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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당선인이 기억해야 하는 '시간'과 '충고'

제18대 대통령 선거 이후에 주목할 만했던 2편의 교양 프로그램

12.12.27 12:05최종업데이트12.12.2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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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중 생각에 잠겨있는 박근혜 당선인 ⓒ 조성환


대통령 선거 이후에 나온 공중파 3사의 관련 프로그램들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순간,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승리의 환호성을 질렀고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아쉬움에 탄식을 내뱉었다.

어쨌든 선거는 끝났다. 사람들은 다시 일상을 살아가고, 하루는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선거가 끝은 아니다. 도리어 시작이라 생각한다. 국민은 박근혜 정부가 좋은 정책과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도와야 하며, 혹여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지 끊임없이 감시해야 한다. 이것은 진영 논리와 상관없이 국민 모두에게 해당하는 책임이다. 그중 언론은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다.

공중파 3사는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이후에 선거 결과와 관련된 많은 프로그램을 쏟아냈다. SBS의 <대선 특집 다큐-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 박근혜>와 KBS의 <대통령 당선인 박근혜-국민이 행복한 나라>는 대통령 당선 직후 방송국이 으레 승자에게 헌정했던 당선자의 인생을 다룬 특집 프로그램이었다.

MBC의 <여성 토론 위드-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에게 바란다>, KBS의 <심야토론-국민의 선택, 대한민국의 미래는?>, <대한민국의 선택과 미래>, SBS의 <시사토론-대선, 민심은 무엇을 원했나?> 등의 토론 프로그램은 민심의 결과를 놓고 전문가들이 여러 각도에서 의견을 제시했다. 그리고 KBS의 <미디어 비평>은 대통령 선거 기간에 나간 언론사의 기사와 방송국의 방송을 분석하여 정책과 도덕성을 검증하는데 충실했는지를 다루었다.

KBS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 3일-승부, 그 뜨거웠던 72시간. 18대 대통령 선거>와 <KBS스페셜-성공하는 대통령의 조건, 당선 후 67일>은 앞선 프로그램들과는 다른 기획에서 출발했다. 특정한 공간의 3일을 관찰하는 프로그램인 <다큐멘터리 3일>은 이번에는 대한민국을 무대로 가장 뜨거웠던 선거 직전과 직후의 72시간을 기록하며 후보와 국민이 품었던 마음의 온도를 담았다. 그리고 <KBS스페셜>은 지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몸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정권이 성공하기 위해서 어떤 첫걸음을 내디뎌야 하는지를 주목했다.

▲ <다큐멘터리 3일> 승부, 그 뜨거웠던 72시간. 18대 대통령 선거-12월 23일 방송 ⓒ KBS


가장 뜨거웠던 72시간을 잊지 말자

<다큐멘터리 3일-승부, 그 뜨거웠던 72시간. 18대 대통령 선거>는 12월 17일에서 출발하여 공식 선거 운동 마지막 날인 18일, 대통령 선거일인 19일을 거쳐 대통령 당선인의 첫 하루인 20일까지의 기록이다. 카메라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유세 현장, 선거 캠프를 쫓아다니면서 각 후보가 펼치는 유세의 현장 분위기를 보여준다. 유세장에 모인 국민에게 후보의 어느 면이 좋은지, 이번 선거의 의미는 무엇인지, 바라는 점은 무엇인지를 묻는다.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대답하는 사람들. 그들이 들려주는 대답 속엔 후보의 당선을 염원하는 마음이 강하게 묻어있다.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이틀 동안의 시간엔 그를 지지하는 국민과 캠프의 사람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가득하다. 무엇보다 강한 기운을 보이는 사람은 후보 자신이다. 후보에겐 당선되길 가장 간절하게 원했던 순간이고 한 표가 정말 절박했던 시간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이 시간을 꼭 기억해야 한다. 한 표를 호소하기 위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미래에 대해 약속하고, 희망에 대해 말했던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동시에 자신에게 표를 주지 않았던 사람들이 느낀 패배의 슬픔을 어루만져야 한다. 당선인 신분으로 처음 내뱉은 메시지였던 '대통합'이 왜 필요한지를 망각해선 안 된다.

당선인을 포함하여 승리한 여당도, 패배한 야당도, 그리고 우리 모두 <다큐멘터리 3일>이 기록한 72시간을 기억 속에서 지워서는 안 된다. 영화 <MB의 추억>을 보고 가장 부끄러워해야 하는 건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라 그 시간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려고 하는 우리 자신이다. 그런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제18대 대통령 선거 직전과 직후가 담긴 <다큐멘터리 3일-승부, 그 뜨거웠던 72시간. 18대 대통령 선거>는 앞으로도 다시 볼 필요성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성공하는 대통령의 조건, 당선 후 67일-12월 23일 방송 ⓒ KBS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인사의 중요성

<KBS스페셜-성공하는 대통령의 조건, 당선 후 67일>은 당선의 기쁨이 넘치고, 미래에 대한 의욕으로 가득 찬 대통령 당선인의 67일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 시간을 먼저 지났던 노무현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이명박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람들의 시행착오가 포함된 경험담엔 귀 기울여 들을만한 내용이 많다.

그들은 대통령으로 당선된 순간 기쁨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고 한다. 당선인에겐 국민의 기대와 요구가 쏟아진다. 당선인은 첫 행보부터 정치적인 의미를 보여줘야 하며, 이후로도 국민에게 새로운 정부가 지향하는 메시지를 계속 알려야 한다.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 전까지 함께 일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이것을 위해 존재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어떻게 구성하고,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는가에 따라 차기 정부의 국정 운영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이전 인수위 사람들은 입을 모았다. 인수위는 주요 국정 과제를 선정하면서 차기 정부의 큰 그림을 그리고, 선거 공약의 선택과 집중을 해놓아야 한다. 초대 청와대와 내각의 인선도 준비해야 한다. 그렇기에 인수위를 보면 차기 정부가 보인다고 말한다. 이 말은 주요 요직으로 가는 지름길이란 의미에다, 어떤 사람들이 중심으로 있는가에 따라 그림의 형태가 달라진다는 의미까지 포함한다.

인수위원회를 경험했던 사람들은 국정의 연속성을 강조하고, 인사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새롭게 무엇인가를 하겠다는 의지도 중요하지만 떠나는 정부가 이룬 공과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당부한다. 잘한 것도, 잘못한 것도 모두 이어진다. 정파의 이익을 생각하지 말고, 국가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자세로 임하길 주문한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기에 결국 '인사가 만사'다. 박근혜 당선인은 분열과 갈등을 끊고 '대탕평책'을 펼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당선인은 첫 인사로 비서실장에 유일호의원, 수석대변인에 윤창준 칼럼세상 대표, 대변인에 조윤선, 박선규 씨를 임명했다. 이 인사에 대해서 지금 설왕설래하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은 이번 인사에 어떤 메시지를 담았을까? 차기 정부의 성공 여부는 이미 시험대에 올라섰다. 앞서 언급한 72시간의 약속을 당선인은 기억해주었으면 한다.


다큐멘터리 3일 KBS 스페셜 대통령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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