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2013>의 장면들
KBS
<학교 2013>에 없었던 '아이돌', '주인공', '환상'학생들의 이야기가 프라임 시간대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는 장담은 누구도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학교 2013>이 방영되기 전, 이미 학원물 <아름다운 그대에게>가 방학 특수에도 별다른 대미를 보지 못하고 5% 내외의 낮은 시청률로 굴욕을 맛본 상황이었다. 하지만 <학교 2013>의 아이들은 사극 거장 이병훈 감독의 <마의>를 상대로 15% 내외의 시청률을 얻어냈다.
선전의 비결은 <학교 2013>이 청소년 드라마를 넘어선 데에 있다. 우선 청소년 시청 층에 어필하기 위한 아이돌 캐스팅이나 흔한 러브라인조차 없었다는 점이 되려 두드러졌다. 드라마의 아이돌 캐스팅이 일반화된 가운데, 십대가 주인공인 작품이라면 더더욱 그들의 잔치가 될 법했지만 제작진은 처음부터 고집스럽게 연기력을 우선으로 뒀다.
특정 한 사람만을 따라가지 않은 이야기에는 주인공도 없었다. 고남순(이종석 분)과 박흥수(김우빈 분)의 우정을 다루면서, 성적에 숨이 막히고, 친구 때문에 고민하는 아이들의 사연을 하나씩 보듬었다. 다양한 성장통을 어루만진 덕분에 논의의 장은 좀 더 넓어질 수 있었고, 덤으로 곽정욱 이이경 이지훈 최창엽 남경민 전수진 등 신인배우들이 고루 눈도장을 받았다.
이야기의 무게는 아이들뿐 아니라 선생님도 함께 짊어졌다. 처음에는 학교를 '아이들은 감추고 어른들은 모르는 곳'으로 정의하고 출발했지만, 양 측의 입장에서 고민함으로써 간격을 좁혀보려 노력한 점은 지난 '학교' 시리즈와 다른 접근방식이었다. 여기에 더해, 겨우 중심을 잡은 순남과 흥수가 흔들리는 다른 아이들의 손을 잡아준 것은 고무적인 변화였다.
정인재 같은 선생님이, 고남순 같은 일진이 어디 있냐고 푸념할 수 있다. 하지만 선생님의 무게감과 학교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학교 2013>은 충분히 환상을 걷어낸 현실적인 드라마였다.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면,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 것과 '낭만'은 다르다. 무조건적인 속박이 아니라, "학교를 다닐 수 없더라도 밥은 먹고 다니라"는 선생님의 다독임이 2013년 학교가 제시하는 가르침이다.
한편 <학교 2013>은 학교 내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담론을 제시한 드라마인 만큼, 29일 방송분은 배우와 시청자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특집방송으로 마련했다. 드라마를 넘어 현실에서 학교의 고민을 함께 풀어나가고자 장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에 가장 적절한 '엔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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