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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엄마'는 왜 정신병원에 갇혀야만 했나?

[TV리뷰]한 편의 '스릴러' 보는 느낌으로 흥미 업(UP), 깊이 다운(DOWN)

13.01.27 21:05최종업데이트13.01.2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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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자마자 긴급환자 이송차량이 차도로 나온다. 통화는 다급하고 추격전을 예상케 한다. "지금 형, 뭐 하나 나가지 않았어, 응급차량?"이란 말이 우리가 예의주시해야 할 차를 알린다. 자세한 정황은 알 수 없다. 그래서 더 다급하다. 놓치면 안될 것 같은 차, 그리고 프로그램의 메시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걸까.

그녀는 왜 정신병원에 가야만 했을까

   응급차량을 추격하는 영상으로 오프닝의 긴장감을 살렸다.
응급차량을 추격하는 영상으로 오프닝의 긴장감을 살렸다.SBS

한 여자의 실종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초인종 소리를 마지막으로 전화가 끊긴 후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약혼자의 증언. 심상찮다. 취재진과 사라진 여자의 흔적을 캔다. CCTV 확보는 그 첫 단추다. 건장한 청년 두 명과 여자의 아들, 그리고 스님 한 명. 이 기묘한 조합에 여자가 끌려 나간다. 납치? 무언가 석연찮다.

비디오를 통해 사건의 내막이 드러난다. 관여한 인물이 실마리다. 이혼한 여자의 아들이 스님의 말을 듣고 정신병원 이송업체에 연락해 여자(엄마)를 데려간다. 일은 조심스럽게 진행됐고 그녀는 12일간 정신병원에 수감된다. 취재진과 약혼자(재혼)의 탐문으로 그녀를 구해내기까지의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번 회는 그 일련의 비정상적 과정이 어떻게 이뤄질 수 있었는지, '정신보건법'(제24조)을 통해 알아본다.

단순한 이야기의 '둔갑'

 여자가 건장한 남자 두 명에게 끌려 나오고 있다.
여자가 건장한 남자 두 명에게 끌려 나오고 있다.SBS

얼핏 보면 단순한 이야기다. 신문기사로는 단신 스트레이트도 가능하다. 죄질의 경중이 아니라 뉴스가치로 보면 크게 다룰 일이 아니다. 슬프게도. 사회 어딘가의 죽음도 한 다리 건너 듣는 것만으로 눈물을 쉬이 삼킬 수 있는 오늘날이다. 그래서 <그것이 알고싶다>는 종종 호평을 받는다. 이번 회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인 뉴스가치에 자체 포장을 거쳐 대중에게 던져준다. 스토리텔링이 주된 요소다. PD는 이야기꾼이 된 것 마냥 시간을 뒤섞어 이야기를 엮는다. 어쩌면 '스무고개'와 같다. 누군가는 첫 번째 힌트에서 눈치를 챈다. 그럼에도 답을 듣기 전까지 의문은 여전하다. 그 긴장의 끈을 제작진은 놓지 않는다. '밀당'의 고수랄까.

재연도 재미를 더하는 요소 중 하나다. 심각한 사안에 재미가 웬 말이냐. 둘은 뗄 수 없는 요소이다. 뉴스의 효용은 대중에게 전달함으로써 커지는 것인데 재미는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뉴스와 같이 시의성에 초점을 맞춘 것도 중요하지만 주말 밤 편성에 한 사건을 집중 조명하는 <그것이 알고싶다>는 시청자를 끌어들여 심각함을 배가시킬 수 있다.

제작진의 의도, 그리고 실수

하지만 사실을 중심으로 극적요소를 살려 볼 맛을 자극하는 재연은 절제미를 살릴 필요가 있다. 미쳐 신경 쓰지 못한 부분에서 시청자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는 탓이다. 이번 화의 경우 제작진의 의도가 엿보인 재연이라 짐작된다. 여자가 납치되는 과정에서 스님이 보인 웃음은 보는 이를 섬뜩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러나 과연 검증된 사실일까?

 재연 장면에서 연기자가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재연 장면에서 연기자가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다.SBS

인물의 행위에 대한 제작진의 가치판단이 이처럼 세세한 부분에 반영되기도 한다. 그게 비록 작은 요소일지라도 시청자가 받을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프로그램의 메시지나 그에 대한 해석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프로그램의 메시지는 허술한 법제도와 그로 인한 피해자 구제, 이해관계에 얽힌 암묵적 공모자(가해자)들을 다뤘지만 재연과 같은 순간의 연출이 균형을 깨뜨려 버리기도 하는 것처럼.

대신 환자 운송업을 12년간 해왔다는 '윤사장' 인터뷰는 사실로 충분한 메시지를 전달한 경우다.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우리가 알아야 했던 내용을 그의 입을 빌려 간추린다. '이 바닥에 진짜 미쳐서 갇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그의 말. 말미의 웃음소리와 더불어 섬뜩함을 안기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진단보다 처방에 힘을 쏟았다면

진행자는 사건을 마무리 지으며 '극(劇)'으로 쏠려 있던 시청자의 관심을 되돌린다. "강제 입원율 80%에 퇴원율 3%"라는 믿기 힘든 수치. 제3의 심사기관이 필요하다는 대안까지 제시하며 사례에서 현실로, 그리고 시스템적 보안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익숙한 BGM(배경음악)과 함께 안녕을 고한다.

이번 화는 충분한 재미로 몰입도는 높였지만 사례에 매몰된 감도 없지 않다. 정신병원 감금은 "생매장"과 다름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데 비해 사실에 근거한 고민이 적었다. 전문가의 진단이 없었고 제도적 보안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도 나오지 않았다. 한 사람의 인생을 파멸로 몰고 가는 지독한 현실인 만큼 해결방법에 조금 더 비중을 뒀더라면 균형 잡힌, 내실이 튼튼한 프로가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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