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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넘어선 앤디 머레이, 240분 명승부 활짝 웃다!

[2013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앤디 머레이 3-2 로저 페더러

13.01.26 09:52최종업데이트13.01.2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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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윌프레드 송가(7번 시드)와의 8강전에서 214분이나 걸리는 힘겨운 3-2 승리를 거두고 올라온 페더러는 역시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머레이는 역시 장기전을 택했다. 섣불리 모험을 걸기보다 끝줄 밖에서 많이 뛰면서 끈질기게 받아넘겼다. 이반 렌들 코치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말해 준 경기였다.

3번 시드의 앤디 머레이(스코틀랜드)는 우리 시각으로 25일 저녁 호주 멜버른에 있는 로드 레이버 어리나에서 벌어진 2013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준결승전에서 황제 로저 페더러(2번 시드)를 3-2[6-4, 6-7, 6-3, 6-7, 6-2]로 물리치고 결승전에 올라 생애 두 번째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노리게 되었다.

머레이, 출발은 좋았지만

첫 세트 세 번째 게임, 페더러의 서브 게임에서 두 개의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잡은 머레이는 각도 큰 백핸드 스트로크로 상대를 괴롭혔다. 결국 두 차례의 듀스 끝에 머레이가 날카로운 포핸드 크로스를 왼쪽 구석으로 뿌렸고 페더러는 이 공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다. 이곳이 첫 번째 갈림길이 된 셈이다.

역시 페더러가 서브권을 쥔 일곱 번째 게임, 페더러는 자주 네트 앞으로 달려들며 랠리를 오래 끌지 않도록 발리 공격을 시도했다. 머레이의 날카로운 백핸드 다운 더 라인이 터지면서 두 개의 브레이크 포인트 위기에 내몰렸지만 페더러의 아름다운 백핸드 점프 발리는 코트 반대편 구석에 제대로 떨어졌다. 아무리 머레이가 젊은 혈기로 덤볐지만 노련한 페더러의 샷은 위기를 벗어나기에 충분했다.

그래도 페더러가 서브를 넣었던 세 번째 게임을 따낸 머레이는 그 유리한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 앤디 머레이는 열 번째 게임을 맞아 두 개의 세트 포인트 기회를 잡았고 자신감 넘치는 서브를 꽂아넣으며 결승 진출에 대한 열망을 확인시켜주었다. 45분만에 첫 세트가 끝났다.

두 번째 세트의 갈림길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두 선수 모두 자신의 서브 게임을 철저하게 지켜냈고 결국 타이 브레이크에 이르렀다. 여기서 먼저 긴장한 선수는 머레이였다. 두 개의 스트로크가 너무 길게 떨어지는 바람에 1-4까지 밀린 것이다. 페더러의 깔끔한 발리 공격은 내리 두 세트를 내줄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머레이도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4-4, 5-5로 각각 따라붙은 머레이는 페더러를 궁지에 몰아넣는 듯 보였지만 열 한 번째 포인트에서 바로 앞에 찾아온 발리 공격 기회를 살려내지 못했다. 그대로 돌아오는 공은 페더러의 아름다운 백핸드 패싱샷이었다. 58분이나 걸린 두 번째 세트는 그렇게 페더러가 가져갔다.

양보 없는 명승부

세 번째 세트의 결정적인 갈림길은 페더러가 서브를 넣은 여섯 번째 게임이었다. 심판들의 판정에 예민하게 반응했던 페더러의 샷이 흔들렸고 비교적 쉬워 보였던 백핸드 스트로크가 왼쪽 옆줄을 벗어나고 말았다. 두 게임 차이로 앞서가기 시작한 머레이는 이어진 게임마저 러브 게임으로 만들며 5-2로 여유 있게 달아나 버렸다.

앤디 머레이는 세 번째 세트 마지막 아홉 번째 게임에서 200km/h를 훌쩍 뛰어넘는 위력적인 서브를 상대 코트에 꽂아넣으며 36분만에 세트를 끝냈다. 그 때까지 머레이의 서브 게임을 한 번도 따내지 못한 페더러로서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페더러가 서브를 넣으며 운명의 네 번째 세트가 시작되었다. 10분이나 걸린 첫 게임에서 페더러는 세 차례의 듀스까지 이어지는 접전 끝에 어렵게 게임을 따냈다. 이 장면만으로도 이제 페더러가 밀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황제는 여기서 주저앉을 수 없었다. 네 번째 게임에서 세 개의 브레이크 기회를 잡은 페더러는 위력적인 서브로 위기를 벗어나려는 머레이와의 스트로크 싸움에서 끝내 뜻을 이뤘다. 페더러의 스트로크가 놀라울 정도로 양쪽 구석을 누비기 시작한 것이다.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까지 가볍게 따낸 페더러는 머레이를 4-1로 몰아세웠다. 어느덧 마지막 세트까지 염두에 둬야 할 시점이었다. 그래도 머레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일곱 번째 게임에서 페더러의 서브 게임을 따낸 것. 내친 김에 뒤집기로 경기를 아예 끝낼 기세였다.

