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대표팀에 물도 안 줘... "동계올림픽이라도 이랬을까?"

평창스페셜올림픽, 훈련지원 부실·지적장애인 홍보 부족 비판받아

13.01.28 17:52최종업데이트13.01.29 11:02
원고료로 응원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세계대회 알파인스키팀 대표팀이 묵은 알펜시아 리조트 전경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세계대회 알파인스키팀 대표팀이 묵은 알펜시아 리조트 전경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세계대회 조직위

"도대체 누구를 위한 올림픽입니까?"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세계대회(아래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 알파인스키팀의 오충환 감독이 한 말이다. 21일 그는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29일 개막하는 지적장애인들의 축제인 스페셜올림픽 주최 측이 외부 홍보에만 치중하고 한국선수단 관리와 내부 홍보에는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선수들을 데리고 하루 자고 방 옮기고 또 이틀 자고 방 옮기고. 주말에는 강원도 횡계까지 나가 펜션에 묵었습니다."

총 8개 종목에 달하는 한국대표단 중 알파인스키팀을 포함한 3개 종목의 팀은 지난 6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2차 훈련 동안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를 숙소로 사용했다. 하지만 세 팀은 2주 동안 5번이나 방을 옮겨다녀야 했다.

"스페셜올림픽이 아닌 하계나 동계 올림픽이라면 선수들을 이렇게 대했을까?"
"같은 팀끼리 한 층에 묵지도 못했다. 훈련 끝나고 회의할 때마다 일일이 방을 찾아다녀야 했다."
"물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 훈련 2주차 때가 돼서야 선수당 0.5리터 생수가 4병씩 지급됐다. 결국 아침마다 생수병에 물을 받으러 다녔다."

오 감독과 선수단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세 팀은 선수복도 늦게 받았다. 선수단의 한 관계자는 "훈련 마지막 날에 선수복을 받았어요. 선수복을 입고 훈련했으면 선수들 사기도 올라가고 좋았을 텐데 아쉽죠"라고 말했다.

퇴소할 때 선수복을 받았다는 알파인스키팀은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옷도 있었다고 했다. 오 감독은 "치수도 다 쟀는데, 입어보니까 안 맞는 거예요. 이걸 입고 어떻게 경기를 하냐고 물었더니 알아보겠다고 하던데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하다"면서 "답변이 너무 늦어지면 선수복과 비슷한 스키복을 구입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선수단을 담당하는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SOK)의 채지석 국장은 "원래 2차 훈련은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진행할 수 없었다. 12월 말쯤에야 가능할 수도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그래도 선수들이 한 번이라도 더 훈련할 수 있게 일정을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문제라는 것이다. 채 국장은 이어 "1월에 알펜시아 예약이 얼마나 힘든지 알잖나. 어렵게 방을 잡았다. 숙소를 옮겨 다녀서 불편한 건 알지만 우리도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채 국장은 간식이나 물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예산에는 식비 항목만 있지 간식비 항목은 없다"며 "둘째 주부터는 기업의 후원을 받아 생수와 과자를 지급했다"고 답했다. 그는 또 "선수복도 예산 부족으로 미리 주지 못한 것이고, 치수가 맞지 않는 선수복은 교환 중"이라고 말했다.

TV·신문·외신에는 홍보... 정작 지적장애인들은 모른다?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스페셜올림픽' 가두 홍보전 참가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스페셜올림픽' 가두 홍보전 참가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세계대회 조직위

111개국 1만1000명이 참가하는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의 홍보 및 의전을 담당하는 곳은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세계대회 조직위원회(아래 조직위)'다. 조직위는 지난 14일 'D-15 가두캠페인 -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스페셜올림픽' 행사를 열었다. 나경원 위원장을 비롯한 조직위 관계자 약 250여 명이 참가한 이날 행사에서, 조직위는 서울 시민을 상대로 가두홍보 캠페인을 진행하고 리플릿, 배지, 기념품 등의 홍보물을 나눠줬다.

하지만 대외 홍보에는 열심인 반면, 정작 지적장애인들에 대한 홍보나 배려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지적장애인복지협회는 "조직위로부터 별도의 포스터나 홍보물을 받지 못했다"며 "결국 협회 회장이 조직위 측에 부탁해 비표를 구했다"고 말했다. 이 협회의 지역조직인 부산지적장애인복지협회를 포함한 총 15개의 지부 중 강원지부만이 티켓을 지원받았다고 답했다.

경기지적장애인복지협회 관계자는 "지적장애인들이 스페셜 올림픽을 많이 보고 싶어했는데, 비용이 부담스러워 고민인 상황에서 다행히 후원자가 나타나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었다"며 "80여 명이 함께 갈 예정인데, 숙소 경비가 없어 하루 만에 다녀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직위가 비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는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정작 지적 장애인들을 위한 홍보는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적장애인 학교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총 100여 개에 달하는 지적장애인학교 중 10곳에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안동영명학교만이 티켓을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초청장 902매를 보냈다. 어느 곳이 빠졌는지 일일이 확인하기는 힘들다"며 "보낼 수 있는 곳은 다 보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직위 홍보팀 관계자 역시 "대한장애인체육회를 포함한 16개 장애인 체육회에 포스터를 발송했다"고 말했다. 결국 장애인협회에는 포스터를 보냈지만 지적장애인복지협회에는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Together We Can(함께하는 도전)'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회의 홈페이지에 있는 말이다. 지적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사는 행복한 사회를 꿈꾸며 기획한 스페셜올림픽. 올림픽의 진정한 목적을 살리려면 집 밖의 홍보뿐 아니라 지적장애인이라는 집안 식구부터 챙겨야 하는 것 아닐까.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신나리 기자는 오마이뉴스 17기 인턴기자입니다
스페셜올림픽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