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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마무리 '3골', 마치 아름다운 꽃들처럼

[2011 AFC 아시안컵 3,4위전] 한국 3-2 우즈베키스탄

11.01.29 09:50최종업데이트11.01.2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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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3위 입상 소식을 알리고 있는 아시아축구연맹 누리집(the-afc.com)
한국의 3위 입상 소식을 알리고 있는 아시아축구연맹 누리집(the-afc.com)아시아축구연맹


후반전은 마지막 안간힘을 쏟아부은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에게 조금 밀리기는 했지만 우리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결코 쉽지 않았던 3,4위전에서 아름다운 골들을 터뜨리며 아시안컵 축구대회를 당당히 끝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우리 시각으로 28일 밤 12시 카타르에 있는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우즈베키스탄과의 2011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3,4위전에서 구자철, 지동원 단짝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3-2 펠레스코어로 이겼다.

구자철과 지동원, 볼수록 탐나는 '두 보물'

준결승전에서 나란히 패한 팀끼리 맞붙는 경기라 김 빠진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었지만 우리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만들어낸 조직력을 끝까지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분명히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그 중에서도 대표팀에 실질적인 새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구자철과 지동원이 마지막 경기까지 자신들의 이름과 실력을 모자람 없이 빛냈다. 그들은 정말 보면 볼수록 탐날 수밖에 없는 보물이었고 아름다운 세 골 모두를 만들어냈다.

이번 대회 여섯 경기를 모두 돌려보며 생각해봐도 이들의 발끝과 머리에서 만들어진 골들은 하나하나 놀라운 것들이었다. 이제 대표팀의 붉은 옷을 홀가분하게 벗어둘 것으로 보이는 주장 박지성의 뒤를 이어 한국 축구의 대표 아이콘으로 떠오른 구자철은 2010 K-리그 도움왕 타이틀을 넘어 이번 대회 득점왕(5득점 3도움)까지 넘보고 있을 정도다.

구자철과 나란히 뛰면서 화려한 골잡이보다는 헌신적인 조력자 역할로 그 참모습을 새롭게 발견한 지동원도 마지막 경기에서 두 골을 몰아넣으며 '4득점 2도움'이라는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두 선수가 만든 득점과 도움 기록만 봐도 이번 대회 한국이 만든 '13득점'에 d이들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다.

각기 다른 세 가지 유형의 '골'들

비록 우즈베키스탄에게 두 골을 내주면서 조금 불안하게 경기를 마무리하기는 했지만 우리 선수들이 전반전에 만들어낸 세 골의 장면은 저마다 독특한 색깔과 향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한 마디로 '아름다운 꽃들'이었다.

마치 거짓말처럼 우리 선수들이 만들어 넣은 세 골은 딱 10분 간격으로 터져나왔다. 하나하나가 모두 '작품' 그 자체였다.

경기 시작 18분만에 첫 골이 나왔는데 상대 수비수 뒤로 빠져들어가며 오른발로 차 넣은 구자철의 움직임과 침착한 마무리도 돋보였지만 역습 과정에서 훌륭한 드리블 실력과 상대 수비수들을 꼼짝 못하게 만든 찔러주기 실력을 자랑한 미드필더 이용래의 선택은 탁월했다.

이 첫 골은 축구 경기에서 시의적절한 '종적 움직임'과 상대 선수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종 패스'가 얼마나 위협적일 수 있는가를 잘 설명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10분 뒤에 이어진 추가골 순간에 우리 선수들은 축구장에서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했다.

이 두 번째 골 순간을 보고 있노라니 입가에 미소가 절로 떠올랐다. 하이버리 스타디움에서 수준 높은 패스 플레이를 보여주었던 아스널 FC(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가 그려졌고, 또 캄프 누를 수놓는 FC 바르셀로나(스페니시 프리메라리가)의 별들이 떠올랐다. 적어도 그 골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선 우리 선수들은 '레예스-파브레가스-피레스-앙리'였고, '페드로-사비-메시-이니에스타-비야'가 조금도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28분, 맏형 이영표의 발끝에서 시작된 우리의 패스는 우즈베키스탄의 골문을 뒤흔들 때까지 한치의 오차도 없었다. '이영표-기성용-이청용-구자철-지동원'으로 이어져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이루어진 이 골 순간은 너무 아름다웠다. 첫 골을 세로로 뻗어가는 흐름을 통해 만들었다면 이 두 번째 골은 럭비 대형을 떠올릴 정도로 잘 짜여진 미드필더들의 '횡적 움직임'과 빠르게 방향을 전환하는 '횡 패스'로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그리고 또 10분 뒤에 터진 이 경기의 결승골 장면은 보기에 싱거워 보여도 상대 선수들에게 비교 우위를 분명하게 각인시켜 줄 수 있는 것이었다. 홍정호가 이청용의 패스를 받아 포물선을 그리며 띄워준 공을 골잡이 지동원이 솟구쳐올라 머리로 마무리한 것. 우즈베키스탄의 노련한 수비수 카르펜코가 안간힘을 쓰며 지동원을 방해하려 했지만 그의 높이는 글자 그대로 '한 수' 위였다.

