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방송된 8기 여자 2호는 진정성 있는 선택과 발언으로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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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방송된 <짝> 8기는 다른 때보다 더 화제가 됐다. 명문대 졸업을 앞둔 여자 2호가 치과의사인 남자 7호를 선택했던 1차 선택을 뒤집고 최종적으로 고졸 출신의 자동차 정비공 남자 4호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물론 여자 2호의 선택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했겠지만 사람들이 신선함을 발견한 부분은 남자 출연자의 스펙이 이동한 지점이었다.
여자 2호는 "내가 뭐라고 남의 집 귀한 아드님들을 저울질하나"라는 개념 있는 한 마디로 누리꾼들로부터 칭찬 세례를 받았다. 제작진도 예측할 수 없는 감정 변화였다.
- 아무래도 남자는 여자의 외모, 여자는 남자의 능력을 주로 선택하게 되는데, 이 패턴이 반복되면 식상해지잖아요. 그러던 중, 8기 여자 2호의 선택은 화제가 됐어요. 이런 장면은 자주 연출되기 어려울 것 같아요. 남규홍 "연출은 할 수 없어요. 우리는 멍석만 깔아주는 거예요. 6박 7일 동안 참가자들 사이에 감정의 변화가 엎치락뒤치락 수없이 있어요. 최종 선택은 본인들의 자유의지이지, 아무도 몰라요. 여자 2호의 선택이 신선한 충격이기는 했죠. 우리 사회에서 학벌은 예민한 문제니까. 드문 선택을 해서 눈에 띈 것 같은데, 기수를 반복할수록 좀 더 다양한 선택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남녀의 감정이 어디서 번쩍할지 모르잖아요."
- 근데 1주일 안에 그렇게 스펙터클한 감정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지 궁금해요. 왜 그렇게들 우는 거죠? 혹시 애정촌이라는 공간에 모여 있어서 그런 걸까요? 남규홍 "기자님도 가면 울 걸요. 최종선택 때도 그렇고, 촬영 과정 중에 반 이상이 울어요. 애정촌은 사회의 일이나 가정, 기타 여러 가지 개인적인 문제를 버리고 오로지 상대방에 대한 애정만 집중하도록 마법을 걸어놓은 공간이에요. 세상에 그런 공간이 어디 있겠어요. 세상의 모든 남자는 7명뿐이고. 여자는 5명뿐인 거죠. 그러니까 서로가 특별하게 보일 수밖에 없고, 상대방의 제스처에 울고 웃고."
- 제작진이 개입하지는 않지만 감정이 폭발할 수 있도록 자극적인 장치가 있잖아요. "이 여자와 도시락을 함께 먹고 싶지 않은 사람은 물에 빠져라"라고 주문하기도 하고. 이런 게 예능적인 재미를 추구해서 넣은 거 아닌가요? 이창태 "<짝>의 재미는 감정의 변화를 보는 거잖아요. 그걸 촉발시키기 위한 장치인 거죠. 다큐멘터리가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면 예능은 틀 속에 넣고 짜요. 우리끼리도 이런 장치를 놓고 '이래도 이 사람을 선택할 것이냐'는 부정적인 방법으로 마음의 크기를 가늠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배신감이 들어야 감정의 파도가 치고, 적극적으로 또 다른 짝을 찾게 되잖아요. 그런 감정의 격랑을 일으키려고 장치를 쓰는 건데 없으면 심심하다고, 있으면 자극적이라고 하죠.(웃음)"
-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려면 복잡미묘한 연애 감정에 대해 잘 알아야 할 것 같은데 두 분은 연애 고수이신가요?이창태 "남규홍 PD는 '남바람', 저는 '이성직'입니다. 현장에 주로 있는 남 PD는 잘 알죠."
남규홍 "…오해하시겠네요. 출연자들을 24시간 지켜보면 그들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크게 어려운 문제가 아니예요. 많은 참가자가 있지만 관찰자의 시각에서는 충분히 보여요."
인간판 '동물의 왕국'이 따로 없네 도시락을 함께 먹고 싶은 이성을 고르는데 한 여성에게만 5명의 남자가 몰린다. 남자들 사이에는 수컷들의 영역 다툼 같은 묘하게 긴장된 분위기가 조성된다. 한편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풍요로운 점심을 즐기는 인기 많은 여성의 표정은 흡족하다. 반면 혼자 도시락을 먹고 있는 다른 참가자들을 잡는 카메라는 어떤 드라마의 한 장면보다 구슬프다.
