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의원 고소 이후 최효종은 "국민 여러분이 제게 시사 개그를 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특정 한 명이 하지 말라고 한다면 저는 끝까지 하겠습니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KBS
"국민 여러분이 제게 시사 개그를 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특정 한 명이 하지 말라고 한다면 저는 끝까지 하겠습니다." (개그맨 최효종)
"올 연말 연예대상은 누가 받게 될까요? 유재석? 이경규? 전 올 한 해 최고의 웃음을 안겨주신 마포에 있는 한 국회의원에게 드리고 싶습니다."(개그맨 황현희)
(성희롱 장면을 풍자하면서)"여러분 이렇게 하면 고소당한다는 거 잊지 마세요." (개그맨 박성호)
지난 28일 방송된 <개스콘서트>(연출 서수민)은 말그대로 '고소 천국'이었다. 마포을 지역구의 강용석 의원(한나라당 소속이었으나 현재는 무소속)으로부터 '국회의원 모욕죄'라는 전대미문의 고소를 당한 최효종을 비롯해 거의 모든 코너에서 '고소'와 '성희롱' 그리고 '국회의원'을 웃음소재로 재활용,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개그맨, 이른바 '웃기는 사람'을 우습게 보았다가 호되게 당한 셈이다. 현재 강용석 의원의 고소 사건 이후 피고소인 신분인 개그맨 최효종과 그가 출연하고 있는 <개그코서트>의 인기는 가파르게 상승중이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많은 누리꾼들이 최효종과 <개그콘서트>의 지킴이를 자처할 정도다.
'달인' 폐지 이후 위기 속 시청률 구세주로 나타난 강용석 의원 소송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개그콘서트>의 시청률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만한 점이다. 사실 <개그콘서트>의 최장수 코너인 김병만의 '달인'이 간판을 내리면서 시청률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시점이다. 한마디로 <달인>의 빈자리를 '강용석의원 고소'가 메꾼 셈이다. 이 정도면 강용석 의원은 본인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개그콘서트>의 인기상을 위해 '이 한 몸 바친 셈'이다.
강용석 의원은 '국회의원을 집단으로 모욕했다는 죄'를 물어 <개그콘서트>에 출연한 최효종의 개그를 문제삼았다.'사마귀유치원'에 출연한 최효종은 "집권여당 수뇌부와 친해져서 집권여당의 공천을 받아 여당의 텃밭에서 출마를 하면 되는데 출마할 때도 공탁금 2억만 들고 선관위로 찾아가면 된다. 선거 유세 때 평소에 잘 안 가던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할머니들과 악수만 해주면 되고, 평소 먹지 않았던 국밥을 한번 먹으면 된다"고 했는데 이를 문제삼은 것이다.
이후 최효종은 고소당한 직후 22일 방영된 <승승장구> 녹화에서 "어디까지나 과장된 개그 일뿐. 기분이 나쁘면 진짜 그런 사람이고 기분이 나쁘지 않으면 내 말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일 것" 이라며 고소를 당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최효종의 당당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7일 방영된 <개콘>은 한 국회의원의 고소를 연상시키는 개그들로 가득 채워졌다. 가장 백미는 최효종이 진행하는 '애정남'과 '사마귀 유치원'이었다. 열띤 환호를 받고 등장한 최효종은 어느 때보다 목소리를 높여 걷잡을 수 없이 치솟는 물가를 세세히 비판해 관객과 시청자들의 큰 웃음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말미에는 "그래도 걱정 말라. 내년 선거철이 되면 어차피 모든 후보들이 물가를 잡겠다고 할 것이다"고 말하며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를 날카롭게 풍자했다.
'농담'과 '디스'의 구분법...화내고 달려들면 그것은 '디스'
'농담'과 '디스'를 명확히 구분하는 법도 가르쳐줬다. '애정남' 코너에서 최효종은 "자신을 비하하는 것이 아닌 농담이라면, 가만히 있으면 된다. 오히려 거기서 화를 내고 달라 들면, 결국 자신이 그렇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 '애매한 문제'를 정리했다.
대부분 정상적으로 교육을 받고 사회생활을 경험한 시청자들은 애정남이 없어도, 이 농담과 디스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 모든 국회의원이 다 선거철에만 시장에 가서 국밥 먹는 것도 아니고, 서민을 운운하면서 물가 안정에만 신경 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김원효는 "개그맨은 웃음을 주는 사람이지, 우스운 사람이 아니다"라며 어금니를 꽉 물었다. 개그맨들은 일수꾼의 한 마디에 뜨끔할 일부 국회의원들이 함부로 대할 수 있는 그렇게 우스운 존재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요즘 <개콘> 개그맨들처럼 치솟는 물가와 답답한 현실에 힘들어하는 서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해주는 고마운 존재는 없는 듯 하다. 말로만 물가를 잡겠다고 하고, 겉으로는 상위 1%의 이익만 챙겨주는 국회의원보다, 시청자들의 큰 웃음을 위해 고소, 제재 등 갖은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말은 똑바로 하는 개그맨들이 더 대단해보인다.
여러모로 <개그콘서트>에 '고소'라는 커다란 선물을 안겨주며 웃을 날 없던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는데 일조한 강용석 국회의원에게 뜻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바이다. <개그콘서트>와 최효종을 일약 국민 개그프로와 국민 개그맨으로 만들어준 강용석 의원에게 2011년 KBS 연예대상 공로상이라도 수여해야할 판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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