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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프린스'가 아직 재미도, 감동도 없는 두 가지 이유

[주장] 강호동의 존재감 부족에 신변잡기식 토크는 여전...제작진, 고민이 필요하다

13.01.30 19:04최종업데이트13.01.3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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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달빛프린스>가 두 번째 회를 맞이했다. 첫 회 이후의 반응을 수용했는지, 선정된 책 <리어왕>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넣고, 탁재훈에게 아예 책을 읽지 않는 콘셉트를 부여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여전히 <달빛프린스>를 진득하게 보고 있기엔 이 프로그램은 너무 지루하고, 의미를 찾기도 버겁다.

문제점 하나. 도대체 누가 MC야?

 29일 방송된 KBS 2TV <달빛프린스>의 한 장면
29일 방송된 KBS 2TV <달빛프린스>의 한 장면KBS

<달빛프린스>는 아직 캐릭터가 잡히지 않은 프로그램의 빈약함을 이서진·김수로 등 예능감 있는 게스트로 채워나가려고 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2회 게스트 김수로는 게스트로서는 훌륭했지만 역설적으로 MC들의 무능력함을 보여주고 말았다.

먼저 강호동의 경우, 진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멘트를 제외하고는 생뚱맞은 '공격하라' 외에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토크'의 맥이 김수로를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었던 데다 좌석 배치조차도 김수로를 중심에 놓고, 좌우에 MC들을 배치해 놓은 탓이다. 강호동의 매력은 프로그램을 그만의 에너지로 장악해 끌어갈 때 제대로 발산된다. 하지만 <달빛 프린스> 속 강호동은 여전히 이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할 지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

무엇이 강호동이 <달빛프린스>의 전면에 나서 프로그램을 휘젓게 하지 못하는지 모를 일이다. 아직도 스스로 '무식하다'는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 것인지, 프로그램 상의 설정인 것인지. 안타깝게도, 그의 '무식'을 무기로 삼고 나갈 계기는 콘셉트를 잡은 탁재훈이 이미 선점한 상태다. 더더욱 강호동의 입지가 좁아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게다가 아직까지는 강호동과 탁재훈이라는 두 MC의 시너지 효과도 보이지 않는다. 지식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기만 하는 강호동과, 책이고 뭐고 주구장창 딴지나 걸겠다는 탁재훈의 모습에서는 부조화마저 느껴진다. 덕분에, <달빛프린스>는 심각한 결점을 노출하고 말았다. '김수로처럼 예능감이 충만하지 않은 게스트가 나온다면?'

문제점 둘. 책을 읽으라는 건지, 읽지 말라는 건지

 29일 방송된 KBS 2TV <달빛프린스>의 한 장면
29일 방송된 KBS 2TV <달빛프린스>의 한 장면KBS

<달빛프린스>를 보고 있으면 교양에 가 있어야 할 프로그램이 걸맞지 않는 예능의 옷을 입고 어색하게 앉아있는 듯한 느낌이 자꾸만 든다. 여전히 이 프로그램이 책을 '이용'하겠다는 건지 '활용'하겠다는 건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1회 이후 '프로그램의 주제가 되는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어떻게 이 프로그램을 보겠느냐'는 비판에 직면한 제작진이 내세운 묘책은 아예 탁재훈을 책을 읽지 않은 콘셉트로 변용한 것이었다. 탁재훈의 캐릭터를 활용해, 책에 대한 정보를 주겠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제작진의 오류는 다시 한 번 반복된다. 책을 읽지 않았다고 해서 책 내용에 지레 섣부른 판단을 내리거나, 책의 내용과 관련된 이야기에 딴죽을 걸거나, 토크 내용을 귀동냥해서 거짓으로 그 책을 읽은 척 하라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달빛 프린스>는 책 전체를 읽기보다 그저 흘려들은 글 몇 줄을 가지고 읽은 척을 할 수 있도록 단편적인 정보를 주는 프로그램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여기에서 제작진이 고민해야 할 부분은 명확해진다. 만약 그들이 책을 읽지 않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다면,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는 신변잡기 식의 토크에 치중하기보다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형식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 보아야 한다. 그저 책 속의 글 몇 줄을 이해시킨다고, <리어왕>이 이해되는 건 아니다. 정작 <리어왕>의 주제는 인간의 무지몽매한 욕망인데, 주구장창 '남자의 코' 이야기나 하고 있는 토크 쇼는 재미도, 의미도 없다.

달빛프린스 강호동 김수로 탁재훈 최강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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