경기 소요 시간이 3시간을 넘어가면서 4-4를 만들어버린 머레이는 중요한 포인트마다 기합을 넣으며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5-5 상태에서 페더러의 서브 게임으로 맞이한 열 한 번째 게임은 페더러의 스트로크 실수가 눈에 띄면서 기울어졌다. 세 개의 포인트를 내리 빼앗긴 페더러의 표정은 점점 굳어지며 패배를 떠올리고 있었다. 자신의 서브 게임을 러브 게임으로 빼앗긴다는 것은 황제의 수모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1-4까지 뒤지던 네 번째 세트를 6-5까지 뒤집어버린 머레이는 서브권을 쥐고 놀라운 결과를 예고했다. 여기서도 페더러의 스트로크는 머레이를 압도하지 못했다. 첫 포인트에서 페더러가 과감하게 네트로 달려들었지만 머레이의 포핸드 다운 더 라인은 보란듯이 상대 코트 오른쪽을 갈랐다.

마지막 게임에 내몰린 페더러는 아름다운 백핸드 다운 더 라인을 머레이의 오른쪽에 뿌려대며 결정적인 브레이크 기회를 잡았고 결국 타이 브레이크까지 몰고 나갔다. 포인트마다 관중들의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역시 그 기세는 페더러 쪽으로 넘어왔다.

머레이의 두 번째 서브를 140km/h에 이르는 빠른 받아치기로 5-2를 만든 페더러는 상대의 실수를 여러 차례 이끌어내며 멋지게 네 번째 세트를 가져왔다. 이번 대회를 통틀어서 여섯 번째 타이 브레이크를 겨뤘지만 페더러는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순간이었다.

황제에게 가혹했던 마지막 세트

경기 시작하고 3시간 33분만에 마지막 다섯 번째 세트를 시작한 두 선수는 예상보다 일찍 갈림길을 맞이했다. 페더러는 자신의 첫 서브 게임에서 뜻밖의 실수를 저지르며 머레이에게 끌려가기 시작한 것. 마지막 세트에서 3-0이 되었다는 것은 뒤집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는 셈이었다.

페더러가 서브를 넣은 여덟 번째 게임에서 머레이는 두 개의 매치 포인트 기회를 잡았다. 하나의 포인트는 페더러가 따냈지만 두 번째 포인트는 페더러의 포핸드 스트로크가 반대편 끝줄 밖에 떨어졌다. 거짓말처럼 4시간만에 경기가 끝난 것이었다.

앤디 머레이의 승리는 여러가지 면에서 의미를 드러낸다. 맞대결 기록에서도 11승 9패로 달아나는 것이었고 2010년 이 대회 결승전에서 당한 0-3 패배의 아픔을 말끔하게 씻어냈다. 지난 해 런던 올림픽 결승전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둔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입증하기도 한 셈이다.

이제 머레이는 1월의 마지막 일요일 저녁에 1번 시드를 받은 노박 조코비치와 트로피를 앞에 놓고 다투게 되었다. 체력적인 면에서 하루 먼저 결승행을 확정짓고 쉬고 있는 조코비치가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생겼지만 지난 해 뉴욕에서 벌어진 US 오픈 결승전에서 3-2로 이긴 기억이 또렷하기에 머레이의 이 대회 첫 우승 꿈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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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2013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준결승 결과, 25일 로드 레이버 어리나(호주 멜버른)

★ 앤디 머레이 3-2 [6-4, 6-7{5TB7}, 6-3, 6-7{2TB7}, 6-2] 로저 페더러

◇ 결승전 일정
1월 26일 토요일 저녁 여자 단식
빅토리아 아자렌카(1번 시드) vs 리 나(6번 시드)
1월 27일 일요일 저녁 남자 단식
노박 조코비치(1번 시드) vs 앤디 머레이(3번 시드)
테니스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 로저 페더러 앤디 머레이 그랜드 슬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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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및 라켓 스포츠 기사,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