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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영혼의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

9월13~19일 씨네코드 선재에서 '마르그리트 뒤라스 영화제'

10.08.31 11:57최종업데이트10.08.3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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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그리트 뒤라스 작가이자 영화인 마르그리트 뒤라스
마르그리트 뒤라스작가이자 영화인 마르그리트 뒤라스영화사 진진

아트선재센터에서 9월 11일부터 9월 19일까지 "현대미술 작가 양혜규의 뒤라스를 향한 오마쥬 프로젝트"가 열린다. 이 프로젝트는 크게 두 섹션으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는 "죽음에 이르는 병 The Malady of Death"란 프로젝트로 "마르그리트 뒤라스 / 유정아 모노드라마"이다. 이 프로젝트는 9월11일부터 12일까지 저녁 8시 남산예술센터(02-758-2000)에서 열린다. 두 번째는 "마르그리트 뒤라스 영화제"이다. 이 영화제는 9월13일부터 19일까지 씨네코드 선재(02-730-3200)에서 열린다. 이 두 프로젝트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인물이 있다. 바로 '마르그리트 뒤라스'다.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1914년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며 1996년 3월 사망했다. 그녀는 20세기 후반 프랑스의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극작가로 이름을 대중에게 알렸다. 초기 '네오레얼리즘'(신현실주의, 전시 중의 반(反)파시즘 저항운동을 테마로 서민계급과 그들의 생활환경을 묘사한 작품이 주로 쓰여짐)소설을 주로 썼으며 이후 '누보르망'(전통적 소설의 개념을 부정하고 새로운 수법에 의한 소설 양식을 추구하는 소설) 작가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녀는 '누보르망'이란 사조로 묶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대표작들을 남겼다. 자유로운 글쓰기와 이미지 탐색을 통해 불가능한 사랑이란 주제에 평생 몰입한 뒤라스의 글과 영화는 기억, 인간의 몸짓과 말, 침묵을 주로 담았다.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자신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하거나, 영화 자체를 위해 각본을 집필하고 연출하는 등 영화감독으로서도 꾸준히 활동했다. 특히 영화가 소설 속에 재차 삽입되고, 소설이 다시 영화로 각색되는 등 뒤라스는 두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침묵 혹은 음악적 언어세계를 장르에 구분 없이 실현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 영화제"는 그녀의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영화감독 활동을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프로젝트1 죽음에 이르는 병 The Malady of Death

마르그리트 뒤라스 영화 스틸컷
마르그리트 뒤라스 영화스틸컷영화사 진진

"죽음에 이르는 병 The Malady of Death" 프로젝트는 유정아의 모노드라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에게 글쓰기란, 언어뿐만이 아니라 음성의 범위까지 포함하며, 특히 영화와 연극에서의 음성은 뒤라스의 작업에서 간과될 수 없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미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소설 <죽음에 이르는 병>(원작 1982년 출간)의 번역 출판을 기획한 바 있는 작가 양혜규는 원작을 각색•연출하여 한국 초연 무대에 올렸다. 원작 말미에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작가노트에서 이 책이 연극 공연으로 올려 질 수 있음을 암시했지만, 생전에 이 작품을 스스로 무대에 올린 바는 없다.

양혜규는 뒤라스의 짧은 작가노트에서 밝힌 연출 지시를 엄격히 참조하되, 소설 속 '당신(남자, 이인칭)'과 '여자'(삼인칭)가 펼치는 사랑의 불가능성이라는 대화체적 서사를 여배우 일인극으로 해석해 내었다. KBS 아나운서 출신 유정아는 <죽음에 이르는 병>에서 '당신(남자, 이인칭)'과 '여자'(삼인칭)의 역할을 도맡으면서도 원작 속의 어떤 인물로도 환원되지 않는 고유한 역할을 보여준다. 현재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서울대에서 말하기를 가르치고 있는 유정아는 정식 연극배우가 아니다. 이 사실은 간접적으로 뒤라스의 독특한 연기에 대한 해석, 즉 낭송의 의미를 증폭한다. 배우의 연기보다는 배우의 현존과 존재감을 중시하는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출경향은 이를 통해 실현된다.

