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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에게 버림받는 아이가 처연해 보이는 이유

[리뷰] 영화 <자전거 탄 소년>

13.01.29 09:47최종업데이트13.01.2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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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포스터
영화 포스터티캐스트
다르덴 형제는 상 복이 많은 감독이다. 물론 실력도 출중하다. 평생 한 번 타기도 힘든 칸의 1등 상인 '황금종려상'을 두 번이나 탔으며 이번 <자전거 탄 소년>은 2등 상인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다르덴의 영화는 항상 주인공이 도덕적, 윤리적 딜레마에 빠져 고민하는데 그 모습들이 너무나도 처연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그래서 다르덴의 주인공들은 외면할 수가 없다.

<자전거 탄 소년>은 전 작품들과 비슷하게 주인공이 도망다니며 시작한다. 주인공인 남자 아이는 지금 도망쳐도 현실은 바뀌지 않고 똑같을 것 이라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또 어른들에게 금방 잡힐 거라는 것도 알 것이다. 그러나 아이는 가만있으면 정말 미칠 것 같아 몸부림을 치고 발악을 하는 중이다.

지금 이 아이는 아빠에게 버림을 받았다. 그러나 아이는 그 현실을 절대 받아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 아이를 버린 아빠는 공교롭게도 <더 차일드>라는 영화에서 자신의 아이를 버린 역할로 나왔었다. 그러니까 <자전거를 탄 소년>은 <더 차일드>의 10년 후 버전 쯤 될 것이다.

아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늘 아빠를 애타게 기다린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자신을 돌봐주는 아줌마와 아빠를 찾아갔는데, 아빠는 "더 이상 연락하지도 말고 찾아오지도 마" 라고 아들에게 말한다.

사지가 멀쩡한데도 혼자 키우기 힘들다고 자기 아들한테 이런 말을 하는 아빠를 보면 분노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아빠 밑에서 올바르게 자라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이 아이가 이렇게 자꾸 엇나가고 비뚤어지는 것은 모두 어른 들 탓이다. 이제 이 아이의 가슴 속에는 커다란 분노 덩어리가 생겼을 것이다. 오직 아줌마만 그 분노 덩어리를 제거해 줄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아이는 자꾸 반항을 하면서 동네 불량한 형과 어울리게 되는데 그 형한테 조차도 버림 받는다. 이제 이 아이에게는 정말 자신을 돌봐주는 아줌마 한 명 뿐이다.

영화를 보다보면 다르덴 형제가 바뀌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영화 음악을 사용했다는 거다. 극 중에서 나오는 내재음의 음악은 사용된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대놓고 영화 음악을 사용했다. 다큐멘터리 감독 출신으로써 보통 주변의 사운드로 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했었는데 음악으로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고 느끼게 해준다. 상당히 많은 변화다. 개인적으로 다르덴 특유의 개성이 없어지는 것 같아 아쉬운 느낌이 들긴 하지만 음악이 과하게 사용된 것도 아니고 지금도 좋다.

그리고 카메라가 예전보다 덜 역동적이고 인물에게 덜 다가간다. 원래 다르덴의 영화 속 주인공들은 하루하루 너무나도 고달프고, 사는 게 전쟁이였는데 덜 역동적인 카메라 움직임 때문에 그런지 <자전거를 탄 소년>은 그런 느낌이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이 아이가 버림받는 과정을 쭉 지켜보게 되면 이 아이를 절대 외면할 수 없게 된다. 카메라가 덜 다가가더라도 이 아이의 처연한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전쟁같은 이 세상 속에 들어오기에 아직 이 아이는 어리고 너무나도 가엽다. <자전거 탄 소년>이 좀 더 밝은 느낌이 드는 가장 큰 이유는 예전에 비하여 주인공이 행하는 혹은 행하려는 윤리적 문제의 죄가 가장 작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가해자보다는 오히려 피해자에 가깝다.

다르덴 영화의 결말은 아무리 어려운 현실이지만 아주 조금이나마 희망을 주며 끝을 맺는다. 그 희망의 크기가 이번 영화에서 가장 크다. 주인공이 어리기 때문일수도 있으나 더 큰 이유는 소년 자신이 직면한 문제를 빨리 수긍하고 본인이 바뀌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이제 이 아이는 착실하게 잘 살아갈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다르덴 형제가 이제는 또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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