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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 대상 수상..."예능인들 긴장 좀 해야하나?"

[주장] 예능으로 분류된 <나가수>의 대상 수상에 박수만 친 예능인들

11.12.30 11:47최종업데이트11.12.3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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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저녁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2011 MBC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나는 가수다>의 가수 김범수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이정민

언제부턴가 방송 3사의 연말 가요 프로그램은 아이돌 일색이었다. 트로트 가수 몇 명을 '구색 맞추기' 식으로 끼워 넣던 <KBS 가요대축제>를 제외하면 아이돌 아닌 다른 가수들의 설 자리는 사실상 없었다. 이들은 연말 공연을 통해 무대에 대한 갈증을 달래곤 했다.

 

2011년 MBC에서 그 판도는 달라졌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저 축하무대를 장식하던 가수들이 방송연예대상 중심에 선 것. 가히 새 바람이라 할 만했다. MBC <우리들의 일밤>의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가 그 주인공이었다. <나가수>는 29일 열린 <MBC 연예대상>에서 강자 <무한도전>을 제치고 최고의 프로그램 상을 받았다.

 

<나가수>가 올해 최고의 키워드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녹화가 진행되는 매주 월요일이면 '가수 000가 어떤 노래를 불렀다더라' 하는 스포일러가 나돌기도 했고, 라운드마다 누가 떨어지고, 그 자리는 앞으로 또 어떤 이가 채우게 되는지의 말도 나왔다. 하나하나가 모두 이슈였다. 그뿐이었는가. 일요일 오후 방송이 끝난 후 각 음원 사이트에는 월요일 오전부터 <나가수> 음원이 차트를 점령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오죽하면 컴백 가수들의 라이벌이 <나가수>라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나가수>는 아이돌 일색의 음악 프로그램에 새 바람을 몰고 왔다. 하지만 '음악'에서 '예능'으로 옮겨간 탓일까. <나가수>는 예능인들을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정작 같은 시간 SBS에서 가요대전이 방송되고 있음에도 김범수, 정엽(브라운아이드소울), 윤도현(YB), BMK, 적우 등은 MBC 연예대상에 머물러 있었다. 유재석과 박미선이 최우수상을 받으며 예능인의 체면을 세웠지만, 거기서 그쳤다. MBC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나가수>에 대상을 안기며 2011년을 마무리했다. 가수들이 연예대상을 받고, 예능인들은 이 모습을 보며 박수를 치고 있는 형국이었다.

 

가수들이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등에 출연하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것은 물론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나가수>가 등장하며 가수들을 주축으로 한 프로그램이 나왔고, 이는 '음악'이 아닌 '예능'으로 분류돼 <음악중심> <뮤직뱅크> <인기가요>가 아닌 같은 방송사의 <무한도전> <세바퀴> <라디오스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행여 <나가수>가 없었더라도 여기에 출연하는 가수들이 연말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지는 않았겠지만)

 

어쨌거나 MBC 연예대상은 2011년 예능 판도의 변화를 적절히 반영함과 동시에 또 다른 숙제를 안겨줬다고 할 수 있다. 예능인들과 가수들의 분야가 모호해지면서 서로가 경쟁을 하게 된 셈이다.

 

29일 저녁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2011 MBC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무한도전>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2011.12.30 11:47 ⓒ 2011 OhmyNews
나는 가수다 MBC 연예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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