조명(무빙 라이트)과 음향 그리고 간단한 감각기계(향 분사기, 윈드머신)의 사용만으로 미니멀하게 구성된 무대 안에서 뒤라스의 글쓰기란 행위가 여배우의 낭독이란 사건으로 전환되는데, 문자로 된 언어가 음악적 언어로 변환되는 과정을 통해 관객에게 또 다른 글쓰기란 행위를 목격한다.

프로젝트2 마르그리트 뒤라스 영화제

마르그리트 뒤라스 영화 스틸컷
마르그리트 뒤라스 영화스틸컷영화사 진진

마르그리트 뒤라스 영화제는 <히로시마 내사랑>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영화와 연을 맺은 마르그리트 뒤라스 감독이 연출한 5편의 영화를 씨네코드 선재에서 상영한다. 그녀의 작품은 시간과 공간에 관한 자신만의 특별한 재해석을 통해 사적인 기억이 시대적 공감으로 혹은 시대적 기억이 개인적 경험과 맺고 있는 관계들을 담아내는 독특한 작품 세계로 유명하다.

또한, 자유로운 글쓰기와 이미지 탐색을 통해 불가능한 사랑이라는 주제에 평생 몰입한 뒤라스의 글과 영화는 기억, 인간의 몸짓과 언어, 침묵을 주로 담아내고 있다. 뒤라스는 자신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하거나, 영화 자체를 위해 각본을 집필하고 연출하는 등 영화감독으로서도 꾸준히 활동, 특히 영화가 소설 속에 삽입되고, 소설이 다시 영화로 각색되는 등 뒤라스는 두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침묵 혹은 음악적 언어세계를 장르에 구분 없이 실현했다.

국내에는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연인>이나 소설 작품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지만 문학과 영화 그리고 연극을 넘나드는 그녀의 작업은 유럽 영화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번 영화제는 감독이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은 영화들을 선보임으로써 뒤라스의 목소리를 보다 정확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상영하게 되는 다섯 편의 작품은 다음과 같다.

마르그리트 뒤라스 영화제 상영작
 -파괴하라, 그녀는 말한다(1969년 작)
<파괴하라, 그녀는 말한다>는 여러 인물이 서로를 다른 시점에서 바라보는 구조다. 예를 들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바라볼 때, 또 다른 사람이 그 사람을 바라보고, 화자 혹은 서술하는 역할의 무언가가 각 이야기를 종합하고, 이 눈들이 바라보는 게 무엇인지 말해주는 식이다. 숲 속에 있는 한 호텔에서, 서로를 알지 못하는 세 투숙객이 서로를 바라본다. 이 주일 동안 촬영한 이 영화에서, 뒤라스는 언어와 이미지, 텍스트의 실험을 끝까지 밀고 간다. 그리하여 영화는 의미의 경제학을 실험하는 전위적인 모델을 구축하는 해체 영화의 전범이 되었다.

-나탈리 그랑제(1972년 작)
"책이 집이고 집이 책이다."-뒤라스는 이 영화의 촬영 당시, 노플에서 세상과 접촉 없이 살고 있었다. 이 주일 간의 촬영이 이루어진 노플르샤토는 뒤라스의 은신처였으며, 이 집에서 이 영화는 시작되었다고 뒤라스는 밝혔다. 뒤라스는 초기 작업노트에서 "그녀는 자신의 외로움이 주변으로 퍼져나가 집안을 채우는 것을 본다. 고양이처럼 공간에 갇혀 있다. 그러나 이렇게 재창조된 외로움이란 여성 자신의 욕망으로, 깊은 숨과도 같다."라고 말했다.

