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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의 배신, 연고지 자격 박탈 현실화 될까

13.01.30 09:07최종업데이트13.01.3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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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최초의 연고지 자격 박탈과 이전이 과연 현실화 될까. 신축구장 문제로 야구계와 끊임없는 갈등을 빚어왔던 제 9구단 NC의 연고지 통합창원시가 최근 반대여론에도 신축구장 부지로 진해를 내정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창원시는 2011년 신생 구단 유치 과정에서 신축구장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워 연고지 승인을 따낸 바 있다. 당시 창원시는 2만 5천석 규모의 신축구장을 5년 이내에 제공하는 것을 비롯하여 신생구단에 대한 각종 적극적인 지원을 공약한 바 있다. 당시 신축구장 후보지도 교통과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창원 종합운동장이 유력했다. NC는 창원시의 약속만 철석같이 믿고 신생구단 창단과 함께 KBO에는 100억 원의 예치금까지 지불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창원시의 행태는 그야말로 '화장실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른' 모습의 전형을 벗어나지 않는다. 창원시는 야구계의 거듭된 우려와 재촉에도 어찌된 일인지 신축구장 건설을 치일피일 미루더니, 결국 신축구장 부지로 가장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던 진해육군대학 부지를 전격적으로 내정하며, 제대로 된 논의과정도 거치지않고 결정을 강행하여 팬들의 거센 반발을 초래했다.

NC 사태는 결국 무능한 지자체의 한탕주의 행정과, 밥그릇 싸움에 눈이 먼 지역 이기주의가 결합되어 빚어낸 촌극이다. 구 창원과 마산, 진해가 결합되어 탄생한 통합창원시 내부의 지역 안배 이권다툼이라는 고래싸움에서, 애꿎게 야구라는 스포츠만 새우등 터지고 있는 형국이다.

애당초 통합을 원하지 않았던 다른 지역들이 행정상의 편의로 인하여 억지로 통합되면서 통합창원시는 출발부터 각종 행정-문화 인프라의 지역안배가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창원시에 새로운 시 청사를 짓고, 마산에는 경남 도 청사를 짓는 것이 유력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될 위기에 놓인 진해에는 안배차원에서 프로야구장을 주는 것으로 '나눠먹기'하려는 것이 아니냐는게 야구계와 팬들이 반발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것은 프로스포츠의 기본 원리도 이해 못 하는 일부 정치꾼과 탁상행정가들의 무식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바로 창원시가 발주한 '창원야구장신규건립에 대한 위치선정 타당성 조사'에서 진해 육군대학 부지는 11위에 그쳤다. 1·2위에 오른 창원종합운동장 내 보조경기장과 마산 종합운동장과는 엄청난 격차다.

진해행을 합리화하려는 이들의 주장하는 '지역균형론'은 결국 정치논리로 스포츠를 이권다툼의 도구로 흥정하려는 왜곡된 발상에서 비롯된 궤변에 불과하다. 마산구와 창원에는 이미 체육시설이 많은데다 야구장마저 이 지역들에 들어설 경우, 진해만 외면받게 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정작 프로스포츠 운영의 주체가 되어야할 구단과 팬들에 대한 배려, 프로스포츠의 속성에 대한 이해가 결여되어있다.

프로스포츠 경기장의 다수의 팬들이 가능한 쉽게 찾을 수 있는 위치와 교통편이 구축되어있어야한다는 점이다. 개인의 집을 구할 때도 주변 인프라와 교통이 어떤 지에 따라서 집값이 달라진다. 그런데 진해가 신축구장 검토에서 부적합 판정을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교통접근성이었다. 창원과 마산은 비교적 대중 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지역이다. 

프로야구는 주 2~3회씩 열리는 축구나 농구와 달리 휴식을 빼면 보통 주 6회 경기가 일반적이다. 직장인이나 가족단위 단체 관객들이 매일 저녁 퇴근 후 경기장을 찾는만큼,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시설의 편의는 필수적이다. 설사 자가교통수단을 지닌 팬이라도 해도 초행에 찾아가기가 어려운 지역이 진해다. 지방구장중 가장 교통 접근성이 뛰어다니는 부산에 위치한 사직구장도 주말 경기가 끝나면 넓은 도로가 마비될 정도인데 비하여, 교통 인프라가 구축되지못한 진해 부지는 도로마저 협소하여 경기장을 찾는 팬들에게 불편이 크다.

