은 착하고 멋진 주인공 역할이 맞지만, 저는 착한 역할보다는 천둥과 라이벌인 역할로 가고 싶다'고 제의하니 문제되지 않는다는 답변이 들어왔다. 대신 어려울 거라고 했다. 하지만 어려운 건 중요하지 않았다."

- 대개는 좋은 역할을 맡으려고 할 텐데 거꾸로 라이벌인 역할을 스스로 하겠다는 건 의외다.
"연습 첫 날 우혁과 민수가 추어야 할 춤 동작을 모두 보았다. 우혁의 춤은 열심히 하면 무언가 성취할 수 있는 느낌이 드는 춤이었다. 우혁이 직설적인 성격 때문에 안 좋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라이벌이라고 해도 처음부터 나쁜 사람은 없다. 열 가지가 나쁘게 보여도 하나의 배려심이 보이는 나쁜 남자 캐릭터로 만들고 싶다."

"'춤을 잘 추는 승호'로 기억되기 위해 맹연습 중"

 "결국에는 민수가 이기지만 관객의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 배우가 승리하는 거다. 춤을 잘 추는 승호로 기억되기 위해 맹연습을 하고 있다. 연습실에서 추는 게 다가 아니다. 천둥의 민수팀을 제압하기 위한 춤을 비밀리에 연습 중이다."
"결국에는 민수가 이기지만 관객의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 배우가 승리하는 거다. 춤을 잘 추는 승호로 기억되기 위해 맹연습을 하고 있다. 연습실에서 추는 게 다가 아니다. 천둥의 민수팀을 제압하기 위한 춤을 비밀리에 연습 중이다."보보스컴퍼니

- 콘서트도 힘들겠지만 그건 단기적이다. 뮤지컬에서 노래하고 연기하는 건 장기간의 레이스인데, 식단 조절은 어떻게 하고 있나.
"식단 조절을 잘 안 한다. 그러다가 '전쟁이야'를 발표할 당시 데뷔 때보다 살이 13kg 쪘다. 삭발까지 해서 덩치가 더 커보였다. 살이 안 찌는 체질인 줄로만 알았는데 찐 거다. 운동을 해서 살을 빼보니 다이어트가 힘든 거라는 걸 실감했다. 잘 먹되 열심히 운동해야 살이 찌는 걸 막을 거 같다."

- 엠블랙이 올해로 데뷔 5주년이다. 리더의 자리가 무겁진 않은가.
"오히려 해가 지날수록 리더의 자리가 편해진다. 해가 갈수록 멤버들의 속마음을 서로 아니까 말을 하지 않으면 몰랐을 부분을 이제는 서로가 잘 알고 의지할 수 있다. 리더인 제가 '이렇게 하자'고 제안하면 믿고 따라와 주는 멤버들이 고맙다. 리더로서 노력하는 점이 있다. 멤버마다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막내 미르가 사우나에 가는 걸 좋아하면 사우나에 같이 가주고, 천둥이가 볼링을 좋아하면 볼링을 같이 쳐주는 것처럼 말이다. 공감대를 통해 만남을 가지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 <댄싱 위드 더 스타>에 출연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가수로서 어느 정도 포장할 수 있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춤을 흉내 낼 수 있으리라는 마음에서 시작했지만 너무 어려웠다. 기본기가 없으니 흉내조차 낼 수 없었다. 그걸 깨닫고는 8주 동안 <댄싱 위드 더 스타>에만 전념했다. 평소 춤을 출 때 부드러운 춤에는 약하고 힘 있는 동작에서는 강하다. 파소드블레처럼 직설적이고 파워풀한 춤은 1등을 했지만, 부드러운 표현을 적절하게 하지 못해 룸바에서 떨어졌다.

부드러운 춤을 못 춘다는 단점이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지금도 떨어진 걸 생각하면 아쉬울 정도로 열심히 춤을 춘 기억이 있다. 얻은 게 있다면, 평소 잘 못하는 춤에서 표현이 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뿌듯했다. 보통 사람도 보편적으로 즐길 수 있는 좋은 문화라고 생각하지만, 댄스 스포츠는 외국처럼 대중화되지 않은 편이다."

- <댄싱 위드 더 스타>가 끝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아쉬움이 있다는 답변에서 대단한 승부욕이 느껴진다. <문나이트>도 뿌리를 뽑겠다는 심정으로 연기할 것 같다.
"우혁은 춤을 그냥 추는 게 아니라 굉장히 잘 추어야만 한다. 관객 역시 제가 댄스 가수라 당연히 춤을 잘 출 거라는 기대를 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장르의 춤을 잘 추는 이는 우리나라에서 한두 명 있을까 말까 하다. 그 정도로 다양한 춤이 있다. 뮤지컬을 위해 1990년대 대선배 가수들의 안무를 새롭게 배우는 중이다. 현진영 선배님의 '기억 속의 그대'가 파워풀하고 신나는 춤이 있는 노래다.

춤을 배우지 않은 배우보다는 잘 추겠지만 노력 없이는 절대로 춤을 잘 출 수 없다. 민수보다 춤을 잘 춰야 제가 연기하는 우혁밖에 생각이 안 날 거다. 결국에는 민수가 이기지만 관객의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 배우가 승리하는 거다. 춤을 잘 추는 승호로 기억되기 위해 맹연습을 하고 있다. 연습실에서 추는 게 다가 아니다. 천둥의 민수팀을 제압하기 위한 춤을 비밀리에 연습 중이다.

천둥과는 <문나이트>로 인연이 깊다. 예전에 Mnet에서 <문나이트90> 촬영을 같이 했다. 클론 선배님 중 제가 강원래 선배님을, 천둥이 구준엽 선배님을 연기했다. 이번에 뮤지컬 <문나이트>로 천둥과 같이 연기하게 되어 <문나이트>와 인연이 깊어도 이만저만이 아닌 거 같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엠블랙 승호 천둥 문나이트 댄싱 위드 더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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