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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감독 권한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

[주장] 구단주·선수 권한 강한 첼시... 좋은 행보 이루기 위한 열쇳말은 감독

12.12.26 16:19최종업데이트12.12.2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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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는 '감독들의 무덤' 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팀이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을 시작으로 주제 무리뉴·아브람 그랜트·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거스 히딩크·카를로 안첼로티·안드레 빌라스-보아스·로베르토 디 마테오를 거쳐 현재는 라파 베니테즈 감독이 임시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고 있다.

이 가운데 히딩크 감독을 제외하고는 모두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경질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선수 영입에 엄청난 투자를 했던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공을 무시할 수 없지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갖고 있다보니 감독들이 자신들의 뜻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 선수들이 지나치게 많은 권력을 쥐고 있는 것 또한 문제다. 이에 해당되는 선수들은 존 테리·프랭크 램퍼드·애쉴리 콜 등 팀의 베테랑 선수들. 대표적으로 빌라스 보아스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과 불화를 일으키며 결국 첼시에서 경질되고 말았다.

올 시즌 첼시는 커뮤니티 실드·UEFA 슈퍼컵과 같은 단판 승부를 비롯해 토너먼트 대회인 클럽월드컵까지 3개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고,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출전한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최초로 디펜딩 챔피언이 16강 진출을 기록하지 못한 역사를 남기게 되었다.

그러나 베니테즈 감독이 부임 초기의 여러 어려움을 딛고 팀을 서서히 정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임 초기에 리버풀에서의 행적이 거론되며 팬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고, 클럽 월드컵 우승에 실패하면서 비판의 강도가 강해졌지만 베니테즈 감독 체제에서 팀이 서서히 정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록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을 막지 못했지만 노르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최종전에서 6-1 승리를 거두었고,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캐피탈 원 컵에서 5-1 승리, 아스톤 빌라와의 프리미어리그 홈경기에서 8-0 완승을 거두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있어 변화된 부분은 부진에 시달렸던 페르난도 토레스의 득점력이 살아났고, 후안 마타를 비롯해 에당 아자르·오스카 등 공격형 미드필더들의 창조성이 살아났으며 다비드 루이스의 수비형 미드필더로의 포지션 변경이 성공을 거둔 것을 들 수 있다.

특히 루이스의 수비형 미드필더로의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몬테레이와의 클럽월드컵 4강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팀의 3-1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고, 아스톤 빌라와의 홈경기에서는 득점 뿐만 아니라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기록적인 8-0 대승에 크게 기여했다.

루이스의 수비형 미드필더 변신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것은 몬테레이전에서 그가 교체된 이후의 경기 내용이 확연히 달라졌고, 결승전에서 루이스가 중앙 수비수로 기용되고 프랭크 램퍼드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하면서 좋은 경기 내용을 보이지 못하면서 0-1로 패해 우승에 실패한 것을 비교 포인트로 들 수 있다.

베니테즈 감독은 아스톤 빌라전이 끝난 이후 루이스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꾸준히 기용하겠다는 복안을 밝히며 앞으로의 시즌 운용의 청사진을 제시했고, 1위 추격 가능성을 언급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렇게 첼시가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현 상황에서 베니테즈 감독의 권한이 좀더 강화되어야 한다. 현재 첼시는 감독의 권한이 강하지 않으며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권한이 워낙 강한 상태이다.

이로 인해 감독들이 자신의 축구를 펼치지 못하면서 선수들의 갈등 관계까지 일어나 결국 중도 경질이라는 파국을 맞게 되었다. 감독 경질이 잦을 경우에는 첼시가 갖고 있는 축구 스타일에 변화가 일어나며 이로 인해 혼선이 빚어지고 결국 성적 부진으로 이어지게 된다.

베니테즈 감독이 임시 감독으로 첼시에 부임했지만 그의 권한이 강화되고 선수들은 감독의 권한을 존중하며 서로간의 신뢰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이상을 추구하는 기계적인 존재가 아닌 유기적으로 팀을 건설하면서 첼시만의 스타일을 창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는 다른 프리미어리그의 경쟁 클럽과도 비교되는 부분이다. 첼시가 감독 교체가 잦은 것에 반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26년째 팀을 이끌고 있고, 아스널은 최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아르센 벵거 감독이 16년간 팀을 이끌었으며, 에버턴의 경우 모예스 감독이 10년간 팀을 지휘하며 장수 감독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감독의 권한이 강화되어 스스로의 능력을 펼쳐보일 경우 좋은 성적과 더불어 팬들도 클럽을 신뢰하게 되고 유소년 팀들도 1군의 스타일을 적용하면서 유기적이고 효율적인 클럽 운영이 가능해진다. 첼시는 지금부터라도 베니테즈 감독의 권한을 강화하면서 후임 감독들이 첼시에 부임할 수 있게 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베니테즈 감독은 팬들의 신뢰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지속적으로 승리하는 모습을 보이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자신의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부임 초기와 달리 베니테즈 감독 체제의 첼시는 모든 측면에서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베니테즈 감독의 권한 강화를 통해 설령 그가 떠난 이후라도 후임 감독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사례를 만들어주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과연 베니테즈 감독이 첼시의 구원자로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시작점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첼시에서 감독의 권한이 강화되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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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글은 블로그(khseo11.tistory.com)에도 중복 게재되었습니다.
첼시 라파엘 베니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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