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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님, 이것은 정치인 인터뷰가 아니므니다

[TV리뷰] 취임1주년 맞아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 출연한 박원순 시장

12.10.25 16:24최종업데이트12.10.2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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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 1주년을 맞아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와 인터뷰를 한 박원순 시장.
취임 1주년을 맞아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와 인터뷰를 한 박원순 시장. tvN

벌써 1년입니다. 이제는 대선후보가 된 안철수 원장과의 드라마틱한 단일화 과정을 거쳐 서울시장에 취임한 박원순 시장의 임기 말입니다. 그런 그가 24일 방송된 tvN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와 단독 인터뷰를 했습니다. 지난 20일 녹화 분이라지요. 이 자리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10년은 시장한 것 같아요."

녹록치 않은 서울시장 업무를 중의적으로 표현한 말이겠지요. 하지만 그 속내에는 좀 더 깊은 뜻이 들어 있었습니다.

"몰입을 해 왔죠. 하나하나 중요하지 않은 일이 없잖아요. 그걸 계속 회의하고 보고받고 지시받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왔던 느낌을 받은 거죠. (언론, 시의회, 단체들이나) 그런 분들하고 여러 가지 잘 해가야 하잖아요. 쉽진 않은데, 여러 시민들의 삶에 제 결정으로 변화를 주는 본질적인 즐거움이 있는데, 이 정도는 대수지 라고 생각하죠."

 박원순 시장이 공개한 집무실 책장. 자신의 위치를 좌와 우의 중간으로 소개했다.
박원순 시장이 공개한 집무실 책장. 자신의 위치를 좌와 우의 중간으로 소개했다. tvN

좌와 우의 중간에 서겠다는 'SNS 시장' 박원순

이날 방송에선 얼마 전 이사를 마쳐 자신도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겠다는 새 청사의 모습도 담겼습니다. 집무실 한 편에서 상추, 취나물, 배추 등을 키우며 도시 농업을 고민한다는 박원순 시장은 "드셔도 된다"며 직접 상추를 먹는 친근함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진행자 백지연씨의 지적(?)대로 여기저기 서류와 책들로 뒤덮인 집무실은 열심히 일하는 서울시장의 면모를 웅변해 주기도 했습니다.

서울시장에 취임하기 전인 지난해 2월 이후 두 번째로 인터뷰를 갖는 백지연씨는 집무실 한 쪽 벽을 빼곡하게 채운 서류철들을 보자, "시장님이 직접 정리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서류철의 제목들을 보며 박원순 시장의 글씨체를 발견한 것이죠. 그런 후에 위태위태하게 쌓여 있는 책꽂이를 발견한 뒤 또 다시 물었습니다.

"책꽂이는 왜 넘어져요?" (백지연)
"좌우 갈등, 지역 갈등, 세대 갈등. 우리 사회 갈등이 많잖아요. 시장은 어떻게든 그런 갈등을 해결해야죠." (박원순)
"그럼 시장님은 좌우 어디에 서 계신 거에요? 요즘 새누리당에서 막 비판하던데요. 왜 좌 쪽에 행사는 지원하고 우 쪽에 행사는 지원하지 않느냐고." (백지연)
"저는 늘 가운데 서 있죠. (새누리당 지적은) 그건 잘 모르고 하시는 얘기에요. 얼마나 공평하게 하는데요. 전임시장 때 있던 분들이 전부 다 심사를 했어요. (책꽂이 중간을 가리키며) 저는 좌우를 다 조정하고 협의를 이끌어 가야죠. 저는 모든 시민의 시장이잖아요." (박원순)

더불어 세계 역사상 최초이자 본격적인 'SNS 행정시장'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한 박원순 시장. 그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취임 1주년 기자회견문 전문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그 1년의 성과로 3대 공약 즉,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 시립대 반값 등록금 시행,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꼽기도 했습니다. 10년 같다던 1년 동안 박원순 시장이 '트윗질'만 해온 것은 분명 아닌 것 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tvN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에서 박원순 시장이 소개한 초상화들
tvN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에서 박원순 시장이 소개한 초상화들tvN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그의 기대되는 향후 1년, 그리고 재선 

"지난 정부 4년을 지나면서 역사와 시대가 거꾸로 가는 것 같아서, 이건 제가 나서서라도 시정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도대체 정치라는 것이 뭐냐. 내가 지금까지 못해서 안 한 거냐. 어떻게 저렇게 나라를 거꾸로 만드는가에 대한 자괴감, 분노, 수치심, 의무감이 많이 들었습니다."

박원순 시장이 방송에서 밝힌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한 계기입니다. 그는 지리산 산행 후 적극적으로 안철수 원장에게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는 출마 뒷얘기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남은 임기는 2014년 6월. 그때까지 "못 해서 안 한게 아니다"라는 그의 정치력을 검증할 시간은 충분히 남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역시나 박원순 시장의 소신에서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상식과 합리성, 기본이라는 게 있잖아요. 우리 사회가 너무 다이나믹하게 발전해 오다 보니까 정치나 행정에 있어서 오히려 기본이 안 돼 있었어요. 그것이 사회 발전을 제약하면서 (국민들의)불만과 절망을 낳은 원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박원순 시장에게 기자들은 "임기 중에 뭘 한 건 할 거냐"라고 묻는다고 하더군요. 청계천과 디자인을 내세웠던 전임시장들과의 비교 때문일 겁니다. 기자들의 우문에 내놓은 박원순 시장의 현답이 걸작입니다.

"저는 아무것도 안 한 시장으로 기억되길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이 짧은 임기 동안에 뭔가 하나 '센세이셔널'한 걸 보여 주려고 하다 보니 무리를 하게 되고 그게 굉장히 많은 채무로 남기도 하고. 전 이 많은 채무를 줄이기만 해도 제 역할을 다 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계속 강조하고 있다는 박원순 시장. 그는 최근 한 노숙인의 장례식장을 찾아간 사연을 공개했다. "서울 시민 중 아무도 추모하는 이 없는 죽음을 보고 그 가시는 길에 시장으로서 꽃 한 송이 바치는 건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작은 것, (시민한 사람을) 섬세하게 챙기는 서울시장이 되고 싶다는 그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문 말미에도 그런 바람이 담겨져 있습니다.   

'끊임없이 참여해주시고, 허심탄회하게 지적해 주십시오. 저도 서울이라는 오케스트라를 잘 지휘해 내겠습니다. 오늘 우리의 지난 일 년을 뒤돌아보았다면 저는 앞으로의 일 년을 기대합니다. 우리가 어떤 아름다운 소리를 내게 될지 설렙니다. 모두의 희망과 설렘으로 최선을 다하는 매일이 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 덕분입니다. 시민이 시장입니다.'

"시민들이 원한다면" 재선에도 나설 수 있다는 뜻일 피력한 박원순 시장. 내년 이맘 때, 상식과 작은 것, 그리고 시민의 입장을 생각하는 'SNS 시장'의 취임2주년 방송 또한 충분히 기대해 봐도 좋을 듯 싶습니다.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에 출연한 박원순 시장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에 출연한 박원순 시장tvN


박원순 백지연 안철수 노숙자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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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칼럼니스트 및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전 FLIM2.0,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