수비 불안, 대회 7실점으로 마무리

이렇게 아름다운 골들로 쉽게 끝날 것 같았던 이 경기는 전반전 끝무렵 내준 페널티킥 만회골(44분, 게인리흐)부터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결국, 후반전에 그에게 한 골을 더 내주며 한 골 차로 쫓긴 우리 선수들의 표정은 점점 더 굳어갔다.

특히, 가운데 수비수 둘이 나란히 실점에 연루된 것은 이번 대회에서 우리 팀의 수비조직력이 얼마나 불안하게 짜여졌는가를 그대로 말해주는 것이었다. 황재원은 44분에 우즈베키스탄 골잡이 노브카로프를 왼손으로 잡아 넘어뜨리다가 페널티킥을 내줬고, 믿었던 이정수까지 53분에 게인리흐의 드리블 기술에 쉽게 속으면서 만회골을 내주고 말았다.

마지막 경기에서 3-2 펠레스코어로 이기기는 했지만 결국 우리 선수들은 이번 대회 여섯 경기를 통해 모두 일곱 골을 내줄 정도로 수비면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특히, 네 경기(vs 바레인, vs 인도, vs 일본, vs 우즈베키스탄)를 치르면서 각각 한 개씩 페널티킥을 헌납한 수비 방법은 일본과의 준결승전 오심 논란을 제쳐놓고라도 심각한 수준임을 반증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아시안컵이나 월드컵 같은 토너먼트에서 뜻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비조직력을 우선적으로 갖추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해 준 계기가 되었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의 위험 지역을 책임진 네 명의 가운데 수비 자원들(이정수, 황재원, 곽태휘, 조용형)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면 개개의 장점이 매우 뛰어난 인적 구성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짝을 이루어 나왔을 때 믿음직스러움을 주려면 그 조직력을 보다 확고하게 다지고 나서야 할 것이다. '1+1'이 '-1'이 아니라 '+2' 그 이상이 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위험 상황에 대한 모의 실험과 분명한 역할 분담이 이루어져야 한다.

감독의 부임 초기에 '쓰리백 실험'부터 시작하여 이후 '포어 리베로'를 활용하다가 별 재미를 보지 못했고, 다시 조광래 감독은 '포백 시스템'을 어느 정도 다듬어서 이번 대회에 나섰다. 이러한 흐름을 놓고 봐도 우리의 수비 조직력은 확고한 뿌리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을 떠날 것으로 보이는 이영표와 박지성의 뒤를 이을 선수들을 발굴하여 실력 향상을 이끄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보다 시급한 문제는 따로 있음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우리로서는 아쉽게 끝난 '51년만의 도전'이었지만 일곱 개의 실점을 통해 얻은 교훈도 꽤나 크다.

덧붙이는 글 ※ 2011 AFC 아시안컵 3,4위전 결과, 28일 밤 12시 알 사드 스타디움

★ 한국 3-2 우즈베키스탄 [득점 : 구자철(18분,도움-이용래), 지동원(28분,도움-구자철), 지동원(38분,도움-홍정호) / 게인리흐(45분,PK), 게인리흐(53분)]

◎ 한국 선수들
FW : 지동원
MF : 이용래, 구자철(52분↔윤빛가람), 홍정호(78분↔곽태휘), 기성용(57분-경고), 이청용(60분↔손흥민)
DF : 이영표(90+3분-경고), 이정수, 황재원(44분-경고), 차두리
GK : 정성룡

◎ 우즈베키스탄 선수들
FW : 노브카로프(76분↔살로모프/85분-경고), 게인리흐(90분-경고)
MF : 제파로프, 카파제, 하이다로프, 투르수노프
DF : 안드레에프, 아흐메도프, 물라드야노프(86분-경고), 카르펜코(87분↔카사노프)
GK : 네스테로프
구자철 지동원 축구 아시안컵 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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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및 라켓 스포츠 기사,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