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헌트> 한 장면
권진경
덴마크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가상의 사건임에도 불구, 집단적 불신과 폭력에 맞서 싸우는 남자의 이야기는 흡사 극 중 루카스 에게만 벌어진 비극이 아니다. 15세기 초부터 유럽 각국에서 진행되어오던 마녀사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형태만 변형되어 계속 전해져왔다. 이미 누군가를 '마녀'라고 못 박은 사람들은 사실 관계를 막론하고 자신들이 그렇다고 믿고 있는 그대로를 진실인양 '확증'하고자 한다.
루카스의 친구이자, 클라라의 아버지인 테오는 클라라에게 이렇게 말한다. 세상은 악으로 가득차 있지만, 모두가 힘을 합쳐 막는다면 이를 물리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 믿음은 인터넷을 포함 우리 사회 곳곳에 '정의를 위한 집단행동'의 명분으로 거행되기까지 한다. 때로는 그 신념이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악을 처단한다는 명목 하에, 명백히 증거가 드러난 것도 아닌데 남들이 하는 대로 무심코 돌을 던지긴 쉬어도, 잘못 던져진 돌에 의해 부서진 무언가를 예전 그대로 완벽하게 돌릴 수는 없는 법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이 말만 듣고 루카스의 애완견을 죽이고, 그의 얼굴과 가슴에 상처까지 낸 마을 사람들, 친구들의 잘못을 엄중히 꾸짖을 수 있을까. 과연 우리는 마을 사람들 입장이 되었을 때, 루카스의 진실을 믿고 그에게 돌을 던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인터넷과 SNS의 활성화로 익명성에 기대어 확정되지 않은 진실에 편증, 특정 개인을 공격, 사회와 대중의 공공의 적으로 지목하는 '넷카시즘'(인터넷과 매카시즘의 합성어)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진실을 왜곡하는 여론의 집단 폭력에도 불구, 올곧은 눈으로 끝까지 맞서 싸우는 루카스의 처절한 의지가 우리의 가슴을 차갑게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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