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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봉만대'의 에로는 곧 한국사회다"

[인터뷰①] 봉만대 감독이 말하는 '아티스트 봉만대'의 비밀

13.09.30 10:54최종업데이트13.09.3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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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티스트 봉만대>의 봉만대 감독이 27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아티스트 봉만대>의 봉만대 감독이 27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에로 영화'계에서 봉만대는 가히 독보적인 존재다. 사실 그처럼 꾸준하게 그리고 일관되게 에로 영화를 연출하고 있는 이가 현재 또 누가 있을까.

1999년 영화 <도쿄 섹스피아>로 데뷔한 그는 20편 가까이 되는 AV영화(Adult Video)영화를 만들어 왔다.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2003)으로 본격적인 충무로 상업영화계에 데뷔한 이후로도 '성인 영화', '성'에 대한 그의 열정은 잦아들 줄 몰랐다. 그렇게 그의 '외길인생'이 2013년 <아티스트 봉만대>라는 결과물로 증명되고 있다.

영화는 지난 8월 말 개봉했기에 요즘엔 전국 극장 상영관에선 만나기 어렵지만 온라인, IP TV 쪽에서의 반응은 뜨겁다. 성인 영화 시장의 특성상 사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에로 감독' 봉만대, '거장'이라는 수식어 가질 수 있는 이유

<아티스트 봉만대> 속에 등장하는 봉만대는 연기인지 실제인지 모를 정도로 자연스럽다. 배우들의 에로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급히 대타로 투입됐다는 설정을 기본 틀로 봉만대는 관객들에게 웃음과 동시에 한국 사회 이면에 만연한 부조리를 제대로 보여주고자 했다.

동시에 봉 감독은 "이 영화는 내 이야기"라고 규정했다. <아티스트 봉만대>를 마냥 성인만을 위한 에로 영화로 치부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출연 배우인 곽현화·이파니·성은 등이 정해진 대본에서 벗어나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야 했고, 깜짝 출연한 임필성 감독 역시 영화 현장에서 쫓겨난다는 설정에 황망한 속마음을 거침없이 쏟아 냈다.

"나도 '소리 없는 아우성'을 했다고 생각해요. 스크린을 통해 제 스스로의 얘기를 해본 적 없으니까 이참에 통렬하게 한 거죠. (웃음) 관객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게 고맙죠. 이게 또 위험한 도전이잖아요. 제가 각본에 연출에 연기까지 했으니까요.

페이크(속임수) 다큐도 영화 속 한 장르에요. 사실 한 번 더 속임수를 쓴 거죠. 극영화로 보이지 말고 관객들에게도 이게 다큐인 것처럼 보이게 하자는 발칙한 생각을 했어요. 정확하겐 하이브리드고, 페이크 앤 페이크죠. 일단 극 형식의 리듬감은 있습니다. 단지 날 것(세련되지 않은) 같은 편집과 생경하지만 그 상황에 녹아드는 모양새를 취한 거예요."

 영화 <아티스트 봉만대> 한 장면
영화 <아티스트 봉만대> 한 장면골든타이드픽처스

영화 첫 장면부터 배우들은 묘한 표정을 취하며 옷을 훌러덩 벗는다. 하지만 그게 전혀 날티가 나거나 저렴해 보이지는 않는다. 봉만대 감독 역시 "그런 장면을 무턱대고 야하게만 느끼지 않을 거라 믿었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 자체가 지닌 태생적인 무게감 때문이지 않을까.

"에로 영화 현장이라고 설정했지만 이게 사실 사회 축소판이에요. 갑과 을 사이에서 을의 눈물일 수도 있고요. 그 을은 또 누구의 갑일 수도 있잖아요. 주제 자체는 사실 그렇습니다. 임필성 감독님이 영화 초반에 감독조합에 이를 거라고 말하는데, 한국 영화판의 현재 모습을 그리고 싶기도 했어요. 누구라고 말은 안 해도 (문제가 되는 존재들이 누군지) 아는 사람은 아니까요. 대중이 보고 싶어 하는 걸 보이기 보단 감독이 감독스럽게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곽현화-이파니-성은이라는 조합의 비밀..."언젠가는 만날 이들이었다"

이파니와의 인터뷰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이지만 <아티스트 봉만대>의 캐스팅을 두고 봉만대 감독은 신세경·김부선 등 기성 배우를 섭외 물망에 두고 있다고 말하고 다녔다. 결과적으로 영화를 이끌어간 이들은 곽현화·성은·이파니였다. 세 배우 모두 경력은 제각각이지만 성적 코드를 담아 대중과 소통 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전문 배우라고 하기엔 어쩌면 부족해 보일 수 있는 조합이었다.

