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의 정통 2D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은 1994년 개봉해 전 세계에서 8억 달러를 돌파하며 전 세계 흥행 수익 1위를 기록했다. 2011년, 17년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라이온 킹 3D>는 이 작품을 3D 컨버전으로 재탄생 시킨 것이다. 미국에서 지난 9월 16일 개봉해 2주 연속 1위를 기록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2월 29일 개봉을 확정지었다. ⓒ Disney Enterprises
그렇게나 큰 화면에서 <라이온 킹>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지금처럼 멀티플렉스 극장이 없었던 1994년,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인온 킹>이 서울 지역 5개 극장에서 상영을 시작해 동원한 관객 92만 여명 가운데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신 비디오테이프가 늘어져 아프리카 색채 그득한 OST가 R&B가 될 때까지 돌려봤다.
17년 전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이 3D로 재개봉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기회다. 무엇보다 기자처럼 추억을 더듬는 관객에게는 좀 더 탁 트인 스크린에서 감동을 다시 느껴볼 수 있는 반가움을 선사한다. 물론 <라이온 킹>을 처음 접할 21세기의 어린 관객들의 눈높이에도 실망스럽지 않을 것이다. 20년 가까이 지난 세월이 무색하게도, 이야기의 구성이나 애니메이션 퀄리티가 뒤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3D' 기술 자체보다는, 명작을 '다시' 볼 수 있다는 부분에 방점이 찍힐 듯싶다. 처음부터 3D로 만드는 것이 아닌, 2D 작품을 3D로 변환한 영화는 종종 눈에 띄는 입체감을 느끼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라이온 킹>은 영화의 정서적 높낮이에 따라 화면의 깊이감을 정하는 '뎁스 스코어 3D' 방식을 사용했다. 확실히 아프리카의 스케일이 느껴지는 누우떼의 대이동이라던가, 부감이 돋보이거나 앙각 촬영을 한 장면에서는 입체감이 일조했다. 하지만 종종 입체안경을 통해 본 풀프레임의 움직임이 버거워 어지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1994년 개봉 당시 미국에서도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미국에서만 3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고, 다음해 아카데미 시상식과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음악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한 <라이온 킹>은 여러모로 눈과 귀가 즐거운 팔방미인형 애니메이션. 팀라이스와 한스짐머, 엘튼 존이 만들어 낸 'Circle of Life'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등의 주제곡들이 울려 퍼질 때의 감동이 새록새록 하다.
그림을 아끼지 않은 정성스러운 풀프레임의 유려한 움직임과 뮤지컬 형식을 특징으로 한 디즈니 정통 애니메이션 가운데서도, <라이온 킹>이 신선했던 이유는 동화를 원작으로 하지 않은 최초의 창작 장편이었기 때문이다. 디즈니-픽사의 이름으로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주로 만들게 된 지금, <라이온 킹>을 통해 디즈니의 전성기를 만나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사람이 손으로 그린 그림이 주는 감동이 어떤 것인지를 디지털이 익숙한 아이들에게 설명해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비록 '사자들이 먹이랑 어떻게 사이좋게 지내는 거야?'라는 아이들의 질문에는 답할 길이 없어 당황할 수는 있겠지만.
<라이온 킹 3D>는 지난 9월 16일 미국에서 개봉해, 전미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2주간의 특별 상영으로 계획됐지만, 재개봉 영화임에도 흥행에 성공해 연장 상영에 돌입했다. 이번 3D 개봉을 통해 <슈렉2>를 제치고 <토이 스토리3>에 이어 전 세계 흥행 수익 역대 2위의 애니메이션으로 올라설 수 있게 됐다. <라이온 킹 3D>는 한국에서 12월 2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