이 집에 기거하는 두 명의 여자는 미녀 명배우, 루시아 보제(이자벨 그랑제), 잔느 모로에 의해 연기되었는데, 당시 뒤라스에 의해 발굴되어 첫 배역을 맡은 제라르 드파르디외도 외판원으로 열연한다. 이 영화의 스산함은 딸 아이 나탈리 그랑제의 폭력성과 이로 인해 기숙사 학교로 아이를 떠나 보내야 하는 이자벨 그랑제의 갈등과 집이라는 장소의 음산함 그리고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잔인한 범죄자에 관한 뉴스와 중첩된다.

-인디아 송(1975년 작)
1975년 칸 영화제에서 예술-비평 부문의 수상을 기록한 뒤라스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인디아 송>은 뒤라스의 작품 세계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1930년대 인도에서 펼쳐지는 남녀의 사랑을 등장인물의 서사를 대사가 아닌 보이스오버에 의해서만 진행시키는 뒤라스 특유의 구조를 보여준다. <인디아 송>은 동일한 보이스오버를 사용한 영화 <그의 이름은 캘커타 사막의 베니스> 그리고 소설 《롤 V. 스타인의 환희》와 함께 공통적인 서사 구조를 구성한다.

이는 뒤라스 세계에서 자주 등장하는 중복의 효과로 《롤 V. 스타인의 환희》의 모든 서사적 요소는 <인디아 송>에서 종합된다. 영화의 무대는 캘커타의 프랑스 대사관으로 실재로는 존재하지 않는 장소이다. 감독 자신을 포함하여 5명의 여성이 번갈아 가며 들려주는 허밍과도 같은 내레이션은 관객들을 관습적인 영화에서는 결코 경험하지 못하는 특별한 영역으로 끌고 간다.

상 탈라의 무도회에서 롤 V. 스타인을 떠나는 마이클 리처드슨은 캘커타로, 즉 대사의 아내 안느마리 스트레터에게로 간다. 안느마리 스트레터의 또 다른 추종자로 나병 환자를 라호르 자택의 발코니에서 총으로 쏘고 기피대상이 된 프랑스 부영사도 캘커타에 온다. 소설 《부영사》에서 등장한 아시아인 거지 여인이 캘커타로 스트레터를 따라와서 부영사처럼 대사관 주위를 맴돈다. 거지 여인의 모습과 절규는 부영사의 그것이 매혹과 죽음을 암시하듯, 제국주의적 질서와 스트레터의 위치가 함의하는 폐단을 고발한다.

이 영화의 배우와 촬영 감독들은 입을 모아 뒤라스와의 작업이 이제까지 훈련받고 해오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라 경험을 고백한다.

-대서양의 남자 (1981년 작)
뒤라스는 이 영화에 이르러 미니멀리즘적 영화 실험의 결론을 내린다. 한 여인이 보이지 않는 남자에게 끊임없이 사랑의 말을 보내는 <대서양의 남자>는 <아가타와 끝없는 독서>의 연장으로 볼 수 있는 작품으로, 뒤라스 노년의 반려자였던 얀 안드레아의 존재와 더불어, 인물의 현존과 부재의 공존을 암전과 암흑으로 나타낸다. 눈 멂, 소멸, 그리고 어둠에 대한 지속적인 암시인 악명 높은 20분간의 암전과 함께 간간이 푸른 화면도 등장한다.

-아이들(1984년 작)
<연인>으로 콩쿠르 문학상을 수상한 해에 제작된 영화이다. 뒤라스는 절제된 형식의 이 영화에서 „삶이라는 학교"라는 은유를 그 근원으로 되돌린다. 40 세처럼 보이는 7 살짜리 아이가 등교를 거부한다. 이유는 자신이 모르는 것을 배우기 싫어서이다. 그는 뒤바뀐 문장과 논리적인 주장을 통하여 허황되게 들리기도 하는 철학적이고, 실제적이고, 종교적인 사고 구조를 드러낸다. 아들 장 마스콜로, 장-마크 튀린느와의 협업이자 뒤라스의 마지막 영화이며, 아이들을 위한 콩트 <아! 에르네스토>로부터 시작되었고, 이 후 소설 《여름비》의 기초가 되기도 하였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 영화 무비조이 MOVIE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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