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시청률과 달리 막장 드라마를 벗어나지 못한 SBS 월화드라마 <야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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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드라마 <야왕>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어떤 결말이 지어질 것인지에 세간의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결국 주다해(수애 분)가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극이 마무리 됐다. 20% 초중반의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막장 드라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이 작품에서 오롯이 빛난 것은 여주인공 수애였다.
용두사미로 전락한 막장 치정극 '야왕'박인권 화백의 만화 <대물 3부-야왕전>을 원작으로 만들어 진 드라마 <야왕>은 2010년 <대물>에 이은 '대물 시리즈'의 하나로 시작 전부터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톱스타 권상우가 3년 만에 드라마 컴백을 결정하고, 수애가 여주인공 주다해 역을 맡으며 안팎의 기대는 더욱 커졌다. <미스터Q><토마토><명랑소녀 성공기><옥탑방 왕세자>를 집필한 이희명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도 흥미를 자극했다.
예상과 달리 첫 시청률은 다소 미진했다. 당시 월화드라마 시장은 MBC <마의>와 KBS 2TV <학교 2013>의 '2파전'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러나 <야왕>은 복수라는 강렬한 소재와 스피디한 전개를 앞세워 시청자들의 관심 밖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학교 2013>이 종영한 다음 주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방송 5회 만에 일궈낸 쾌거였다.
그 후로는 거칠 것이 없었다. 강력한 경쟁작인 <마의>를 턱 밑까지 추격하며 월화드라마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방송 한 달 만에 시청률 15%대 벽을 돌파하며 <마의>를 동시간대 2위로 내려 앉히는 기염을 토했고, 이 후에도 <마의>와 엎치락뒤치락하며 열띤 경쟁을 벌였다. <마의>가 명장 이병훈 PD의 '의학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단한 선전이었다. <마의>는 마지막 회에 <야왕>에 밀려 동시간대 2위로 퇴장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야왕>이 이렇게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한 눈 팔기 힘든 빠른 전개와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첨예한 대결, 앞뒤 가리지 않고 결말을 향해 치닫는 스토리 라인이 시청자들을 잡아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각각의 캐릭터가 개연성을 잃고 휘청하기 시작하면서 <야왕>은 흔하디흔한 막장 드라마로 전락했다. 가파른 상승세가 꺾인 시점도 바로 이 때부터다.
꼬일 대로 꼬여버린 스토리 라인은 하류의 복수에 제대로 된 설득력을 부여하지 못했고 제작진은 이를 온전히 수습하지 못했다. 결국 시청자들에게 <야왕>은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작품으로 남았다. 이 작품이 초반의 강렬함을 잃어버리고 끝끝내 막장 치정극의 오명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수애의 탄탄한 연기는 <야왕>을 지켜낸 최후의 보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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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왕'과 주다해를 살린 여배우 수애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주인공 주다해 역을 연기한 배우 수애는 <야왕> 24부 동안 오롯이 빛났다. 주다해 캐릭터가 악녀를 넘어 싸이코 패스로 변질된 가운데서도 수애는 특유의 차분함과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만약 수애가 주다해를 연기하지 않았다면 이 캐릭터는 어떻게 됐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수애는 세상 그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을 악녀에게 최대한의 설득력을 부여할 수 있는 유일한 여배우였다. 낮은 톤의 목소리, 또박또박한 발음, 선과 악을 넘나드는 표정 연기는 주다해 캐릭터를 천박하지 않게 만들었다. 스토리가 막장으로 진행됐지만 주다해만의 황폐함과 차가운 매력을 그대로 유지했다. 개연성 없는 스토리조차 극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연기하는 배역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솜씨는 가히 일품이었다.
극에 대한 집중력 역시 대단했다. 수애만 등장하면 모든 시청자들의 시선이 TV에 쏠릴 만큼 최선을 다해 작품을 이끌어 나갔다. 살인 청부, 사제 폭발 설치 등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 반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중심을 잃지 않은 것이다. 그만의 묵직한 존재감은 좌충우돌하는 드라마에 안정감을 부여하며 마지막까지 빛을 발했다. 한 작품의 여주인공으로서 손색없는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야왕>과 함께 했던 3개월은 수애에게 분명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다. 시청자들조차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에 애정을 갖고 연기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쪽대본과 밤샘 촬영이 관행처럼 자행되는 현재의 드라마 제작 환경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극을 온전히 이끌어 가야하는 책무를 짊어진 여주인공으로서 이 모든 것들이 얼마나 부담이고 고역이었을지는 말하지 않아도 상상이 된다.
안타까운 것은 수애의 고군분투가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에 가려져 평가 절하되고 말았단 사실이다. 이런 그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다. 톱 여배우라는 명예로운 훈장은 아무나 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애는 <야왕>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여배우의 가치와 품격이 무엇인지 온 몸으로 증명해 보였다. 작품은 기대에 못 미쳤을지 몰라도, 수애의 연기는 결코 초라하지 않았다.
<야왕>에 대한 신랄한 비평은 잠시 뒤로 밀어두고 누구보다 고생한 수애에게 먼저 박수를 쳐줬으면 좋겠다. 지난 14년간 탄탄히 쌓아올린 내공으로 작품을 끝까지 지켜낸 그는 충분히 박수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 배우다. 누구보다 고생한 수애에게 다시 한 번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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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왕' 주다해, 수애가 아니었다면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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