▲치열한 경쟁 속에 짝을 찾는 프로그램 <짝>은 인간판 '동물의 왕국'에 비유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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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한 번 신청해볼까요? 남규홍 "음… 경쟁이 치열해요. 누적된 신청자가 1700명이 넘었어요. 신청 외에 비공식적인 섭외 겸 추천도 있고. (섭외는 왜 필요한가요?) 순혈주의가 좋을 수 있지만 항상 조화롭게 섞이는 게 좋잖아요. 분위기가 처진 것 같아서 왈가닥 캐릭터가 필요하면 섭외하는 거죠. 참가자격은 무조건 짝이 없어야 해요. 적극적인 의지도 필요하고, 캐릭터가 있으면 좋고요."
- 말하자면 극본은 없지만 캐릭터는 구축해놓는 거네요. 이창태 "그렇죠. 우리는 궁합을 봐서 캐스팅해요. 예를 들어, 키가 큰 사람은 상대가 작아도 무방하고 차분한 사람은 적극적인 사람에 끌리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죠. 무조건 인물 좋고, 스펙 좋고 그런 거를 따지는 게 아니에요. 이 프로는 캐스팅이 80%를 차지하고 그들이 끌고 나가기 때문에 출연자 선정에 가장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요. 남 PD가 면접만 1000명 이상 봤을 거예요."
- 기수마다 분위기가 다른 것 같아요. 되게 잘 지내는 기수가 있었는가 하면 감정싸움이 일어났던 기수도 있었고. 남규홍 "출연자에 따라 많이 좌우되죠. 실제로 현장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일들이 많이 생겨요. 조용하고 말도 없었던 참가자가 여자에게 반해서 무슨 일이든 다 하겠다고 변하기도 하고. 싸움해도 내버려둬요. 근데 주먹다짐까지 간 적은 없고 웬만해서는 잘 지내요. 수많은 카메라가 바라보고 있잖아요."
▲남규홍 PD는 '짝'의 출연자를 놓고 다양한 변주를 시도하고 싶어 한다. 그 첫 번째 시도로, 29일은 이혼한 남녀가 출연하는 돌싱 특집이 방송될 예정이다. 이창태 CP는 처음 <짝> 방송 말미에 돌싱 참가자 모집 문구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SBS
- 29일은 '돌싱(돌아온 싱글) 특집'을 방송하는데 점점 '짝'의 정의에 변화를 주기 시작하는 건가요?
남규홍 "돌싱 특집은 색이 좀 달라요. 누군가를 만나는 것에 부담이 없는 미혼남녀가 복잡한 감정 변화를 보이며 움직였던 반면, 돌싱들은 동작 하나하나가 조심스럽고 사람을 분류하는 기준도 훨씬 분명해요. 외모는 안 봐요. 경제력, 인간 됨됨이를 가장 중요하게 보더라고요. 재미보다는 깊이가 있어요. 단순한 말 한마디도 상처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거죠.
나중에 게이 특집도 해볼 수 있으려나. 사실 그들도 짝이 필요하잖아요. 좋은 사람 찾고 싶은 마음은 같을 테니까. 황혼 특집은 좀 더 나이를 먹은 다음에 해야 할 것 같아요. 많이 신청이 안 들어왔어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인터넷을 잘 못 하니까."
- (치열하게 짝을 찾는) <짝>을 두고 인간 판 '동물의 왕국'이라고들 하는데 이 표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남규홍 "솔직한 프로그램이라는 반증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동물만큼 순수한 게 없고, 동물의 왕국만큼 솔직한 세계도 없잖아요. 근데 솔직한 모습을 담았을 때 껄끄럽고 불편할 때가 있어요. 사실 남녀관계라는 게 굉장히 로맨틱할 때도 있지만 지저분하기도 하잖아요. 그걸 있는 그대로 표현하지 않고 포장하고 미화하는 게 옳은 걸까, 남녀가 짝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본인의 모습도 들여다볼 수 있는 솔직한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생각을 했죠.
일정한 행보를 계속하면 그게 진정성으로 보이잖아요. <짝>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동물의 왕국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꾸준하게 인간의 솔직한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면 그때 다시 평가해줄 것 같아요. 따지고 보면 인간도 동물이잖아요. 동물의 짝짓기는 음탕하지 않아요. 인간의 짝짓기는 음탕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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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짝> "연출은 말도 안 돼. 멍석만 깔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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