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해피엔딩>의 배우 박정철(<오마이스타> 자료사진)이정민
'실장님' 딱지를 뗀 배우 박정철은 여느 때보다 여유로워 보였다. 20일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JTBC <해피엔딩> 촬영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정철은 "후속작도 이런 캐릭터를 맡고 싶다"며 이태평으로 살아낸 4개월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데뷔 때부터 반듯한 이미지와 외모 탓에 단정한 양복 차림과 딱딱한 말투 등 '각잡은 모습'만을 주로 보여왔던 박정철은 <해피엔딩>에서는 이와 180도 다른 역할을 연기했다. 그 결과 수년간의 고시생 생활로 찌질할 대로 찌질해진 이태평이라는 인물은 '실장님 전문 배우' 박정철마저 제대로 망가뜨렸다.
<해피엔딩> 속 그는 머리를 길러 너저분하게 흐트러진 모습에 목 늘어진 티셔츠나 색이 바랜 트레이닝복을 입는다. 20일 간담회장에도 박정철은 이러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17년만에 이런 모습이 처음"이라는 그는 "구석에서 자다가 촬영을 해도 역할과 잘 맞아서 좋다"며 "심지어 세수도 하지 않고 촬영한 적도 있다, 예전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길어진 머리카락 때문에 생긴 재미있는 일화도 있었다. "머리를 기르고 나서 신성우 씨를 닮았다는 말을 조금 들었다"는 박정철은 이내 "머리카락 때문에 땀띠가 많이 났다"며 "머리를 기르는 여자들의 고통을 짧은 기간이지만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이에 더해 "머리 때문에 뒷모습만 보고 여자인줄 알았다는 분도 있었다"고.
이렇듯 여러 고충이 따랐지만, 정작 본인은 즐거운 표정이다. <해피엔딩> 제작발표회 당시에도 "이런 역할이 데뷔 16년이 되어서야 찾아왔다"며 "그동안 이런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던 박정철이었다. 20일 만난 박정철은 "처음에는 (이태평을 연기하는 데) 이런저런 고민이 스스로도 많았다"며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를 놓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단순해지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덕분에 <해피엔딩>으로 선보인 자신의 모습에 금방 적응했다는 박정철은 이번 드라마에서 선보인 자평을 부탁하자 "연기를 잘했다, 못했다를 떠나서 스스로를 (인물에) 많이 녹였다고는 생각한다"는 답을 내놨다. 이어 그는 "촬영이 3주 정도 남았는데, (돌아보면) 개인적으로는 흡족할 만큼 내적인 변화는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박정철은 후속작에 대한 바람도 함께 전했다. "다시 한 번 코믹한 모습, 풀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작품 제의는 계속해서 '실장님' 캐릭터로 오고 있다고. 답답한 듯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되묻기도 한 그는 "그동안의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지 또 전작과 비슷한 인물이 많이 들어온다"며 "많은 분들이 <해피엔딩>을 보시고 다른 역할을 제의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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