"(연기에 대한) 가능성은 있다고 봤어요. 게다가 그들 나름의 전사가 다 있잖아요. 다양한 채널에서 활동했지만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겁니다. 곽현화는 희극배우라고 인정해야 하는데 개그우먼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남은 사람이었죠. 내가 보기엔 섹시하지도 않은데 섹시한 척한다고 생각했어요. 현화에게 '왜 섹시한 척 하냐'고 물으니 '내 주변 아저씨는 뻑 가요!' 그러더라고요. (웃음)

파니는 플레이보이 모델로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지만 그 꼬리표를 즐기면서 활동하는 친구죠. 그런데 한 번의 결혼생활에서 아픔을 겪었고, 여러 일이 많았죠. 배우로서 가능성을 봐서 섭외를 했는데 오히려 그 친구가 두려워했어요. 작품에 누가 되는 거 아니냐면서. 성은은 에로 배우로 나와 동시대를 살아온 배우에요. 언젠가는 한번 만나고 싶었습니다. 이번에 내 영화에 출연하면서 자신을 채워보고 싶다더라고요.

세 배우다 너무나 다릅니다. '섹시하다'는 수식어가 공통점인데 이건 스스로가 말하는 게 아닌 남이 불러줘야 하는 거잖아요. 봉만대랑 만났을 때 이들이 어떻게 될지 궁금했죠. 그리고 언젠간 서로 만나겠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영화 <아티스트 봉만대>의 봉만대 감독이 27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자신의 작품세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 <아티스트 봉만대>의 봉만대 감독이 27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자신의 작품세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민

에로 거장도 곤혹스러웠던 노출 수위...관계 맺기도 숙제였다

'에로 거장'이라지만 작품을 두고 고민이 어찌 없을 수 있을까. 인도네시아 휴양지 중 한 곳인 롬복에서 단 1개월 동안 머물며 17회의 촬영을 진행한다는 빡빡한 일정은 두 번째 문제였다. 감독 스스로도 연기를 해야 했고, 배우들도 정해진 대사가 아닌 날 것의 대사를 던져야 했다.

그런데 봉만대 감독은 예상 외로 "노출 수위 자체가 고민이었다"는 다소 충격적인 고백을 전했다. 영화 속에서의 봉 감독은 노출을 절대 안하겠다는 여배우를 살살 설득시키는 달변가였지만, 사실 현실에선 여간 어려운 과정이 아니었단다.

"가장 첫 번째 고민은 노출 정도였어요. 어디까지 노출을 해야 하나 고민했죠. 성은도 (노출에 대해) 결심하고 왔다지만 두려움을 좀 갖고 있었어요. 오히려 파니는 벗고는 싶어 했는데 이 친구는 출산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잖아요. 몸도 풀리지 않은 상태라 노출보다는 섹시화보를 찍는 설정으로 가야했죠.

현화는 <전망 좋은 집>이라는 영화를 찍었지만 그게 좀 애매했잖아요. 이번 영화로 좀 더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자기 방식 안에서 소모하지 말고 과감하게 다 던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죠. 그래서 첫 장면에서 현화가 그렇게 훌렁 벗었잖아요. 첫 장면에서 이렇게 가면 성적 욕망을 자극하지는 않을 거라고 걱정을 좀 덜어주었죠."

봉만대 감독은 <아티스트 봉만대>로 관계의 어려움을 한층 더 느꼈다고 토로했다. 어떤 작품이 그 고민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마는 우린 이번 작품을 통해 적어도 봉만대를 바라보는 시선을 다시 한 번 돌아봐야겠다. 스스로 '에로영화 감독'이라 불리는 것에 감사한다는 봉만대다. 이참에 그의 전작을 시간을 두고 감상해보는 걸 추천해 본다.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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