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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아틀라스' 흥행 성적으로만 재단할 수 없는 '실험 정신'

[영화리뷰] 시대를 앞서간 운명의 대서사시, 그럼에도 의미 있는 도전

13.01.10 10:10최종업데이트13.01.1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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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연출한 톰 터크베어, 라나 워쇼스키, 앤디 워쇼스키 감독(왼쪽부터)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연출한 톰 터크베어, 라나 워쇼스키, 앤디 워쇼스키 감독(왼쪽부터)㈜블루미지

<매트릭스> 워쇼스키 남매와 <향수> 톰 티크베어 감독이 의기투합 하여 만든 <클라우드 아틀라스>. 데이빗 미첼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등장하는 여섯 개의 에피소드에서 주인공들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특별한 관계를 맺고, 전생과 현재, 미래에도 이어지는 인연의 도움 혹은 방해를 받으며 그 시대의 의미 있는 일을 수행하게 된다.

'윤회 사상'을 기본 바탕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핵심 키워드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사랑과 신의, 운명이다. 1849년을 거슬러 올라가 시작된 한 남녀의 사랑과 구원에서 시작된 손길은 500년의 시간을 반복하여 하나의 인연으로 결집시킨다.

1849년, 1936년, 1973년, 2012년, 2144년, 2346년이 뒤죽박죽 얽히고설키며 시대를 반복하며 이어나가는 주인공들의 인연을 강조한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쉽게 풀리지 않는 퍼즐처럼 복잡한 결정체를 이룬다.

3시간 남짓 가까운 긴 러닝타임동안 이 어려운 숙제를 스스로 풀어 나가야하는 관객들을 위해 나름 쉽게 보여주고자 하는 워쇼스키 남매와 톰 티크베어 감독의 노력이 보이긴 하다.

하지만 여러 시대 동안 다양한 분장과 캐릭터로 등장하는 배우들의 등장과 여섯 중주가 하나로 뭉치지 못하고, 각 문단에서 일단락 짓는 구조는 오히려 관객들의 더 큰 혼란만 야기할 뿐이다. 왜 <클라우드 아틀라스>가 미국 개봉 직후 여러 비평가를 통해 '2012년 최악의 영화'로 꼽혔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출연한 배두나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 출연한 배두나 (주)블루미지

그럼에도 불구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굳이 여섯 개의 테마를 퍼즐처럼 배열하고자한 감독의 의도를 파악한다면, 그 어떤 블록버스터보다 흥미진진하게 다가올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대중성보다 실험정신으로 중무장한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독특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은 배우 기용이다. 톰 행크스, 할 베리, 짐 스터게스, 휴고 위빙, 벤 위쇼, 휴 그랜트 등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면서도 휴 그랜트의 얼굴조차 알아볼 수 없는 분장으로 연기를 시키는 감독은 워쇼스키 외엔 많지 않을듯하다.

1849년 애덤 어윙(짐 스터게스 분)의 아내로 완벽 백인 분장에 이어 1973년 멕시코 여자, 2144년 클론 손미로 3단 변신에 성공한 배두나의 존재감. 최고의 배우들이 합류한 만큼 연기 면에서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앙상블을 보인다는 것도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장점이다.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 독특한 분장으로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미덕을 제한할 순 없다. '윤회사상'을 통해 여섯 개의 이야기를 대중적인 하나의 담론으로 형성하고자하는 미션에 아쉬움을 남긴 것은 부인할 수 없는 가장 큰 영화 실패 원인이다.

허나 각각의 시대를 사는 인물들이 뫼비우스 띠처럼 연결된 인연과 운명을 통해 강자의 탐욕을 위해 생성된 '질서'와 '억압'에 맞서 싸우는 용기는, 냉소와 절망의 시대에도 불구 그럼에도 살아야하는 우리에게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워쇼스키 남매와 톰 티크베어는 '윤회'와 '운명'이라는 이 난해하고도 장황한 이야기를 스크린에서 구현하고자 하였고, 비록 '흥행 실패'로 끝났다 하더라도, 그 도전정신만큼은 높이 살만하다. 미래의 누군가가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통해 누구나 환호할 수 있는 새로운 영화 장르를 구축한다면 영화사에 길이 남을 선각자가 될지 누가 알겠나.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포스터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포스터(주)블루미지


클라우드 아틀라스 배두나 워쇼스키 영화 톰 행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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