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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신 괜찮은데... 근데 코미디는 어디 갔어?

[리뷰] <평양성> 웃음 포인트와 이야기의 오밀조밀함은 '황산벌'보다 못해

11.01.29 14:50최종업데이트11.01.2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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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성 스틸컷
평양성스틸컷(주)타이거픽쳐스/(주)영화사 아침

<평양성>은 <황산벌>의 속편이에요. 이준익 감독이 2003년 연출한 <황산벌>은 감독 개인에게도 기억에 남을 작품이죠. 그가 제작했던 <간첩 리철진>, <아나키스트> 등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제작할 투자사도 감독도 없는 상태에서 그가 어쩔 수 없이 맡은 작품이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렇게 연출했던 작품이 그에게 흥행감독의 날개를 달아 주었어요. 무려 230만이란 관객을 동원하며 2000년대 초반 이준익 감독의 시대를 열어주었죠. 이 작품은 신라와 백제의 사투리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많은 재미를 주었어요. 전작이 신라와 백제였다면 <평양성>은 신라와 고구려의 전투를 그리고 있어요.

 

<해피투게더>란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연배우인 정진영씨가 예능에 나온 이유로 이준익 감독이 '나 이번에 흥행에 실패하면 감독으로서 정말 끝이야'란 이야기를 했단 에피소드를 들려주었죠. 그만큼 이준익 감독 개인 스스로도 이 작품의 흥행성공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단 의미가 될 것 같아요. 그동안 그가 연출했던 <즐거운 인생>(2007년), <님은 먼곳에>(2008년),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2010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흥행성적을 남겼기 때문이죠. 과연 이준익 감독이 흥행감독으로 다시 복귀할 수 있는지 알아볼 기회가 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 내용은 제목처럼 백제를 멸망시킨 신라가 고구려의 수도 평양성을 치기 위해서 당나라와 함께 전쟁을 벌이러 가는 것이죠. 이제 나이가 든 신라의 명장군 김유신(정진영)은 노망든 연기까지 하면서 평양성을 당나라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해요. 고구려는 당시 말이 아니었죠. 연개소문은 죽고 큰 아들 남생(윤제문)과 작은 아들 남건(류승룡)은 권력 다툼중이고 결국 역사에도 나와 있듯이 남생은 당나라로 투항해 버리죠. 여기에 <황산벌>에서 백제군 편에서 전투를 치른 거시기(이문식)는 평양성 전투까지 함께 하게 되죠. 그의 목적은 오로지 살아남기 위한 것이 전부예요.

 

<평양성> 내용을 간추리고 나니 영화 구성이 <황산벌>하고 비슷하단 생각이 들지 몰라요. 여기에다 나오는 인물들 역시 전편에서 주연을 맡았던 배우들이 보이고 있죠. 하지만 기본적인 골격은 비슷할지 몰라도 규모면에서 <황산벌>보다 훨씬 커졌어요. 등장인물도 전편보다 많으며 전쟁 장면도 <황산벌>을 능가하죠. 이정도면 속편으로서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죠. 하지만 속편에서 규모가 커지면서 전편이 가지고 있던 장점들도 상당히 줄어들어 버리는 일이 발생해요.

 

이야기 오밀조밀하게 재미를 주지 못하고 코미디도 약해졌다

 

평양성 스틸컷
평양성스틸컷(주)타이거픽쳐스/(주)영화사 아침

<황산벌>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신라와 백제의 사투리와 각 인물들이 보여주는 능청스러운 캐릭터들 때문이었죠. 특히 작품에 나온 인물들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주연배우 정진영과 박중훈을 잘 받쳐주었어요. 이야기 시작부터 끝까지 재미없단 생각이 안 들게 했죠.

 

여기에다 적절한 전쟁 장면까지 넣으면서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두는 데 성공했어요. 코미디와 전쟁액션이 균형감을 잘 이루었단 것이죠. 이런 요소에다 전쟁이란 것이 결국 위정자들의 장기말 놀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인상적인 장면까지 담아 반전의 메시지 역시 잘 표현했어요.

 

문제는 <평양성>이 분명 전편보다 모든 것이 확장된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이야기에 큰 구심점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각 캐릭터 간에 균형감 역시 많이 무너졌어요. 결국 웃음 포인트가 생각보다 사라지게 된 이유가 되죠. 정해진 시간 안에 영화에 등장한 인물들을 모두 표현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해도 아쉬운 것이 사실이에요. <황산벌>의 힘이 스펙터클한 전쟁 장면에 있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하면 더 아쉬움이 커지게 되죠.

 

대신 이런 아쉬움을 만회할 것들이 <평양성>에 있어요. 전쟁 장면이 전편보다 훨씬 세련돼졌어요. 시각적인 효과가 그만큼 높단 의미겠죠. 이런 힘을 바탕으로 해서 관객들에게 오락영화로서의 기본적인 재미는 전해주고 있어요. 전편을 보지 못한 관객들이라면 오히려 <평양성>에서 보여준 스펙터클한 고구려와 신라 그리고 당나라의 전쟁 장면이 아주 좋은 점수를 따는 포인트가 될 수 있을 정도죠. 평양성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서 싸우는 신라와 당나라, 두 나라의 침략으로부터 평양성을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고구려의 전쟁장면이 그만큼 잘 표현되었단 의미예요.

 

<평양성>은 전작을 본 관객들과 그렇지 못한 관객들 사이에 미묘한 시각 차이를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시각 차이가 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개봉한 후 결과를 기다려 봐야 알 수 있겠죠. 개인적으로 이런 시각 차이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이 보여준 연기는 전체적으로 나무랄 곳이 없을 정도예요. 따라서 스펙터클한 전쟁 장면과 배우들의 전체적인 연기에 만족하는 관객들이라면 <평양성>은 <황산벌>에 뒤지지 않는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편 보다 약해진 웃음과 이야기가 너무 느슨하다고 느끼는 관객들이라면 다른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겠죠.

덧붙이는 글 | 국내개봉 2011년 1월27일. 이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1.01.29 14:50 ⓒ 2011 OhmyNews
덧붙이는 글 국내개봉 2011년 1월27일. 이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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