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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성스틸컷(주)타이거픽쳐스/(주)영화사 아침
<평양성>은 <황산벌>의 속편이에요. 이준익 감독이 2003년 연출한 <황산벌>은 감독 개인에게도 기억에 남을 작품이죠. 그가 제작했던 <간첩 리철진>, <아나키스트> 등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제작할 투자사도 감독도 없는 상태에서 그가 어쩔 수 없이 맡은 작품이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렇게 연출했던 작품이 그에게 흥행감독의 날개를 달아 주었어요. 무려 230만이란 관객을 동원하며 2000년대 초반 이준익 감독의 시대를 열어주었죠. 이 작품은 신라와 백제의 사투리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많은 재미를 주었어요. 전작이 신라와 백제였다면 <평양성>은 신라와 고구려의 전투를 그리고 있어요.
<해피투게더>란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연배우인 정진영씨가 예능에 나온 이유로 이준익 감독이 '나 이번에 흥행에 실패하면 감독으로서 정말 끝이야'란 이야기를 했단 에피소드를 들려주었죠. 그만큼 이준익 감독 개인 스스로도 이 작품의 흥행성공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단 의미가 될 것 같아요. 그동안 그가 연출했던 <즐거운 인생>(2007년), <님은 먼곳에>(2008년),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2010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흥행성적을 남겼기 때문이죠. 과연 이준익 감독이 흥행감독으로 다시 복귀할 수 있는지 알아볼 기회가 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 내용은 제목처럼 백제를 멸망시킨 신라가 고구려의 수도 평양성을 치기 위해서 당나라와 함께 전쟁을 벌이러 가는 것이죠. 이제 나이가 든 신라의 명장군 김유신(정진영)은 노망든 연기까지 하면서 평양성을 당나라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해요. 고구려는 당시 말이 아니었죠. 연개소문은 죽고 큰 아들 남생(윤제문)과 작은 아들 남건(류승룡)은 권력 다툼중이고 결국 역사에도 나와 있듯이 남생은 당나라로 투항해 버리죠. 여기에 <황산벌>에서 백제군 편에서 전투를 치른 거시기(이문식)는 평양성 전투까지 함께 하게 되죠. 그의 목적은 오로지 살아남기 위한 것이 전부예요.
<평양성> 내용을 간추리고 나니 영화 구성이 <황산벌>하고 비슷하단 생각이 들지 몰라요. 여기에다 나오는 인물들 역시 전편에서 주연을 맡았던 배우들이 보이고 있죠. 하지만 기본적인 골격은 비슷할지 몰라도 규모면에서 <황산벌>보다 훨씬 커졌어요. 등장인물도 전편보다 많으며 전쟁 장면도 <황산벌>을 능가하죠. 이정도면 속편으로서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죠. 하지만 속편에서 규모가 커지면서 전편이 가지고 있던 장점들도 상당히 줄어들어 버리는 일이 발생해요.
이야기 오밀조밀하게 재미를 주지 못하고 코미디도 약해졌다
▲평양성스틸컷(주)타이거픽쳐스/(주)영화사 아침
<황산벌>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신라와 백제의 사투리와 각 인물들이 보여주는 능청스러운 캐릭터들 때문이었죠. 특히 작품에 나온 인물들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주연배우 정진영과 박중훈을 잘 받쳐주었어요. 이야기 시작부터 끝까지 재미없단 생각이 안 들게 했죠.
여기에다 적절한 전쟁 장면까지 넣으면서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두는 데 성공했어요. 코미디와 전쟁액션이 균형감을 잘 이루었단 것이죠. 이런 요소에다 전쟁이란 것이 결국 위정자들의 장기말 놀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인상적인 장면까지 담아 반전의 메시지 역시 잘 표현했어요.
문제는 <평양성>이 분명 전편보다 모든 것이 확장된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이야기에 큰 구심점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각 캐릭터 간에 균형감 역시 많이 무너졌어요. 결국 웃음 포인트가 생각보다 사라지게 된 이유가 되죠. 정해진 시간 안에 영화에 등장한 인물들을 모두 표현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해도 아쉬운 것이 사실이에요. <황산벌>의 힘이 스펙터클한 전쟁 장면에 있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하면 더 아쉬움이 커지게 되죠.
대신 이런 아쉬움을 만회할 것들이 <평양성>에 있어요. 전쟁 장면이 전편보다 훨씬 세련돼졌어요. 시각적인 효과가 그만큼 높단 의미겠죠. 이런 힘을 바탕으로 해서 관객들에게 오락영화로서의 기본적인 재미는 전해주고 있어요. 전편을 보지 못한 관객들이라면 오히려 <평양성>에서 보여준 스펙터클한 고구려와 신라 그리고 당나라의 전쟁 장면이 아주 좋은 점수를 따는 포인트가 될 수 있을 정도죠. 평양성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서 싸우는 신라와 당나라, 두 나라의 침략으로부터 평양성을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고구려의 전쟁장면이 그만큼 잘 표현되었단 의미예요.
<평양성>은 전작을 본 관객들과 그렇지 못한 관객들 사이에 미묘한 시각 차이를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시각 차이가 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개봉한 후 결과를 기다려 봐야 알 수 있겠죠. 개인적으로 이런 시각 차이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이 보여준 연기는 전체적으로 나무랄 곳이 없을 정도예요. 따라서 스펙터클한 전쟁 장면과 배우들의 전체적인 연기에 만족하는 관객들이라면 <평양성>은 <황산벌>에 뒤지지 않는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편 보다 약해진 웃음과 이야기가 너무 느슨하다고 느끼는 관객들이라면 다른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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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국내개봉 2011년 1월27일. 이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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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1.29 14: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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