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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10구단, 전북 유치로 라이벌전 역사 새로 써야

12.12.30 16:26최종업데이트12.12.3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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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로 평가받는 왕정치(오 사다하루). 하지만 늘 꼬리표처럼 따라 다니는 '나가시마 시게오'라는 이름 때문에 그는 하루도 배팅연습을 게을리 할 수 없었습니다. 자칫 정상의 자리에서 나태해질 수 있었던 자신을 추스를 수 있게 한 '라이벌(rival)'이 있었기 때문이죠.

야구의 본고장 미국은 라이벌 역사가 깊은 곳이기도 한데요. 대표적인 라이벌로 보스톤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즈를 꼽을 수 있습니다. '밤비노의 저주(미국 메이저리그의 보스턴 레드삭스가 1920년 홈런왕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트레이드시킨 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을 루스의 애칭인 밤비노에 빗대어 표현한 용어다)'로 형성된 두 팀의 라이벌전은 전 세계 야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뿐 시킬 뿐 아니라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전의를 불타게 하죠. 경기가 펼쳐지는 양키스타디움과 펜웨이파크는 양 팀 선수와 관중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순식간에 전쟁터로 변모하곤 합니다.  

시간을 거슬러 도착한 1976년. 비로소 한국야구의 라이벌 역사가 시작됩니다. 호남과 영남을 대표하는 군산상고와 경남고가 청룡기 야구대회 결승전에서 격돌하게 된 것이죠. 당시를 회상한 한 야구팬은 "영호남 지역대립에 막강한 선수들의 대결까지 펼쳐져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가 계속 됐다"며 최초로 라이벌 구도를 이뤘던 두 팀의 대결을 '전쟁'으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한국야구의 라이벌 역사는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에서도 이어지게 됩니다.

3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프로야구. 여러분들은 숱한 역사 속에서 어떤 라이벌전이 떠오르시나요? 누군가는 롯데와 해태의 '영호남 더비'를 회상하실 텐데요. 저는 LG와 두산의 '한 지붕 두 가족 더비'가 생각이 나네요. 잠실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두 팀의 경기는 프로야구의 신흥라이벌 매치로 양보할 수 없는 격전으로 이어지고 있죠. 이렇듯 관중 1000만 시대를 준비하는 프로야구에 있어 라이벌 구도는 빼놓을 수 없는 흥행코드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KBO의 창단승인으로 2015년부터 10구단 체제운영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북 부영의 등장은 새로운 라이벌구도를 탄생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죠. 우선 기아 타이거즈와의 '호남더비'를 통해 침체되었던 전라권야구의 활력을 불어 넣어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두 팀의 대결로 '젖줄' 군산상고와 광주일고의 라이벌구도가 자연히 형성되어 아마야구의 기폭제가 되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시즌부터는 새로운 얼굴이 프로야구팬들 앞에 등장하는데요. 다들 누군지 아시겠죠? 바로 9구단인 NC 다이노스입니다. 전북 부영의 등장은 NC와의 '새내기 더비'라는 신개념 라이벌전을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두 팀은 신생구단 창단작업으로 수급된 신예들로 구성될 확률이 높은데요. 이러한 두 팀의 대결은 관록과 여유의 야구가 아닌 새내기들의 패기 넘치는 승부로 이어져 프로야구 판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점에서 전북 부영의 탄생은 1000만 관중시대를 준비하는 한국프로야구의 필요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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