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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특별한 여배우, 김혜옥의 압도적 존재감

'내 딸 서영이' '오자룡이 간다'... 모든 몸짓으로 연기하는 그녀의 재발견

13.01.31 10:19최종업데이트13.01.3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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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딸 서영이><오자룡이 간다>에서 극단의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 여배우 김혜옥
<내 딸 서영이><오자룡이 간다>에서 극단의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 여배우 김혜옥KBS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중견 여배우를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김혜옥의 이름은 아마 빠지지 않고 등장할 것이다. MBC <오자룡이 간다>와 KBS 2TV <내 딸 서영이>에서 정반대의 캐릭터를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는 그녀의 연기는 매우 자연스러우면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다. 그야말로 배우 김혜옥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중견배우 김혜옥, 압도적 존재감을 자랑하다

그저 그런 배우가 될 뻔했다. 연기는 잘했지만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진 못했다. 이모, 고모로 늙어가 엄마가 되고 그렇게 세월에 휩쓸려 나갈 뻔 했다. 그러나 김혜옥은 포기하지 않았다. 여러 작품들 속에서 자신의 모든 열정을 불태우며 중견배우로서 가장 성공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신만의 '길' 을 열었다.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오로지 본인 스스로의 재능과 노력으로 말이다.

<내 딸 서영이>에서 심금을 울리는 내면연기를 펼치고 있는 김혜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중견 연기자로 사람들 앞에 당당하게 나선다. 언제나 캐릭터를 받아들면 "이 여자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 이 여자의 젊은 시절은 어땠을까"를 먼저 생각한다는 이 배우. 얼굴이 망가지는 건 두렵지 않아도, 캐릭터가 망가지는 건 수치스럽고 두렵다는 이 배우는 예뻐 보이고 싶은 여배우 본연의 욕망을 초월해 진정한 배우로서의 이상향을 발견해 냈다.

어떠한 캐릭터도 귀신 같이 소화해 내는 넓은 연기 스펙트럼과 세상의 모든 것을 집어삼킨 듯한 깊은 눈빛은, 그것이 마치 실제인 냥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심금을 울리고 있다. 김혜옥은 며느리를 시집살이시키고, 다짜고짜 결혼을 반대하는 뻔한 엄마 캐릭터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녀는 늙은 나이에 로맨스를 꿈꾸는 여자였고, 철없는 도둑이었으며, 아들을 위해 노심초사 하는 어머니였고, 야망 있는 재벌집 마나님이었다. 다양한 작품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개성을 가지고 연기한 것이다.

 배우 김혜옥의 연기는 압도적 존재감을 자랑한다
배우 김혜옥의 연기는 압도적 존재감을 자랑한다KBS
그래서일까. 김혜옥은 표정만으로 연기를 하는 예사 배우가 아니다. 그녀는 눈과 코와 입과 몸짓으로 모두 연기한다. 철저하고 정확하게, 그러나 대단히 자연스럽고 여유롭게. 마치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그녀 존재의 일부인 것마냥 김혜옥의 연기는 조금의 빈틈도, 흐트러짐도 없이 정갈하고 깔끔하며 담백하고 진솔하다. 그래서 김혜옥은 깊은 내면의 연기자이며, 눈 떨림 하나에도 전율을 줄 수 있는 진짜 배우다.

이렇듯 결코 한 곳에 머물지 않는 근면함과 성실함은 '평범한 그녀'를 '비범한 배우'로 각인시켰다. 김혜옥의 연기력은 남녀노소 세대를 불문하고 언제 어디서든 강한 인상을 남기며 사람들의 영혼을 사로잡았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열정과 연기력 덕분에 그녀는 이 시대 가장 '핫' 한 중견배우이자, 가장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할 수 있는 여배우가 됐다.

적어도 김혜옥은 여느 여배우들처럼 외모를 무기로 사람들을 현혹하지도 않았고, 수많은 광고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이름값을 팔지도 않았다. 김혜옥을 발견할 수 있었던 곳은 언제나 카메라가 돌고 수 없이 이어지는 대사들이 부딪히는 그 곳, 감독의 큐 싸인과 스태프들의 땀방울이 흥건한 '드라마와 영화를 만드는 곳', 바로 그 곳 뿐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김혜옥은 눈물과 땀 냄새가 진동하는 그 삶의 현장'속에서 여전히 삶을 드러내 보이는 배우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재능과 노력, 열정의 황금비율로 여배우로서는 드물게 나이 들어갈수록 절정으로 치달아가고 있는 김혜옥에게 남아 있는 꿈은 무엇일까. 아마 끊임없이 연기하는 배우로 살다 가는 것, 그리고 그렇게 '전설적인 여배우'로 기억 되는 것 그 뿐이 아닐까. 언제 어디서든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움으로 여배우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몸소 증명해 가고 있는 이 여배우야 말로 우리가 진정 존경할만한 '이 시대의 장인'이다.

김혜옥 내 딸 서영이 오자룡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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