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쩨쩨한 로맨스스틸컷
크리픽쳐스 인터내셔널㈜
<쩨쩨한 로맨스>는 최강희와 이선균이 호흡을 맞춘 영화에요. 두 사람은 정말 '쩨쩨한' 사람들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어요. 로맨틱코미디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판타지 대신 현실적인 '쩨쩨함'으로 영화를 채워낸 김정훈 감독의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죠. 로맨틱코미디는 태생적으로 현실보다는 판타지가 많이 섞인 장르죠. 우리가 현실에서 꿈꿀 수 없는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쩨쩨한 로맨스>는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서로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고 그 감정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현실적인 코드위에서 보여주고 있어요.
정배(이선균)는 마음이 복잡한 인물이에요. 만화가로서 분명 재능과 실력은 있지만 만드는 작품마다 독자들이 이해하기에 너무 어려운 스토리텔링을 만들면서 외면 받는 인물이기도 하죠. 이런 정배에게 도전 목표가 생겼어요. 바로 거액의 상금이 걸린 공모전이에요. 자신 스스로 아무리 생각해도 성인만화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스토리를 작성해줄 작가가 필요하단 생각이 드는 정배에요. 그래서 큰맘 먹고 스토리 작가 다림(최강희)을 영입해요. 이제 모든 것이 만사형통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죠.
하지만 성인만화 스토리를 작성해야 될 다림이 연애경험 무에 섹스 경험 무에요. 다림은 자신이 섹스 칼럼니스트로 일했다고 우겼지만 이것도 다 알고 보면 어디서 그냥 읽고 주워들은 것이 대부분이에요. 그녀가 이야기하는 성에 대한 것들은 모두 이론만 빠삭한 상태란 것이죠. 정배는 이런 다림이 그렇게 싫지 않아요. 싸우다 정든다고 했죠. 서로 아웅다웅 거리면서 지내다보니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나자 정도 들게 되죠. 두 사람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지만 정배에게 일이 생겨요. 그래서 다림을 떠나야하죠. 당연히 다림은 정배에 대해서 실망하게 될 수밖에 없죠.
<쩨쩨한 로맨스>는 판타지보다 실제 우리 일상생활에서 경험하게 되는 연애 그 자체에요. 서로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만 보여주는데 집중하지 않는단 것이죠. 우리가 연애하면서 겪게 되는 '내가 꼭 이렇게까지 해야되?' 이런 생각들이 영화에 그대로 녹아 있어요. 여기에다 우리가 사랑하고 연애하면서 겪게 되는 치졸한 감정들이 영화에 다 나와요. 질투하고 화해하고 오해하는 과정들이 풀세트로 영화에 등장하는 것이죠. 그리고 19금 영화답게 성적인 코드 역시 가미되어 있어서 성인용 로맨틱코미디로 손색없게 만들어주고 있어요.
연애 시작하는 커플들이라면 자신의 이야기!
▲쩨쩨한 로맨스스틸컷크리픽쳐스 인터내셔널㈜
<쩨쩨한 로맨스>는 연애 시작하는 커플들이라면 자신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사실적인 부분이 있어요. 유치하고 쩨쩨한 영화 속 두 사람을 보면서 박장대소할 수 있는 동질감을 만들어주고 있단 것이죠. 특히 섹스경험이 전혀 없는 다림이 여러 가지 면에서 웃음을 만들어주는 제조기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이론만 너무 박식하게 아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현실과의 괴리감이 그녀의 연기와 대사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관객들의 폭소를 유발하는 것이죠.
우선 이 작품은 시나리오까지 함께 작성한 김정훈 감독의 세심한 연출력과 탁월한 글발이 영화 완성도를 한 단계 올려주었어요. 자신의 시나리오에 정말 100% 어울리는 배우들을 섭외한 것 역시 감독의 능력이라면 능력이죠. 김정훈 감독은 시나리오에 글로 녹아 있던 두 사람의 캐릭터를 최강희와 이선균을 통해 완벽하게 살려 놓았어요. 여기에다 현실적인 감각이 녹아 있는 연출을 통해 로맨틱코미디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봤을 때 '저건 내 이야기야'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이렇게 감독이 잘 준비한 기본기 위에 두 주연배우들이 물 만난 물고기처럼 환상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어요. 최강희와 이선균은 정배와 다림의 캐릭터에 완벽한 생명력을 선사하고 있어요. 특히 두 주연배우가 연기 호흡을 맞추어가면서 서로에게 시너지효과를 주는 것도 간만에 보는 장면이에요. 보통 한 배우 연기가 너무 뛰어나면 다른 배우 연기가 묻히는 경우가 많았죠. 하지만 <쩨쩨한 로맨스>는 두 배우 모두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면서 함께 시너지효과를 확실하게 주고 있어요.
뻔하고 빤한 로맨틱코미디가 빤하지 않은 작품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쩨쩨한 로맨스>는 이미 자신의 사명을 다 완수한 작품이죠. 너무나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스토리를 보고 있자면 한국 로맨틱코미디는 이제 할리우드 아류 수준은 확실히 벗어나고 있단 생각이 들게 만들고 있어요. 유치하고 쩨쩨한 두 주인공이 벌이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보면서 많은 관객들이 연애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게 만드는 영화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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