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가 마지막 숙제였던 프랑스오픈까지 제패했다.샤라포바는 9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스타드 롤랑가로에서 열린 '2012 롤랑가로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사라 에라니(이탈리아)를 세트스코어 2-0(6-3, 6-2)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이로써 샤라포바는 2001년 프로 데뷔 후 12년 만에 커리어 그랜드슬램(4개 메이저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2004년 만 17세의 나이에 윔블던을 정복하면서 요정으로 떠올랐던 샤라포바가 여왕으로 등극하는 순간이다.세계 최고의 여성 스포츠 재벌, 의외로 굴곡 많았던 선수 생활마리아 샤라포바는 남녀 통틀어 세계 테니스계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다. 아마 테니스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TV나 광고 등의 매체를 통해 샤라포바를 한 번쯤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실제로 샤라포바는 작년 8월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에서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수입이 많은 여성 스포츠 스타' 부문에서 7년 연속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시대 최고의 '여성 스포츠 재벌'인 셈이다. 하지만 샤라포바가 선수로서 쌓은 실적은 그녀의 압도적인 인지도에는 미치지 못한다. 샤라포바가 지난 2004년 만 17세의 나이로 윔블던에서 우승할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그녀가 마가렛 코트(호주)와 슈테피 그라프(독일)의 뒤를 잇는 테니스 여제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하지만 8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샤라포바의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은 단 3회(2004년 윔블던, 2006년 US오픈, 2008년 호주 오픈)에 불과(?)하다. 샤라포바의 이름값에 비하면 다소 초라한 성적이다.결정적인 원인은 어깨 부상이었다. 샤라포바는 어깨 통증을 안고 대회에 출전하다가 2008년 어깨 쪽 힘줄이 파열되는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10개월이나 각종 대회에 결장하며 세계랭킹이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하지만 샤라포바는 시련을 이겨내고 다시 코트로 돌아왔고 2011년 프랑스오픈 4강과 윔블던 결승 진출로 확실히 재기에 성공했다. 샤라포바는 지난 1월에 열린 호주오픈에서도 결승에 진출하며 요정의 귀환을 알렸다.메이저 타이틀 모두 정복한 샤라포바, 이제 목표는 런던 올림픽샤라포바가 프랑스 오픈을 대하는 자세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커리어에서 유일하게 정상을 밟아보지 못한 메이저대회가 바로 프랑스 오픈이기 때문이다. 2007년과 작년 4강에 오른 것이 샤라포바의 프랑스오픈 최고 성적이었다.하지만 올해는 샤라포바의 우승을 위한 이변이 속출했다. 세계랭킹 1위 빅토리야 아자렌카(벨라루스)를 비롯해 흑진주 세레나 윌리엄스(미국), 디펜딩 챔피언 리나(중국) 등이 모두 초반에 탈락한 것이다.반면에 상대적으로 비교적 편한 대진운을 받은 샤라포바는 준결승까지 단 한 세트만 내주는 완벽한 경기 운영으로 생애 첫 프랑스 오픈 결승에 진출했다. 특히 4강에서는 작년 윔블던 결승에서 샤라포바에게 쓰라린 패배를 안긴 페트라 크비토바(체코)를 2-0으로 꺾고 설욕에 성공하기도 했다.샤라포바의 결승 상대는 세계랭킹 24위 사라 에라니(이탈리아). 샤라포바와 동갑내기(1987년생) 선수로 역시 프랑스 오픈의 이변 속에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결승에 진출한 선수다.165cm의 단신 선수 에라니는 빠른 발과 부지런한 움직임이 돋보이는 선수지만, 생애 최초의 메이저대회 결승전에서는 긴장한 듯 초반 범실을 남발하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반면에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샤라포바는 신체조건(188cm)의 우위를 최대한 살려 에라니의 빠른 발을 묶으면서 1세트를 6-3으로 따냈다.1세트를 36분 만에 끝낸 샤라포바는 2세트에서도 에라니의 첫 서브게임을 가져오며 유리하게 경기를 이끌어 나갔다. 샤라포바는 에라니의 세 번째 서브게임에서 다섯 번이나 듀스가 반복되는 접전 끝에 에라니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완벽히 승기를 잡았다.에라니는 곧바로 이어진 샤라포바의 서브게이을 브레이크하는 저력을 보였지만 샤라포바는 이어진 두 게임을 연속으로 잡아내며 자신의 생애 첫 프랑스오픈 우승과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자신보다 23cm나 큰 샤라포바를 맞아 선전을 펼친 에라니는 프로 데뷔 후 첫 메이저대회 결승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4대 메이저 대회에 올림픽까지... '골든슬램' 가능할까이로써 샤라포바는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으로 이어지는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됐다. 여자 선수로는 통산 10번째 대기록이고 테니스의 프로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68년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6번째 기록이다.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는 의미는 그 선수가 선수 생활을 하면서 특정 코트를 가리지 않고 모든 코트에서 뛰어난 기량을 과시했다는 증거인 셈이다. 샤라포바는 모니카 셀레스, 쥐스틴 에넹, 마르티나 힝기스, 비너스 윌리암스 등 한 시대를 풍미한 대선수들도 이루지 못한 업적을 만 25세의 나이에 이룬 것이다.샤라포바는 프랑스오픈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2008년 5월 이후 4년 만에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하는 겹경사도 함께 누리게 됐다. 하지만 샤라포바에게는 아직 이루지 못한 또 하나의 꿈이 남아 있다. 바로 4년 전 부상으로 좌절됐던 올림픽 출전이다.테니스에서 4대 메이저 대회 우승에 올림픽 금메달까지 더한 기록을 '골든슬램'이라고 한다. 여자 단식에서 커리어 골든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오직 그라프 뿐이다. 전설에 도전하는 '러시안 뷰티' 샤라포바의 아름다운 질주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