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수목미니시리즈 <7급 공무원> 제작발표회 당시. 포커페이스 산업스파이 미래 역의 배우 김수현, 생계형 첩보원 김서원 역의 배우 최강희, 폼생폼사 첩보원 한길로 역의 배우 주원, 국정원 최고 엘리트 요원 장영순 역의 배우 장영남, 특전사 출신 첩보원 공도하 역의 배우 황찬성, 내숭 0%의 국정원 요원 신선미 역의 배우 김민서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정민
주인공들 빈부 격차 설정 등, 데자뷰 심하다드라마에서 빈부의 격차에 따른 이성의 만남과 결혼, 혹은 헤어짐으로 보다 극적인 효과를 꾀하는 일은 흔하다. 문제는 그 표현방법으로 인해 가난과 부를 쌓는 일에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식으로 여겨질 우려가 있다는 것. 가난은 무능력으로 인한 것이고, 반대로 부를 가진 사람들은 파렴치할 것이라는 쪽으로 말이다.
주인공들의 성장배경은 이번에도 그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가난한 환경의 여주인공 김서원은 하는 일마다 되는 게 없는 무능한 아버지를 가졌고, 어머니는 희생적인 성격을 지녔다. 한길로의 아버지는 도덕성은 희미하고 오로지 돈만 보고 움직인다는 인물. 어머니는 사주 등을 철썩같이 믿는 미신론자다.
그런 식의 전형적인 묘사는 주인공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이어진다. 김서원은 가난을 이기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아르바이트에 몰두하고, 한길로는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의 카드로 생활하다 카레이싱 대결로 결국 차까지 잃고 만다.
두 사람을 만나게 하기 위한 장치는 역시 '선'이다. 김서원은 쪼달리는 형편의 타개책으로 신분을 속인 채 나타나고, 한길로는 무조건 좋은 집안의 여자와 결혼해야 한다는 어머니의 닦달로 마지못해 약속장소에 나가게 된다.
그들은 첫 만남에서부터 반하게 될까? 천만에. 역시나 여주인공은 철딱서니 없는 부자집 딸로, 남주인공은 제정신 아닌 인물로 오해받는다. 그렇게 악연은 시작된다. 그러다 국정원에 7급 공무원으로 입사하기 위한 면접장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는 두 사람. 새로 시작한 드라마치곤 데자뷰가 심하다.
▲<7급 공무원>김서원(최강희 분)이 국정원 면접 심사장에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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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성공, 특정 직업군의 공정한 묘사에 달려있어설정은 진부하지만 이제 주인공들의 행동반경은 '국정원'이라는 것이 흥미를 끄는 한 요소다. 드라마에서 특정 직업군을 묘사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 등을 다루는 것 이외에는 명칭을 그대로 쓰는 일은 드물다. <7급 공무원>은 '국정원'이라는 대통령 직속기관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쓰고 있다.
알려졌다시피 '국정원'의 업무란 표면적으로 '국가 안전보장'에 관한 일이다. 드라마에서는 면접을 보는 사람들 대부분이 "조국을 위해!"를 외치는 촌극을 보여주었다. 학원에서 획일적으로 면접요령을 배운 탓이다. 면접 현장은 한껏 코믹하게 묘사되어 극의 이완을 도왔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과연 왜곡 없이 대통령 직속기관을 묘사할 수 있겠는가가 관건이 된 것.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기관을 있는 그대로 그린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로 보인다. 이른바 '국익'에 관련된 곳을 아무리 허구라 해도 비리가 있는 곳으로 다룰 수 있을까? 아니면 그야말로 '정의와 진리'를 다루는 곳으로 묘사하게 될까. 어떤 식으로든 미화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7급 공무원>은 주인공들의 '연애사'가 사실상 가장 큰 줄기다. 그러나 로맨틱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다지만 그것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국정원'이라는 특정 직업에 관한 것이다. 시대상황과 맞물려 단순히 재미만을 주는 드라마라고는 볼 수 없는 것.
<7급 공무원>은 시작부터 주인공들의 성장 배경과 인물 설정 등이 주는 식상함에 내몰리고, 특정 직업군의 묘사에 대한 왜곡이 우려되는 상황에 놓여있다. 아무리 블록버스터 급의 화면이 펼쳐진다 해도 그 세부적 상황에 시청자들의 고개가 갸웃거려진다면 성공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
불충분하다는 과거의 드라마나 영화들에서 특정 역사적 인물이나 기관 등을 다루며 묘사에 공정을 기했던 예는 별반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다보니 당대에는 인기 있던 작품이라 하더라도 후대에는 크게 평가받지 못하는 사례들이 많았다. <7급 공무원>이 그 한계를 답습하느냐, 타개해 나가느냐에 시청자들의 눈과 귀가 쏠려있다.
▲<7급 공무원>김서원(최강희 분)과 한길로(주원 분)가 맞선 장소에서 첫 만남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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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급 공무원' 뻔한 설정 국정원 "공정함으로 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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