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대기획 <황금의 제국> 제작발표회에서 최민재 역의 배우 손현주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SBS <추적자> 속 진한 부성으로 많은 이들을 울렸던 백홍석 형사는 잠시 잊어도 좋을 것 같다.
최근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속 세 꽃미남 요원을 '처단'하기 위해 남한행을 택한 북한군 교관 김태원에서, '황금의 제국'이라 불리는 거대 기업의 후계자 자리를 노리는 야심가 최민재까지. 손현주는 <추적자> 이후 선 굵은 인물들을 연이어 그리며 '배우'의 아우라를 뽐내고 있다.
25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새 월화드라마 <황금의 제국>(극본 박경수·연출 조남국) 제작발표회에서 손현주는 "일단 4회까지만 보면 그 다음부터는 궁금해서 저절로 보게 될 것"이라는 말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패셔니스타' 손현주? "옷 상당히 많이 갈아입는다"
무엇보다 <황금의 제국> 속 손현주가 눈에 띄는 것은 그의 달라진 외양 때문이다. <추적자>의 백홍석 형사나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의 김태원은 유난히 남루한 차림을 선보인 바 있다. 그보다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봐도, 손현주는 소탈하고 친근한 이미지의 역할을 주로 맡아 왔다. <추적자>에서 호흡을 맞췄던 고준희와 커플 연기를 선보였던 <여우야 뭐하니> 정도가 '번지르르한' 손현주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그런 그가 <황금의 제국>에서는 '폭풍 수트발'을 선보일 전망이다. "옷을 잘 입는 역할이라 한 번 해 보고 싶었다"며 운을 뗀 손현주는 "<추적자> 때는 옷이 딱 두 벌이었는데, 그나마 한 벌은 죄수복이었다"며 "이번에는 옷을 상당히 많이 갈아입는다"는 말로 남다른 의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 코디네이터가 고생을 많이 하고 있어요. 더블 버튼 정장을 10벌, 맞췄고, 와이셔츠도 20여 벌 정도, 싱글 버튼 정장도 20여 벌 맞췄어요. 구두도 다양하게 다 있고요. 사람이 그렇더라고요. <추적자> 때는 옷 한 벌로 가니까 길에 아무데나 앉아 있었는데, 이젠 길에는 앉을 수가 없어요. 제가 돈으로 산 것도 있고 협찬품도 있거든요. 온전히 갖다줘야 합니다."
▲ 25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대기획 <황금의 제국> 제작발표회에서 최민재 역의 배우 손현주가 후배 배우들인 장신영과 윤승아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이정민
▲ 25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대기획 <황금의 제국> 제작발표회에서 최민재 역의 배우 손현주가 장태주 역의 배우 고수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이정민
그런 그를 두고 함께 하는 여배우들도 "멋있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미모의 부동산 컨설턴트 윤설희 역을 맡은 배우 장신영은 "<추적자> 땐 단벌로 다녀서 그냥 그랬는데, 이번에 정장을 입은 걸 보니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고, 강태주(고수 분)의 동생 장희주 역의 배우 윤승아도 "평소에 손현주의 팬이었는데, 오늘 수트를 입은 걸 보니 멋있다"고 말해 손현주를 미소 짓게 했다. '패셔니스타' 손현주의 면모를 볼 수 있다는 것, 바로 <황금의 제국>을 기대하게 하는 또 다른 이유다.
'배우' 손현주 "장르 가리지 않는다…연기자니까"
그러나 손현주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수식어는 바로 '배우'다. 최정상의 연기력을 자랑하면서도 항상 겸손함을 잃지 않는다는 중평을 얻는 배우가 바로 손현주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도 손현주는 취재진을 향해 '폴더 인사'를 선보이거나, 계단을 걸어 올라오는 동료 배우들을 하나하나 에스코트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의 정중한 인사 덕에 뒤따라 나온 배우 류승수는 아예 큰절을 했고, 이현진은 90도 이상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그런가 하면 손현주는 이날 "나는 항상 옆집에서 볼 수 있는 스타일"이라며 "드라마나 영화 현장에서만큼은 집중력을 발휘하지만, 그게 끝나면 인간 손현주로 돌아간다"는 말로 자신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경계했다. 이어 "지난해에 이어 연기대상 2연패를 노리지는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귀한 상이 저에게까지 오리라고는 생각 못했다.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꿈 같다"면서도 "전혀 그런 기대를 안 하고 있다. 욕심이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25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대기획 <황금의 제국>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손현주와 이현진이 폴더 인사를, 배우 류승수가 큰절을 하고 있다. ⓒ 이정민
또 이날 손현주는 전작 <추적자>의 여운 때문에 차기작을 고르는 데도 더욱 신중했다는 뒷이야기를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추적자>라는 드라마가 나에게는 크고 아팠다"며 "그래서 차기작을 고르는 데 심사숙고를 많이 했는데, 그때 왔던 게 <은밀하게 위대하게>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수현·박기웅·이현우는 나보다 젊은 친구들이라 그 친구들을 다 때려잡으려면 힘을 더 써야 해서 체육관에서 몇 개월을 살았다"며 "덕분에 <추적자>를 조금 편안하게 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황금의 제국>은 같이 했던 사람들이 있었고, <추적자>와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고 싶어 선택하게 됐어요. 물론 편안하게 일일드라마나 주말드라마를 할 수도 있지만, 제가 평생 그렇게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하지만 또 일일드라마나 주말드라마가 들어오면 할 겁니다. 장르를 가리지 않아요. 연기자니까요."
한편 <황금의 제국>은 1990년대부터 2010년까지 한국 경제사에 일어났던 굵직한 사건들을 통해 인간의 돈과 성공에 대한 욕망,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을 그리는 드라마. 지난해 <추적자>를 통해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었던 조남국 PD와 박경수 작가의 작품이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 후속으로 오는 7월 1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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