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장면]드리스의 강력한 권유로 편지로만 교제했던 여성과 통화하는 필립
윤여동
물론 드리스도 변했다. 새로 직업을 구하러 간 면접장에서 달리와 고아를 논할 정도로 교양 있는 존재로 인정받게 되고, 미술에도 눈을 뜨게 되었다. 이것이 서로 도와주고 배우며 한층 성숙된 삶으로 이끄는 우정의 힘이었다.
<언터처블>을 보고나면 우정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느끼게 된다. 그런 우정을 만나기위해선 나와 다른 세계에 마음을 여는 것이 중요함도 배우게 된다. 필립이 속한 상류사회에서 드리스는 무식하고 경박하고 위험하기까지 한 존재다. 필립의 동료는 그의 전과 경력을 들먹이며 멀리하라고 충고했다. 마치 우리네 '어른'들이 공부 못하고, 못 사는 애는 만나지 말라는 것과 비슷하기도 하다.
하지만 필립은 자기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 속한 드리스에게 선입견과 거부감을 없애고 문을 열었다. 그래서 1%의 값진 우정이 시작될 수 있었다. 우리는 나와 다른 존재에게는 거부감을 갖고 외면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나에게 낯선, 외면했던 것에 문을 여는 것이야 말로 인생이 풍요로워지는 길임을 영화는 말해준다.
내가 외면했던 대상이 사람이나 사회처럼 외부에 존재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내 안에 존재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필립처럼 이성 중심으로 살았다면 억눌러왔던 감성의 세계에도 문을 열고 우정을 나눌 필요가 있다.
감동을 주는 영화는 대체로 우정의 기록인 경우가 많다. 서로 다른 두 존재가 만나 티격태격하며 싸우다가도 서로에 대한 이해가 생기고 우정을 쌓는 모습은 언제나 감동적이다. 여기엔 단지 따뜻한 우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치유와 성장이 있다. 나와 다른 상대와의 우정을 통해 자신이 외면했던 두려움을 보게 되고 묻어두었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도 포함된다. 그래서 우정의 끝에 만나게 되는 것은 한층 성장한 '나' 자신이다.
우정이 시험공부를 대신해주지는 않지만, 인생공부엔 필수다. 그러나 인생보다는 시험이 더 중요한, 그래서 아픈 우리 사회의 모습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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