교통만이 문제가 아니다. 통합창원시의 인구는 약 108만 명으로 지방에서는 가장 큰 규모지만, 정작 진해에 거주하고 있는 인구는 20만 명이 채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구 창원과 마산 지역에 비하여 크게 떨어진다. 매경기 2만 5천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프로야구 신축구장의 대상지로는 모든 면에서 부적합하다. 여기 각종 편의시설 등 경기장 주변 인프라가 전혀 확충되지않은 상황에서 대책없이 경기장만 지어놓으려한다면 그야말로 무책임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NC와 창원시가 KBO에 약속된 신축구장 완공기한은 2016년 3월까지다. 진해 부지는 국방부가 소유하고 있고 그린벨트 해제 절차가 필요해 당장 공사가 가능하여 약속된 기한까지 신축구장을 완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최악의 경우, NC는 KBO에 예치금 100억 원을 돌려받을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에 대한 손해도 창원시가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이제 해답은 두 가지 뿐이다. 첫 번째는 지금이라도 통합창원시와 시의회가 결정을 바꿔서 밥그릇 싸움을 멈추하고 NC가 원하는 지역에 신축구장 건설을 허가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현실적으로 희박하다. 창원시가 좋지 못한 세간의 여론에도 불구하고 진해행을 강행한데는 어쨌든 규정상 야구장 부지는 지자체에서 결정하도록 되어있는데다, 어쨌든 2016년까지 구장만 지으면 되는게 아니냐는 의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지역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걸려있는 현안인 만큼. 야구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청사 문제가 해결해야하는데, 이것은 또 시의회에서 결정될 사안이다. 창원시로서는 정치적인 면에서 야구장보다도 시청사를 더 포기하기 어렵다. 전격적으로 창원시가 신축구장 결정을 바꾼다 할지라도, 시의회를 설득하지 못 한다면 모두 무용지물이다.

그렇다면 이제 최후의 방법은 단 하나, KBO가 부담을 무릅쓰고 창원시의 연고지 권한 박탈과 이전이라는 강수를 선택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당사자인 NC의 합의와, 새로운 연고지 대안의 존재가 전제조건으로 붙는다.

그동안은 이런 식으로 연고지를 이전한 전례가 없는데다 창원시와 NC와의 관계를 고려하여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이제 KBO는 더 이상 뒷짐만 지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KBO는 만일 창원시가 2016년 3월까지 새 구장이 완공되지 않으면 예치금 100억 원은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 KBO가 창원시가 프로야구 연고지역으로서 신뢰와 원칙을 저버리고 야구발전과 저해가 되는 이기적 행동을 거듭한다면 NC와의 합의하에 창원시의 연고지 권한을 박탈하고 떠나는 것도 가능하다. 지금의 KBO는 그럴만한 힘도 권리도 있다.

무엇보다 NC의 사례는 10구단 창단을 앞둔 KT와 수원 측에도 또다른 전례를 남길수 있다. 창원시같이 지자체가 야구와 팬들을 우습게보고 공개적인 약속을 헌신짝 뒤집듯 하거나, 정치논리로 스포츠를 악용하는 사례를 방치할 경우, 언제든 제 2, 제 3의 창원시가 등장할수 있다. 약속을 지키고 야구계 발전을 위하여 최선을 다한 이들만 바보로 만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10구단 창단 경쟁에서 보았듯 이제 KBO는 더 이상 지자체의 눈치만 보고 끌려다니는 약자가 아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연고지 이전의 사례는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창원시의 협조를 믿고 이미 많은 투자를 벌인 NC로서는 부담스러운 결정이겠지만, 더 이상 신용할 수 없는 지자체에 무작정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여서도 안 된다. 시대가 달라졌고, 야구는 더 이상 지역주의 정치꾼들을 위한 봉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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