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방송된 KBS 2TV <달빛프린스>의 한 장면
KBS
<달빛프린스>를 보고 있으면 교양에 가 있어야 할 프로그램이 걸맞지 않는 예능의 옷을 입고 어색하게 앉아있는 듯한 느낌이 자꾸만 든다. 여전히 이 프로그램이 책을 '이용'하겠다는 건지 '활용'하겠다는 건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1회 이후 '프로그램의 주제가 되는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어떻게 이 프로그램을 보겠느냐'는 비판에 직면한 제작진이 내세운 묘책은 아예 탁재훈을 책을 읽지 않은 콘셉트로 변용한 것이었다. 탁재훈의 캐릭터를 활용해, 책에 대한 정보를 주겠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제작진의 오류는 다시 한 번 반복된다. 책을 읽지 않았다고 해서 책 내용에 지레 섣부른 판단을 내리거나, 책의 내용과 관련된 이야기에 딴죽을 걸거나, 토크 내용을 귀동냥해서 거짓으로 그 책을 읽은 척 하라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달빛 프린스>는 책 전체를 읽기보다 그저 흘려들은 글 몇 줄을 가지고 읽은 척을 할 수 있도록 단편적인 정보를 주는 프로그램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여기에서 제작진이 고민해야 할 부분은 명확해진다. 만약 그들이 책을 읽지 않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다면,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는 신변잡기 식의 토크에 치중하기보다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형식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 보아야 한다. 그저 책 속의 글 몇 줄을 이해시킨다고, <리어왕>이 이해되는 건 아니다. 정작 <리어왕>의 주제는 인간의 무지몽매한 욕망인데, 주구장창 '남자의 코' 이야기나 하고 있는 토크 쇼는 재미도, 의미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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