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NH 농협 2013-2014 V리그가 시작되었다. 두 개의 신생팀이 탄생했고, 세 개 팀 감독이 교체되었으며 세계적인 용병들이 국내 리그에서 뛰게 되었다.
지난해 시즌 챔피언 삼성을 위협하며 강호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던 대한항공 점보스는 이번 시즌 김종민 감독을 선봉장으로 쿠바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마이클 산체스를 앞세워 출격했다.
러시아 리그를 거쳐 카타르 클럽 알 라이안에서 활약한 마이클 산체스는 올해 카타르 에미르컵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MVP로 뽑혔다. 또 그는 2010년 쿠바 내셔널 리그에서 득점 1위를 한 경력도 있다. 마이클 산체스는 쿠바에서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높이 평가받는 선수이다.
명성에 걸맞게 마이클 산체스는 최근 삼성화재, 러쉬앤캐쉬와의 경기에서 각각 34, 33득점을 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360이 넘는 높은 타점과 특유의 탄력을 이용한 거침없는 공격은 상대 팀을 위협했고, 수비진을 흔들어 놓았다. 빠르고 정확한 공격과 좋은 서브를 가지고 있는 마이클 산체스는 코트 위를 가볍게 정복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이번 시즌, 만년 2위의 설움을 벗어나 챔피언의 자리를 노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복병은 존재했다. 그것은 주전 세터이자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의 입대다.
한선수의 입대로 인한 빈 세터의 자리를 채운 선수는 황동일이다. 황동일은 신인왕을 차지한 유망주로 194cm의 큰 키와 다양한 공격과 수비가 장점이다. 하지만 아직 세터로서의 기량을 끌어올리지 못해 좋은 평가는 못 받고 있다. 이런 그를 주전 세터로 기용할 것으로 알려지자 대한항공의 팬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팬들의 우려는 5일 신생팀 러시앤캐쉬와의 경기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첫 승을 거두긴 했지만,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 마이클 산체스 덕분에 승리하긴 했지만, 경기 내내 황동일은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2년 동안의 공백기가 보이는 순간이었다. 세터의 토스가 흔들리자 6명의 움직임과 호흡이 모두 흔들렸다. 특히 팀의 해결사 산체스의 타점에 비해 낮은 토스와 힘없이 올라가는 토스는 승부에도 영향을 주기에 충분했다.
경기 후, 김종민 감독은 황동일이 조금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연습 때의 동일이 토스와 경기 때 토스가 많이 달랐다, 많이 긴장한 것 같다"면서 황동일의 분발을 요구했다. 또한, 경기 내용에 대해서도 내용상으로는 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5일 대한항공의 경기는 팬들 사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렇듯 대한항공은 용병 선택 과제는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지만, 주전 세터 사용에 있어 아직 난항을 겪고 있다.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세터가 중요하다. 이번 시즌 만년 2위를 벗어나 챔피언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 대한항공으로서는 세터 문제를 확실히 해결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황동일의 기량 향상을 노리는 것은 물론 백광언과 조재영을 기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대한항공이 세터 기용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따라 이번 시즌의 성패는 물론 향후 시즌의 성패가 결정될 것이다. 세터 문제 해결은 대한항공이 성공으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할 가장 큰 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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