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가 28일 서울 마포구 망원유수지 체육공원에서 열렸다. 결승에 진출한 '서울백호' 팀과 '오쿠족구단A' 팀이 경기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소중한
기자는 '동네'에서 '족구 좀 하는' 축에 속했다. 이른바 '군대 족구'도 알차게 경험했다. 하지만 '제11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를 취재하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지면과 공중을 쉴새 없이 나는 공과 그 사이를 오가는 선수들의 몸놀림 앞에서 '동네 족구 에이스'는 한없이 작아졌다.
덕분에 이전에 느낄 수 없던 족구의 매력을 몸으로 느꼈다. 이날 경험한 족구의 가장 큰 매력은 '강약의 조화'다. 족구 경기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강하게 오는 상대팀의 서브(대회에서 오가는 서브는 우리가 동네에서 하는 느린 서브와는 차원이 다르다)를 수비수가 '리시브' 해 속도를 늦춘다. 이 공을 '세터(공격수에게 공을 전하는 역할)'가 공중에 띄운다. 이때 공의 속도는 한층 더 줄어든다. 공의 높이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 공격수는 세차게 공을 찬다. 그 결과 공격에 성공을 해 점수를 얻거나 상대팀 수비수에 의해 공은 또 속도가 느려진다.
이 작업이 수차례 반복되는 게 족구다. 배구의 원리와 비슷하지만 족구는 배구와 다르게 인류 진화의 상징인 '손'을 거부한다. 무릎 아래(가끔 족구를 하며 무릎을 쓰는 경우를 보는데 이는 반칙이다)와 머리 만을 사용해 강약의 조화를 이끌어 낸다. 때문에 자연스럽지 않은 듯하지만 나름의 규칙을 지닌 족구 선수 특유의 몸놀림과 그에 따라 움직이는 공은 족구를 보는 이에게 속도감과 정교함을 함께 제공한다.
다음은 기자가 이날 대회에서 들은 말을 토대로 족구 용어를 정리한 것이다.
"인터뷰는 '킬러'와 하셔야죠." - 우승팀 서울백호의 주장 김희석씨가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부끄러워하며: 킬러는 족구팀의 공격수를 일컫는 말이다. 점수를 얻는 데 공격수의 공격력이 가장 중요하므로 공격수에게 '킬러'라는 별칭이 붙었다. 선수 등 뒤에서 족구 코트를 바라봤을 때 오른발잡이 공격수의 경우 좌측 앞쪽에 위치한다. 세터는 우측 앞쪽, 수비수 두 명은 뒤에 자리한다.
"야, 너 요즘 '넘어차기' 안 한다며!" - 한 수비수가 넘어차기를 하는 상대 공격수에게 농담을 던지며: 넘어차기는 족구의 공격 기술 중 가장 화려함을 뽐낸다. 세터가 올린 공을 공격수가 축구의 오버헤드킥과 비슷한 자세로 상대 코트를 향해 내려 찍는 기술이다.
▲ 제11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가 28일 서울 마포구 망원유수지 체육공원에서 열렸다. 대회에 참가한 '경동나비엔' 팀의 공격수가 넘어차기를 시도하고 있다. 소중한
"있다 있다, 아니 없다" - 경기 중 수도 없이
: 족구 경기를 보면 선수들은 '있다'와 '없다'라는 말을 쉴새 없이 외친다. 족구는 공이 선 안의 바닥에 '한 번' 접촉하는 것을 허용하는데 수비 시에 선수가 받은 공이 같은 팀 코트의 선 안에 들어올 것으로 보이면 '있다'를 외치고 그렇지 않으면 '없다'를 외친다. 이 말 앞에는 '구기종목에서 공이 지면에 부딪혀 튀어 오르는 것'을 의미하는 '바운드(bound)'라는 단어가 생략돼 있다. 즉 '있다'는 수비가 받은 공이 선 안에 바운드가 된다는 의미이고, '없다'는 선 안에 바운드가 되지 않으니 그 전에 공을 받으라는 신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