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방송된 KBS 2TV 주말연속극 <왕가네 식구들>의 한 장면
KBS
세 번째는 왕수박의 남편을 향한 태도다. 사업에 실패한 남편 고민중(조성하 분)은 사무실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워도, 수박은 남편의 처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체면과 지위만 생각하기에 여념이 없다. 한 마디로 나이만 들었지 개념은 안드로메다로 보낸 지 이미 오래인 인물이다.
남편의 경제적인 지위가 추락하면 남편에 대한 애정이 식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껏이어야지, 경제적으로 궁색한 남편에게 힘을 북돋워주기는커녕 남편을 쥐 잡듯 들볶는 수박의 태도는, 가족이 함께 보는 주말드라마의 기본적인 설정으로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태도다. 차라리 '막장'이 대놓고 판을 치는 아침드라마에나 어울릴 듯하다.
마지막은 모든 시청자에게 공분을 사는 이앙금(김해숙 분)의 태도다. 큰 딸 수박에게는 온갖 사랑을 쏟으면서도 작은딸 호박은 대놓고 차별하는 비상식적인 엄마가 이앙금이다. 큰 딸 수박의 빈천한 집에 작은 딸 호박이 가서 청소해주라는 대사는 작은딸을 딸 이전에 언니의 파출부로 착각하는 것만 같다. 수박은 왜 자기 집을 자기가 치우지 않고 동생의 손을 빌려야 하는가?
작은딸 호박의 집들이에도 이앙금을 위시한 친정 가족들은 찾아가지 않는다. 어린 호박의 두 아들들이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먼저 음식을 먹고자 하지만, 결국 그 집들이 음식들은 차디차게 식어가기만 한다. 친정 식구들이 끝내 호박의 집을 찾지 않아서다. 호박은 믿었던 친정 식구들의 외면을 잊지 못하고 차디찬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경쟁사인 SBS와 MBC가 동시간대에 뉴스를 편성한 탓에, 시청자는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이 이런 불편한 설정을 시청해야만 한다. 뉴스 아니면 채널을 선택할 수 없는 시청자를 위한 최선의 배려는 작가를 위시한 주말드라마 제작진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 KBS 2TV 주말드라마는 이런 시청자의 바람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주말드라마를 반 년 동안이나 만들고 있다. 주말드라마의 시청자가 짜증을 내면서까지 그 드라마를 시청해야 할 당위성은 없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