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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헌트', 아동 성추행범으로 몰린 남자의 진실 찾기

[리뷰] 인생을 바꿔놓은 거짓말과 집단 폭력.. 누구도 마녀사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3.01.25 19:18최종업데이트13.01.25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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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 더 헌트> 포스터
영화 < 더 헌트> 포스터(주) 엣나인필름

지난 24일 국내 개봉한 <더 헌트>는 억울하게 아동 성추행 누명을 쓴 남자가 스스로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을 담은 영화다.

일명 마녀 사냥을 통해 사회 공동체의 집단 본성을 드러내는 작품은 비단 <더 헌트>에 국한되지 않는다. <더 헌트> 토마스 빈터베르그와 함께 덴마크 대표 감독 중 하나인 라스 폰 트리에의 <도그빌>(2003)에서부터 2012년 6월 개봉한 <더 스토닝>까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공동체의 집단적 사회 폭력은 영화, 드라마의 극적 소재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혼 후 고향으로 내려온 유치원 교사 루카스(매즈 미켈슨 분)는 새로운 여자 친구를 사귀며 아들 마커스와 함께 사는 행복한 삶을 꿈꾸는 평범한 남자다. 하지만 유치원 원생이자 친구 테오의 딸 클라라의 모함을 받은 루카스는 유아 성추행 범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되고, 그의 인생은 송두리째 무너지게 된다.

2012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매즈 미켈슨), 각본상(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이라는 타이틀도 있지만, <더 헌트>가 개봉 전부터 영화팬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엔 다름 아닌 마녀사냥이 있었다.

'어린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기반으로, 마을 사람들은 클라라의 거짓말에만 귀를 기울일 뿐, 루카스의 말은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루카스의 오랜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루카스를 아동 성추행범으로 몰고 갔고, 정의의 이름으로 그를 단죄하고자 한다.

평소 루카스를 따르던 아이들도 사건이 벌어진 이후 어른들의 이야기에 따라 자기 또한 루카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없는 말을 지어내기까지 한다. 루카스의 진실을 믿었던 여자 친구 또한 다수의 여론에 휩쓸려 끝내 루카스의 곁을 떠난다.

 영화 <더 헌트> 한 장면
영화 <더 헌트> 한 장면권진경

덴마크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가상의 사건임에도 불구, 집단적 불신과 폭력에 맞서 싸우는 남자의 이야기는 흡사 극 중 루카스 에게만 벌어진 비극이 아니다. 15세기 초부터 유럽 각국에서 진행되어오던 마녀사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형태만 변형되어 계속 전해져왔다. 이미 누군가를 '마녀'라고 못 박은 사람들은 사실 관계를 막론하고 자신들이 그렇다고 믿고 있는 그대로를 진실인양 '확증'하고자 한다.

루카스의 친구이자, 클라라의 아버지인 테오는 클라라에게 이렇게 말한다. 세상은 악으로 가득차 있지만, 모두가 힘을 합쳐 막는다면 이를 물리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 믿음은 인터넷을 포함 우리 사회 곳곳에 '정의를 위한 집단행동'의 명분으로 거행되기까지 한다. 때로는 그 신념이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악을 처단한다는 명목 하에, 명백히 증거가 드러난 것도 아닌데 남들이 하는 대로 무심코 돌을 던지긴 쉬어도, 잘못 던져진 돌에 의해 부서진 무언가를 예전 그대로 완벽하게 돌릴 수는 없는 법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이 말만 듣고 루카스의 애완견을 죽이고, 그의 얼굴과 가슴에 상처까지 낸 마을 사람들, 친구들의 잘못을 엄중히 꾸짖을 수 있을까. 과연 우리는 마을 사람들 입장이 되었을 때, 루카스의 진실을 믿고 그에게 돌을 던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인터넷과 SNS의 활성화로 익명성에 기대어 확정되지 않은 진실에 편증, 특정 개인을 공격, 사회와 대중의 공공의 적으로 지목하는 '넷카시즘'(인터넷과 매카시즘의 합성어)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진실을 왜곡하는 여론의 집단 폭력에도 불구, 올곧은 눈으로 끝까지 맞서 싸우는 루카스의 처절한 의지가 우리의 가슴을 차갑게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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