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것보다 주워 듣는게 많다" 솔직함은 좋지만 그 솔직함이 미칠 여파가 걱정스럽다.
KBS
개표방송 급 세트장과 통 큰 기부, 볼거리는 있지만책 한 권을 선정해 소개하고 그 책으로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렇게 화려한 세트가 필요했을까. 세트는 동화 속 한 장면을 연상할 수 있을 정도로 화려했고, 방송국을 대표한다 할 수 있는 개표방송용 CG가 펼쳐졌다. 심지어 메인 MC인 강호동은 피터팬 분장을 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 모든 방송 상황이 '책'과 관련 있는지, 하물며 방송의 내용에 도움이 되는 요소인지는 의문이다.
이날의 책이었던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 한 권 없는 세트장에서 펼쳐지는 토크쇼는 <힐링캠프>나 <승승장구>, <무릎팍 도사>가 주는 단란하고 편안한 이미지마저 연출해 내지 못했다. 드넓은 세트장은 딱지치기 공간으로 사용하기 위해 준비한 것일까.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같은 말로 사람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사람을 만든다. 이들이 드넓은 세트장에서 책 일부분만을 이야기하는 방송이 어떤 사람과 어떤 생각을 만들어 낼지 기대하는 마음보다 걱정되는 마음이 앞선다.
<달빛 프린스>는 선정도서와 관련된 퀴즈를 풀고 찬스 게임으로 획득한 상금을 기부하는 부분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번 첫 방송에서는 '사랑의 집짓기 운동'에 600만 원을 기부했다. 게스트로 나온 배우 이서진이 후원하는 단체에 기부한 좋은 사례다. 다만 프로그램이 책을 소재로 했기에 오히려 문화적 혜택이 많이 소외된 곳이나 책을 즐기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책을 공급하는 방식이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쟁쟁한 출연진과 제작진을 내세우고도 15일 종영한 <승승장구>보다 3.6%나 낮은 5.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달빛 프린스>는 각종 오락 프로그램들이 판치는 이 혼탁한 시국에 웃음과 지혜로 천하를 통일하겠다고 나선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 상태로는 각종 오락 프로그램 중에도 그저 그런 프로그램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당장 다음 회에서라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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