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첫 방송을 시작한 Mnet <댄싱9>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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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기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현재 <댄싱9>에 출연 중인 우현영 마스터는 한 민간 무용단의 예술감독이며, 지난 방송에서 합격한 참가자 이루다는 이곳에서 객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때문에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심사에 임한다면 공정성을 의심할 수 있다고 문제제기한 것입니다.
비단 우현영 마스터 한 사람의 문제일까요? 공정성 의혹은 댄스 학원 모 지점 대표인 박지우 마스터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19일 방송된 <댄싱9> 합격자 김홍인 군이 바로 박지우 마스터의 학원 제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방송에서는 이런 사실이 정확히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은 방송에서 서로 알지 못하는 태도를 취했습니다. 모 여성 출연자에게는 "예선에서부터 기억하고 있다"고 말하던 박지우 마스터, 하지만 자신의 제자는 알아보지 못한 듯 보였습니다. 박지우 마스터는 김홍인 군의 자기소개서를 보며 "청각장애가 있었냐?"고 묻기까지 합니다. 박 마스터는 자신이 가르쳐 온 제자의 사연을 정말 몰라서 물은 것일까요?
제작진은 박지우 마스터와 김홍인 참가자가 사제 간이라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아니 그것과 별개로 이런 상황이 심사 공정성에 별 문제가 없는지 의아합니다.
이날 <댄싱9>에서 김홍인 참가자는 박지우 마스터가 속한 팀의 합격 통보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의 합격 역시, 이루다와 마찬가지로 오로지 자신의 실력으로 이룬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공정성에 오해가 없도록, 관련 사실을 제대로 전해야 하지 않을까요?
배고픈 무용계...그래서 원칙과 기준이 필요합니다<댄싱9>의 마스터들은 국내 무용계의 내놓으라하는 분들입니다. 하지만 오디션 형식을 취한 특성상, 심사위원 선정에 최소한의 기준과 원칙은 필요합니다. 오디션의 이해당사자가 될 수 있는 학원 관계자를 뽑지 않는 것은 상식입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동네 콩쿠르에서 A. B, C학원이 예술 대회에 나간다고 할 때, 심사위원 중 한 명이 A학원 원장이라면 어떤 문제가 일어날까요. A학원 심사위원이 피카소, 니진스키 같은 명성을 갖췄다 해도 공정성 시비는 일어납니다. 더구나 심사위원과 참가자가 사제간이라는 사실을 숨기면 논란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김용범 CP는 22일 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무용, 댄스계는 굉장히 배가 고픈 곳이다"라며 "때문에 이 업계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넉넉하지 않은 생활로 인해 학원을 운영하면서 후배를 양성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원론적으로 동의합니다. 대부분의 무용 전문가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춤 실력에도 교단, 무용단(팀) 등 현직에서만 만나 뵐 수 있는 분도 있고, 지방에서 열악한 환경 속 제자를 양성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배고픔을 이기며, 정직하게 예술을 빚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묻게 됩니다. 과연 <댄싱9>의 마스터들도 넉넉하지 않은 생활로 인해 학원을 운영하는 것인가요? 그리고 댄스학원 관계자를 마스터로 섭외한 것이 그 열악함을 깨는데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까요? 과연 <댄싱9>은 '배고픈' 무용계에 희망을 줄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우선 <댄싱9> 마스터들이 운영 중인 학원은 동네 학원 수준이 아닙니다. 강남의 주요 길목에 위치한 대형 학원들입니다. 사실상 댄스학원계의 '갑'입니다. 입시·오디션을 합격을 업으로 삼는 댄스학원 관계자에게 방송 프로그램 오디션 합격의 심사권을 준 것입니다. 말 그대로 방송이 댄스학원계의 '갑'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지요.
박지우 마스터의 학원 제자 합격, 우현영 마스터의 무용단 객원단원 합격. 이런 일련의 결과를 지켜보며 혹 '저 학원에 다녀야, 저 학원 스승에게 배워야 합격의 기회라도 얻는구나' 하는 편견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요. 사제 관계를 밝히지 않고, 학원 제자를 합격시킨 <댄싱9> 마스터들, 다른 도전자들은 이 모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춤은 몸으로 하는 정직한 예술입니다. 공정한 심사는 둘째 치고, 적어도 솔직한 <댄싱9>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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