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팀의 주장 박지성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한축구협회에서 국가대표팀 은퇴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유성호
박지성이 11년간 입어온 국가대표 유니폼을 반납했다. 카타르에서 2011 아시안컵을 마치고 귀국한 박지성은 31일 서울 신문로 대한축구협회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2000년 아시안컵 1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 출전해 국가대표로 데뷔한 박지성은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치러진 잉글랜드,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잇달아 골을 터뜨리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한일월드컵 본선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도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4강 진출을 함께한 박지성은 2006 독일월드컵과 2010 남아공월드컵 등 굵직한 대회에서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했고 이번 아시안컵에서 A매치 100경기(13골) 출전을 달성한 뒤 국가대표 은퇴를 최종 결정했다.
이날 박지성은 "지난 11년간 국가대표로 뛰었던 것을 너무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행복했다"며 "아직 이른 나이일 수도 있고 아쉬움도 있지만 다른 국가대표 선수들과 한국 축구를 위한 좋은 결정이라고 본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대표팀 복귀는 없을 것...손흥민 선수 기대된다"
▲한국대표팀의 주장 박지성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한축구협회에서 국가대표팀 은퇴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유성호
-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도 국가대표 은퇴를 했다가 2006 독일월드컵 때 복귀했다. 만약 2014 브라질월드컵 때 기회가 주어진다면 복귀할 생각이 있는지?
"대표팀에 다시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표팀이 좋은 결과로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오른다면 당연히 대표팀에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하고 그들이 월드컵을 통해 더 좋은 선수로 발전할 수 있다."
- 자신이 어떤 선수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어떤 선수였느냐는 것은 팬들이 결정하실 문제다.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뛰는 동안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내가 그라운드에 있을 때 동료와 코칭스태프, 팬들이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면 최고의 찬사일 것이다."
- 누가 박지성 후계자가 될 것 같나?
"재능 있고 어린 선수들이 많이 있다. 나의 포지션을 놓고 본다면 손흥민 선수가 좋은 활약을 보였고 기대된다. 김보경 선수도 남아공월드컵과 아시안컵 때는 기회가 없었는데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기회가 올 것이다."
- 은퇴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선수생활을) 길게 보고 결정했다. 아시안컵에서 많은 선수들이 능력들을 입증했고 지금 대표팀에서 물러나야 다른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오고 브라질월드컵을 대비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 국가대표 은퇴를 했는데 선수생활은 언제쯤 은퇴할 계획인가?
"정확히 언제 은퇴하겠다고 결정한 적은 없지만 앞으로 최소 3~4년간은 선수로 뛸 것이라 생각한다."
- 대표팀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과 아쉬웠던 순간은?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됐을 때 가장 기뻤고 2002 한일월드컵이 가장 행복했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이번 아시안컵이다."
- 남아공월드컵과 아시안컵에서 주장을 맡았는데 달라진 점은?
"주장으로서의 부담과 책임감이 크다는 것을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서야 알았다. 그동안 주장을 맡았던 선배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게 됐고 다음 주장이 될 후배들도 본인뿐 아니라 팀 전체의 능력을 끌어올려줬으면 좋겠다."
- 축구를 통해 배운 것은?
"한국 축구는 다른 나라와 달리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헌신적으로 뛴다. 이는 축구뿐만 아니라 모든 한국인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점이 한국 축구의 가장 큰 특징이 됐다. 축구는 스포츠를 넘어 국가 간의 전쟁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하는데 한국인의 이러한 장점을 축구를 통해 잘 보여주고 세계와 경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부상이 대표팀 은퇴를 앞당긴 건가?
"만약 부상이 없었다면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대표팀 경력을) 이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대표팀 발탁을 거부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우리나라가 유럽과 거리가 멀기도 하지만 그 부분은 남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한국 축구가 앞으로 세계와의 싸움을 위해 경기 장소를 잘 조절해서 유럽에서도 평가전을 하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체력적인 문제도 있어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 대표팀을 떠난다는 것이 아쉽지만 지금까지 해온 것에 대해 후회는 없으며 너무 자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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