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더리퍼>의 서지영"오빠가 제 공연을 관람할 때 고마운 점은 단 한 번도 지적을 하지 않는다. 성악을 전공했으니 성악의 귀로 듣기에 무언가 지적할 부분이 있을 법한데도 (서)태화 오빠는 절대로 지적하지 않는다. ‘잘 했다’ 단 한 마디만 해준다. 오빠에게 굉장한 고마움을 느낀다"
엠뮤지컬
- 남편과 오빠가 연기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서지영: "집안에서 서태화 오빠를 성악 유학을 보냈더니 한국으로 돌아와서 옆집에 살던 곽경택 감독님과 친구를 맺더라. 오빠가 하라는 성악은 안 하고 곽 감독님 졸업 작품을 도와준다고 하더니 눈 깜짝할 새 영화에 출연하게 되었다. 오빠는 영화, 저는 뮤지컬을 하니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유학가기 전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오빠가 제 공연을 관람할 때 고마운 점은 단 한 번도 지적을 하지 않는다는 거다. 성악을 전공했으니 성악의 귀로 듣기에 무언가 지적할 부분이 있을 법한데도 (서)태화 오빠는 절대로 지적하지 않는다. '잘 했다' 단 한 마디만 해준다. 오빠에게 굉장한 고마움을 느낀다.
남편과 결혼한지는 6년째 접어든다. 결혼 후 2~3년이 힘들었다. 제가 뮤지컬계에 먼저 발을 디뎠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연출가다 보니 '연출이니까 (서)지영이가 출연하는 거 아냐?' '남편이 연출하는 작품만 하면 되겠네?' 이런 오해를 많이 받았다.
그동안 많은 연출가와 호흡을 맞췄지만 남편과는 호흡이 정말 잘 맞는다. 작품과 캐릭터를 보는 관점이 너무 닮았다. 제 연기 스타일이 또 남편의 눈에 만족스럽기에 캐스팅이 되는 건데, 외부에서 볼 때에는 부부라서 캐스팅이 되는 걸로 보여 속상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선배 언니가 "지영아, 너는 다른 데 오디션 보고 들어가도 될 걸 뭣 하러 그런 말들을 들어가며 굳이 남편과 작업하니? 따로 작업해' 이런 조언을 하면 저는 '언니, 남편하고 작업할 때가 제일 행복해. 남편 또한 내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해'라고 이야기한다.
남편과 저는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예전과 같은 잡음도 들리지 않는다. 남에게 오해 받을 만한 부분이 있더라도 꿋꿋하게 소신대로 나아가면 언젠가는 오해와 누명이 벗겨지더라. 남편과 같은 연출가를 만난다는 건 행운이다. 남편이 존경스럽다.(웃음)"
- 뮤지컬 시장이 활성화되었음에도 요즘의 공연계는 얼어붙은 게 사실이다. 뮤지컬 데뷔를 꿈꾸는 지망생이나 뮤지컬 초년생에게 요즘처럼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 있는 메시지가 있다면?이건명: "동생(후배)들을 만나다 보면, 화를 전혀 낼 줄 모르는 동생이 있다. 사랑의 노래를 부르는데 사랑의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동생도 있다. 사랑을 해보지 않아서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이별을 노래하며 눈물을 흘리는데 이별의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동생도 있다. 실제로 이별을 하지 않아서다.
뮤지컬 배우를 꿈꾼다면 모든 감정을 자신 안에 넣을 줄 알아야 한다. 가령 이별의 노래를 부를 때면 가슴 속에 품어있던 이별의 감정을 꺼내어 노래할 줄 알아야 한다. 화를 낼 줄 몰랐던 이라면 화를 내야 하는 장면에서 화가 아닌 짜증을 표현할 수밖에 없다.
이십 대에 처음부터 주연을 맡는 것보다는 마흔 넘어 성공하는 (류)승룡이 형 같은 배우가 품 안에 갖고 있는 연기적인 재산이 많다고 본다. 만약 지금 힘들다면 지금은 비록 아플지언정 힘든 걸 하나도 버리지 말고 가슴 속에 모두 품어 간직해야 한다.
공연이라는 건 두 시간 안에 인생의 모든 걸 압축하는 작업이다. 그런데 그 안에서는 일상적인 것이라고는 없다. 언제나 극적인 감정의 요소로 채워가야만 하는 작업이다. 아이돌을 바란다면 이십 대에 성공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배우를 바란다면 순간에 집중하고 순간의 감정을 하나하나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이 배우로서 장수하는 현명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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