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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대' 하루아침에 추락한 천송이, 씁쓸하다

[드라마리뷰] '한유라 사망사건' 통해 관계의 허상과 무책임한 언론 지적

14.01.02 14:19최종업데이트14.01.02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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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김수현 분)과 천송이(전지현 분). ⓒ SBS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부러워하는 톱스타가 있다. 절정의 인기를 누리지만, 관심이 뜨거운만큼 그 열기도 빨리 식는다. 또다른 여배우 한유라(유인영 분)의 사망 사건이 일어나자, 사람들은 평소 그녀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천송이(전지현 분)를 의심했다. 당사자의 말은 들어볼 필요도 없었다. 기자들은 천송이의 집앞에 진을 쳤고, 사실상 그녀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천송이는 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지만, 정작 곤경에 처했을 때 그녀의 옆에 남은 사람은 몇 명 없었다. 다들 직접 보지도 않은 것을 본 것처럼 말했고, "언젠가 내 그럴 줄 알았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천송이를 믿는 사람이라고는 끊임없이 청혼하는 이휘경(박해진 분)과 의문의 옆집 남자 도민준(김수현 분) 등이 전부였다. 유 검사(오상진 분)는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사람들에 둘러싸였던 천송이, 아무도 없는 도민준에게 위로받다

1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사람들이 그렇게 목을 매는 관계가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와 함께 무책임한 언론과 수사기관의 행태를 적나라하게 담았다. '국민여신'으로 추앙받던 천송이는 드라마에서 하차하며 하루아침에 백수 신세가 되었고, 기자들 때문에 집에도 마음놓고 들어갈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이사를 오면서까지 매일 보고싶어했던 광고판의 얼굴도 바로 바뀌었다.

천송이가 머무르게 된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주변에 사람을 거의 두지 않는 남자, 도민준의 집이었다. 그는 외계인이라는 정체를 숨기기 위해서 지구인들과 거의 관계를 맺지 않았다. 30년 동안 가까이에 둔 장영목(김창완 분)이 전부였다. 그러던 그의 앞에 천송이가 나타났다. 도민준은 천송이가 조선시대에 인연을 맺었던 아이인지 아닌지를 궁금해했다.

도민준은 천송이가 곤욕을 치르고 있는 한유라의 사망 사건에 얽힌 진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자신의 정체를 우선 밝혀야 했기 때문이다. 천송이를 누구보다 걱정하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 도민준은 그저 그녀의 곁을 지킬 수 밖에 없었다.

한유라의 사망 사건, 연예 보도의 현실 적나라하게 담았다

<별에서 온 그대>에 등장한 '한유라 사망 사건'을 보자면 고 안재환과 최진실이 떠오른다. 드라마 속 대사처럼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연예인과 관련된 사건에서는 유독 그렇다. 사망 사건의 첫 단추가 이렇게 꿰어지고, 사실과 관계없이 한쪽에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등장하게 되면, 이후에는 그쪽으로 우르르 몰려가는 형국을 나타낸다.

그 다음부터는 진실을 믿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싶은 대로 믿는다. 언론의 보도와 대중이 그렇게 쏠려가는 동안, 수사기관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 극 중 유 검사는 "오히려 정황이 딱딱 맞으니까 의심할만 하다"고 했지만, 이것은 이상에 가깝다. 딱딱 들어맞는 정황을 의심할 사람은 거의 없다. 아무리 세간의 관심이 엄청나게 쏠려있다고 해도 말이다.

<별에서 온 그대>는 로맨스 드라마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모습은 너무나도 적나라한 현실이다. 하룻밤 사이에 자살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되어 버리고, 박수를 받다가 졸지에 손가락질 받는 사람이 되어 버린 천송이와 그녀를 둘러싼 사람들의 모습은 그토록 부인하고 싶어하던, 씁쓸한 우리의 평소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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