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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수, 공격 3천 득점...아직 살아있네~

프로배구 사상 첫 공격 3천 득점 돌파... LIG, 2년 만에 삼성화재 제압

12.12.30 09:44최종업데이트12.12.3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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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LIG손해보험이 11연패 끝에 '천적' 삼성화재를 꺾고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다. LIG손해보험이 정규리그 경기에서 삼성화재를 이긴 것은 2011년 1월 이후 무려 2년만이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18득점을 올린 단연 이경수였다. 동료 외국인 선수 까메호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33득점을 올렸지만, 이경수는 승부처마다 값진 득점을 올렸고 프로배구 사상 처음으로 공격 3천 득점 돌파라는 대기록까지 세웠다.

이경수는 지난 26일 경기에서 프로배구 사상 처음으로 개인 통산 3500득점을 돌파하기도 했다. 프로 최초 1500득점, 2천 득점, 3천 득점 등의 대기록이 모두 그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이경수가 가는 길이 곧 프로배구 역사

이경수는 대학 시절 강만수-임도헌-하종화-신진식으로 이어지는 한국 배구의 '거포 계보'를 이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그의 프로 생활은 데뷔하기 전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신인 드래프트 제도를 무시하고 LIG손해보험과 계약을 맺는 바람에 징계를 받았고, 원하는 팀에서 뛸 수 없다면 은퇴하겠다고 맞선 이경수는 LIG손해보험이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대한항공에 양도하고서야 3년간의 징계가 풀렸다.

때마침 2005년 프로배구가 출범했고, 이경수는 득점 1위, 서브 1위를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듬해에도 득점 1위를 차지했고, 외국인 선수들과 맞붙어 득점왕에 오른 국내 공격수는 아직도 이경수가 유일하다.

2002 부산아시안게임,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 2회 연속 한국의 금메달 획득을 이끌며 국제 무대에서도 이경수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이제 남은 것은 프로 무대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일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뛰어난 재능은 오히려 독이 되고 말았다. 대학은 물론이고 중, 고교 시절부터 팀의 공격을 도맡으며 혹사를 당했던 이경수는 허리, 무릎, 발목 등 끊임없는 부상에 시달리며 수술대에도 자주 올랐다.

이경수가 부상과 싸우는 사이 프로배구는 외국인 선수의 시대가 되었고 국내에도 박철우, 김학민, 김요한 등 실력 있는 후배 공격수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이경수의 자리는 갈수록 좁아졌고 LIG손해보험도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경수의 마지막 꿈, 과연 이뤄질까

그러나 이경수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어느덧 서른을 넘긴 노장이 되었고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자 지난해 국가대표팀 은퇴까지 선언하며 LIG손해보험을 위해서만 코트를 누볐다.

나이가 들자 역할도 변했다. 지금은 외국인 선수와 후배들에게 공격을 맡기고 자신은 서브 리시브, 디그, 블로킹 등 궂은 일을 도맡으며 팀의 살림꾼으로 활약하고 있다. 전성기의 화려한 공격력은 줄어들었지만 노련함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물론 올 시즌에도 LIG손해보험의 우승을 장담하기는 힘들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삼성화재나 현대캐피탈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고, 간판 공격수 김요한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LIG손해보험은 이날 값진 승리를 거두며 대한항공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정규리그가 끝날 때가지 지금의 자리를 지킨다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고, LIG손해보험에게도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한국배구 최고의 거포로 불리웠지만 아직 우승 트로피가 없는 이경수는 여전히 코트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우승을 향한 집념과 성실함, 산전수전 다 겪은 경험은 모든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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