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을 시도하고 있는 염기훈의 모습지난 2011년 5월 29일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 삼성의 경기에서 염기훈이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트리고 있다.
남궁경상
수원 삼성이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원정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두었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 리그 최강팀인 전북을 상대로 그것도 원정경기에서 승점 1점을 따낸 점이 고무적이라 볼 수 있겠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말이 달라진다. 이날 수원은 전·후반 통틀어 단 두 번의 유효 슈팅을 기록할 정도로 올 시즌 들어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그나마 승점 1점이라도 획득했다는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기록만 봐도 수원은 6개의 슈팅과 2개의 유효슈팅으로 전북이 16개의 슈팅과 9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한 것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데이터 상으로는 점유율이 50대 50으로 팽팽하게 나왔지만 실질적으로 수원은 경기 내내 전북에 끌려가는 듯한 경기 운영을 펼쳤다.
이날 경기장에는 비가 많이 내렸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라운드가 촉촉이 젖으며 미끄러운 조건이 형성되었다. 경기 전 서정원 감독은 비가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가 시작되자 서 감독이 걱정했던 바가 그대로 운동장에 나타났다. 볼 컨트롤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서 패스 미스와 같은 잔실수가 남발했다.
서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우측 풀백 자리에 기존의 신세계와 이종민 등을 대신에 좌측 윙어인 홍철을 내보내는 과감한 전술 변화를 두면서까지 승리를 노렸다. 빠른 발과 정확한 크로스 능력을 지닌 홍철을 이용한 측면 공격을 주 공격 루트로 사용하겠다는 복안이었던 것. 하지만 서 감독의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갔다. 수원의 조직력은 그야말로 오합지졸이었다. 압박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상대의 공격을 그저 파울로 끊기 바빴다.
무엇보다 가장 심각했던 문제는 최전방 공격수였다. 이날 선발 출장한 조동건은 상대 윌킨슨과 김기희의 마크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며 제대로 된 득점 기회 한 번을 잡지 못했다. 활동량이 적었던 부분이 가장 큰 문제였다. 조동건은 이날 상대 최전방 공격수인 케빈이 밑에까지 내려와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하는 것과는 확연한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 중반 무렵까지 좀처럼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서정원 감독은 산토스를 빼고 정대세를 투입하며 원톱에서 투톱으로 공격 전술에 변화를 감행했다. 상대 수비에 고립되어있는 조동건을 풀어주기 위함이었던 것. 하지만 상황은 그전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조동건의 고립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득점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졌다.
이렇듯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면서도 결과적으로 전북의 매서운 공격을 모두 막아내며 승점 1점을 획득했다는 부분은 수원으로서는 다행이다. 여기에 정대세가 65일 만에 부상 복귀전을 무사히 마쳤다는 점과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염기훈이 새로운 공격 옵션으로 나선다는 점 그리고 십자인대를 다치며 팀 전력에서 이탈했던 '캡틴' 김두현 마저 복귀를 앞두고 있다는 점은 수원으로서 긍정적인 부분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핵심 전력들이 복귀한다고 해서 수원의 경기력이 갑자기 나아질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기존 동료들과의 발을 맞춘 시간이 적기에 조직력에 역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위권 추격을 위해 갈 길 바쁜 수원이기에 빠르게 팀을 추슬러야 하는 서정원 감독의 고민이 앞으로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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