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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쇼스키들(The Wachowskis) "배두나는 문화권 초월"

[인터뷰]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워쇼스키 남매와 톰 티크베어 감독

12.12.14 16:14최종업데이트12.12.1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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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연출한 톰 티크베어, 라나 워쇼스키, 앤디 워쇼스키 감독(왼쪽부터)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연출한 톰 티크베어, 라나 워쇼스키, 앤디 워쇼스키 감독(왼쪽부터)㈜블루미지

172분. 언젠가부터 영화 한 편의 러닝타임이 3시간을 훌쩍 넘기는 시대가 됐지만 관객이 느끼기엔 3시간에 달하는 시간은 여전히 길다. 그러나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연출한 앤디 워쇼스키 감독은 "그래도 3시간 안에 끝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700페이지에 달하는 원작을 3시간 안에 밀도 있게 담아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광진구 한 호텔에서 진행된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관련 인터뷰에서 라나 워쇼스키 감독은 "대본 작업 과정에서부터 방대한 내용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담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면서 "묽게 시작해 점차 짙은 농도의 소스를 만드는 과정같이 작업했다"고 밝혔다. 최대한 집약적으로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편집 과정에서 4~5장면을 삭제했지만, 재배치하는 과정을 거치며 제시하고 싶었던 영상을 다 담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3명의 감독이 공동 연출한 영화다. 각자의 세계관과 가치관이 뚜렷한 감독들이 모인 탓에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이나 충돌도 있었을 법하다. 이에 대해 톰 티크베어 감독은 "전혀 없었다"고 미소 지었다. "함께 일하는 것 자체가 좋았다"는 그는 "이미 영화를 시작하기 전부터 서로의 삶과 영화에 공감하고 동의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했다.

"초기 단계부터 토론을 즐겼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각자 연출하는 것보다 흥미롭게 할 수 있었다. 같이 했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때론 앤디, 라나의 생각이 내 생각과 달랐던 부분도 있지만 그들의 궤도를 따라가다 보면 내 생각과 일치하는 해결점에 도달하곤 했다."(팀 티크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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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아틀라스>에는 배두나가 출연한다. 1849년에는 변호사 애덤 어윙(짐 스터게스)의 아내 틸다로, 2144년에는 클론 손미-451로 각각 등장한다. 배두나의 매력에 대해 묻자 톰 티크베어 감독은 "외모적인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배두나의 연기 방식은 그가 속한 문화권과는 무관해 보인다"고 답했다. 주어진 인물에 접근하는 방식을 보면 마치 '일'이 아닌 '그 인물 자체'가 되는 것 같다고. "기술적인 면이 눈에 보이는 배우들이 있는데, 배두나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배두나가 맡은 손미-451은 미래의 서울인 '네오 서울'을 배경으로 등장한다. 라나 워쇼스키 감독은 "서울이라는 도시를 은유적으로 잘 표현해줄 수 있는 배우가 바로 배두나라고 생각했다"면서 "배두나는 출연작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지만, 그 속에서 일관성 있게 흐르는 배두나만의 뭔가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했다. 누가 보건 아웃사이더 같은 모습이라고. 라나 워쇼스키 감독은 "일반이라고 생각하는 범주에 속하지 않은 캐릭터를 잘 소화하는 게 배두나의 장점"이라고 전했다.

손미-451은 자신을 구해준 반군장교 장혜주(존 스터게스)의 심장 소리를 통해 사랑을 느낀다. 극 중에는 두 사람의 베드신도 있다. 라나 워쇼스키 감독은 이 장면을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사랑'에 대한 강조"라고 했다. 생명체라면 평균 1억 번의 심장 박동이 있지만, 생애 주기는 각기 다르다는 점에 염두를 뒀다. 12년이 지나면 처형되는 클론과 인간의 심장 박동은 다르지만 손미-451은 장혜주의 느린 심장 박동 소리를 들으며 위안을 얻는다. 라나 워쇼스키 감독은 "단일화된 시간을 버릴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사랑"이라면서 "사랑 덕분에 많은 문제로부터 초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드러냈다.

"손미-451은 인간적인 유대관계, 공감대를 느낄 수 없는 인물이다. 클론으로서 삶의 형식이 반복적이고 기계적이기 때문이다. 1년마다 목걸이에 별을 하나씩 더하는데 그 별이 12개가 되면 처형된다. 하지만 이런 현실을 알게 된 손미는 노예로서 고립된 클론을 해방시키려고 한다. 서로에게 연민을 느끼면서 진정한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장면이다."(앤디 워쇼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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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찾은 것은 처음이지만, 세 감독은 한국을 꽤 좋아하는 눈치였다. 음식뿐만 아니라 문화, 특히 한국 영화에도 관심이 많았다. 톰 티크베어 감독은 한국 영화에 대해 "굉장히 독특한 문화를 가졌으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작품과 혁신적인 감독, 배우들이 있는데 박찬욱, 김기독 감독처럼 잘 알려진 이들의 작품은 거의 다 봤다. 각기 다른 스토리텔링 기법이나 미학, 장르를 시도해 보여주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 <살인의 추억> 등을 봤다. 한국 영화는 개성이 강하다. 독특함도 있지 않은가 싶다. 한국 소설도 많이 본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김영하의 작품도 봤다."(라나 워쇼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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