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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재 오닐로 진정성 되찾은 '무릎팍도사'

[TV리뷰] MBC '무릎팍도사', 논란으로 홍역 앓은 뒤에 찾은 진정성이라는 가치

13.03.29 14:13최종업데이트13.03.2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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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8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한 리처드 용재 오닐
지난 28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한 리처드 용재 오닐 MBC

<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최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이하 '무릎팍도사')를 보면 바람 잘 날이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출연자의 논문표절 논란과 진행자 교체 등 한바탕 홍역을 앓았다.

지난 14일 스타강사 김미경 편은 그런 <무릎팍도사>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 방송이었다. 출연자의 무수한 말의 잔치, 현란한 수식과 과장이 가득했던 방송에서 본래의 취지인 진정성과 교훈은 전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시청자는 반감을 나타냈고 연이어 출연자 논문표절 의혹마저 터졌다.

<무릎팍도사>에게는 큰 악재였다. 논란 이후, 시청률은 더욱 곤두박질 쳤다. 한때 20% 육박했던 <무릎팍도사>의 시청률은 3~4%대로 떨어지며 애국가 시청률을 걱정하는 굴욕을 맛보고 있는 중이다. 늘어난 강호동의 리액션, 강해진 유세윤의 입담, 내로라하는 스타의 출연에도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다.

최근 <무릎팍도사>는 '앙꼬 없는 찐빵'처럼, 진정성이란 중요한 가치 하나를 잃은 듯 보였다. 프로그램 자체를 놓고 볼 때, 절체절명의 위기라 할 만 했다. 진정성을 회복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였다.

그 어떤 논란보다 값진 진정성의 힘

하지만 지난 28일 탁월한 캐스팅으로 주목받았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이는 표현이 서툰 한 음악가, 리처드 용재 오닐이었다. 그럼에도 그가 전하는 이야기는 다른 출연자보다 더 깊고, 큰 울림을 줬다.

"해가 지고 있을 때였는데 분홍빛의 석양이 지는 모습을 보고 내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느꼈다. 처음 와 본 곳인데 이상한 소름이 돋았다."

기자에게는 낯이 익는 인물이었다. 몇 해 전 그의 '섬집아기' 비올라 연주 동영상을 인상 깊게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그의 음악은 여전히 또렷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오래전 일임에도 그 음악이 선명히 남았던 이유는 비올라 선율 속에 흐르는 어떤 특별한 정서로 인해서였다. 그리움과 아련함이 잔뜩 배인, 그럼에도 포근함이 담긴 음악. 그 힘에 이끌려 수없이 음악을 반복해 들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비올라 연주자인 리처드 용재 오닐의 사연은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그의 어머니는 장애인이자 입양아였고 아버지는 누구인지조차 몰랐다. 기구한 운명이었다. 하지만 리처드 용재 오닐은 열성적인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주변인들의 따뜻한 사랑으로 세계적인 음악가로 거듭났다.

믿기 힘든 반전의 삶, 리처드 용재 오닐이라는 이름이 특별하게 남았던 이유다. 그래서였을까. 그가 MBC <무릎팍도사>의 게스트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3.6%(닐슨코리아)의 시청자중 한 명이 되어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그가 지닌 진한 삶의 이력, 말 한마디 한마디가 궁금해서였다.

"할머니가 10년 간 기사 노릇을 해주셨다. 차로 30분이나 되는 거리, 배로 3시간 걸리는 곳, 나중에는 5시간 거리를 갔다. 80대 나이에도 왕복 200km를 다니며 제가 15살이 될 때까지 10년 간 운전기사 노릇을 하셨다."

학창시절 리처드 용재 오닐을 성장 시킨 것은 주변의 사랑이었다. 자신의 어머니를 입양해 키운 미국인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매일 수백 km 거리를 운전하며 그를 음악가로 키운 할머니, 음악적 지원을 해준 마을 사람들, 그리고 전액장학금을 준 대학 교수까지. 후원자들이 없었다면 그는 훌륭한 음악가로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음악가로 성공한 이후, 리처드용재오닐은 마냥 도움만 받지 않았다. 스스로 베푸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용기 있게 먼저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자신과 타의로 멀어졌던 가족(아버지)을 찾는 노력, 어려운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노력, 그리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도전(마라톤)을 해 이루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이채로웠다.

"제가 사랑을 받아봤기 때문에 저 역시도 사랑을 베풀 수 있는 거죠. 이런 긍정의 힘을 할머니께 배운 것 같아요."

리처드 용재 오닐은 투박하게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어느 영화보다, 어느 소설보다 놀라운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겉모양은 볼품없지만 속은 꽉 찬 '꿀사과' 같은 이야기에 보는 내내 흐뭇함이 가득했다. 방송을 지켜보며 '그래, 이거야!'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날 방송은 <무릎팍도사>가 앞으로 나가야할 지향점에 대해 보여주는 듯싶었다. 어느 스타 강사처럼 자기 꾸미기에 치중하지 않더라도, 어느 스타처럼 자기를 멋 내지 않더라도 단단한 삶을 바탕으로 한 솔직한 이야기가 훨씬 큰 감동을 전해줄 수 있다는 것 말이다.

비록 이날 시청률은 3.6%였다. 하지만 다른 출연자와 달리 논란이나 문제를 지적하는 평보다는 감동을 받았다는 반응이 유독 많은 것에서 긍정적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간 논란 속에 힘겨워했던 <무릎팍도사>에 전해주고픈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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