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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소년> 조성희 감독의 감각적 연출 '일품'

[영화 리뷰] 세상에 없던 사랑...<늑대아이>를 뒤잇는 순수한 감동

12.11.01 16:59최종업데이트12.11.0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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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늑대소년> 스틸사진
영화 <늑대소년> 스틸사진 (주)영화사 비단길

<늑대아이>, 10월 31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늑대소년>, 그리고 11월 개봉 예정인 <브레이킹던 part2>까지. 올 가을 극장가는 유독 늑대 인간의 등장이 잦다.

KBS <개그콘서트>의 귀요미 브라우니의 사촌(?) 격인 늑대. 하지만 깜찍한 브라우니와 달리 늑대는 무시무시한 맹수의 존재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늑대는 사나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인간을 위협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 음흉함을 빗대 어떤 사람들은 "남자는 다 늑대"라고 칭하기도 한다.

그런데 <늑대아이>를 뒤이어 관객들의 곁을 찾아온 <늑대소년>은 우리가 알던 음흉한 늑대와 영 거리가 멀다. 완벽한 사람이 아닌지라 가끔 늑대로 변신을 하곤 하지만 그 속내는 보통 사람들보다 더 따스하고, 인간적이기까지 하다.

'세상에 없던 사랑', '2012년 가을 심장을 뒤흔드는 가장 강렬한 감성 드라마' 표어에서 드러나듯이, <늑대소년>은 늑대인간으로 태어난 소년과 아리따운 소녀의 사랑이야기이다. 늑대 소년 철수(송중기 분)가 늑대인간으로 탄생한 것은 순전히 인간의 욕망 때문이다.

6.25 전쟁 직후 북한과 맞설 엄청난 인간병기를 만들고 싶었던 이들은 반윤리적인 행위를 자행하고 만다. 설상가상으로 철수를 늑대들과 함께 격리하여 우리에 가두던 과학자는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었다. 그래도 아내이자 엄마인 '하나' 덕분에 자기 나름대로 삶을 개척할 수 있었던 <늑대아이> 속의 '늑대인간'들과는 달리 <늑대소년>의 소년은 늑대로서도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기도 버거워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늑대 소년을 엄마 대신 따스하게 보듬어 줄 수 있는 가족이 나타난다. 소년의 보호자 격이자 소년의 유일한 사랑인 소녀(박보영 분)는 길들여지지 않은 맹수 소년을 다독여 보통 사람들과 어울려 지낼 수 있는 인간으로 탈바꿈시킨다.

<늑대아이>, <늑대소년> 모두 도시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드넓은 자연을 주제로 했고, 그 속에서 순응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선하고 아무 의심 없이 '늑대인간'이란 존재를 받아들인다. 그런데 '늑대인간'들이 온전히 잘 자라기까지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었던 <늑대아이>와 달리, <늑대소년>에는 소년의 존재를 못마땅하게 여긴 나머지 그의 삶을 방해하고자하는 '도시권력'이 개입하기 시작한다.

극 중 늑대소년은 말을 못한다. 전쟁 당시 비밀 병기를 만들고 싶었던 인간의 헛된 망상으로  태어날 때부터 늑대 우리에 격리되어 갇혀서 살아야했던 소년은 인간으로서 기본 예의범절이나 살아가는 방도를 하나도 모른다. 그는 인간이라기보다 한 마리의 길들여지지 않는 늑대에 가깝다. 그런데 세상 그 누구보다 거칠고 날카로웠던 늑대는 연약하기 짝이 없는 소녀의 "기다려" 한 마디에 온순한 '양 한 마리'가 되어간다.
 영화 <늑대소년> 스틸사진
영화 <늑대소년> 스틸사진(주)영화사 비단길

그런데 소녀를 만난 이후 늑대소년에게만 남다른 변화가 생긴 것이 아니다. 도시 출신 소녀답게 유난히 깔끔 떨고, 사람들과 어울리길 싫어하던 소녀는 처음 '늑대소년'과 함께 살아가는 것에 강한 반발심을 드러낸다. 문학적 감성은 뛰어나지만 아버지의 죽음과 질병으로 인해 우울증까지 앓고 있는 소녀는 폐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극도로 약화되어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늑대소년' 과 함께 드넓은 자연에서 어울려 지내면서 소녀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처음으로 소년에게 마음의 문을 열게 되고, 아팠던 몸과 마음 또한 부쩍 건강해진다.

세상과 동떨어진 채 철저히 홀로 살아왔던 '늑대소년'과 세상에 마음의 문을 닫았던 소녀의 순수한 교감을 그려낸 <늑대소년>은 '늑대'라는 제목이 무색하듯이 서정적이고 따스한 온기를 품는다. 겉모습은 헝클어진 야수에 말도 못하지만 소녀의 "기다려." 한 마디에 정말로 오랜 시간 기다려줄 수 있는 소년의 순정은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인간과 인간 간의 순수한 감정이 메말라버린 현대 사회에 뭉클함을 선사한다.

첫 상업영화 데뷔작임에도 불구, 벌써부터 전 세계 유수 영화제의 러브콜을 받는 조성희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이 일품이다. 거기에다가 극 중 말을 못하는 야수 캐릭터를 실감나게 연기하기 위해 눈빛과 표정, 몸짓 그리고 호흡만으로 모든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송중기의 놀라운 변신. 송중기의 행동과 눈빛만으로 감정을 잡으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해낸 박보영의 성숙한 연기력이 이뤄낸 환상 호흡은 올 가을 외로운 이들의 가슴을 적시는 최고의 멜로 영화로 손색없게 한다. 10월 3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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