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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사라기 미키짱스틸컷마운틴 픽쳐스
<키사라기 미키짱>(キサラギ, 2월11일 개봉)은 오타쿠들 이야기다. 최근 우리 방송계 등에서는 '막장'이란 말이 자주 사용된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드라마를 전개할 때 주로 사용하는 용어다. 최근 한국드라마계에선 이런 막장코드가 대세가 되고 있을 정도. 그런데 <키사라기 미키짱> 역시 특정면에선 그런 막장코드가 보인다. 하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이 작품은 관객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도 함께 가지고 있다. 한 마디로 관객 기호에 따라서 막장영화가 되느냐 아니면 마니아 영화가 되느냐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다.
<키사라기 미키짱>는 아이돌 가수 '키사라기 미키'가 갑자기 자살한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야기를 진행해 간다. 그녀가 죽은 날에 '키사라기 미키'를 기리기 위해 팬 다섯 명이 모여서 조촐한 추도회를 연다. 문제는 이들 다섯 명이 보통의 오타쿠를 능가하는 막장 오타쿠들이란 것이다. 그들은 왜 키라사리 미키가 자살했는지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결국에는 이것은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라고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자신들 만의 논리로 그녀의 자살에 대해 추적해가는 것이다.
마치 연극 무대를 보는 것 같은 연출!
▲키사라기 미키짱스틸컷마운틴 픽쳐스
<키사라기 미키짱>은 상당히 실험적인 영화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이 작품에는 등장인물이 많이 나오지도 않는다. 또 장소까지 그들이 카사라기 미키를 애도하기 위해 모인 산장으로 국한되어 있다. 이 작품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오로지 다섯 명의 오타쿠 같은 남자들이 풀어내는 추리와 자신들의 추억들이다. 너무 진지하게 다섯 명의 어른 오타쿠들이 그녀의 문제에 접근하기 때문에 작품이 자신의 기호에 맞는다면 웃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들이 보여주는 행동과 표정들이 이런 웃음을 유발한다.
여기에다 무대가 한정적이란 것은 연기자들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한정적이란 의미다. 이 말은 다르게 표현하면 각 캐릭터들이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참고 보기 힘든 영화가 될 가능성이 있다. <키사라기 미키짱>은 연기에 대해서만큼은 큰 칭찬을 해주어도 될 것 같다. 이 작품에 만족하는 관객들이라면 어른 오타쿠 다섯 명이 보여주는 리얼한 표정과 연기를 통해 마치 영화가 아니라 연극을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이 관객들에게 큰 만족감을 주려면 연극무대 같은 장소에서 펼쳐지는 다섯 남자들의 코믹극이 최대한 관객들과의 거리를 좁혀줘야 한다. 분명 막장 코드 같은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이런 코드조차도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또 다른 장치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느끼는 관객들이라면 <키사라기 미키짱>은 완전한 코믹 극으로 변하게 된다. 영화에서 주는 만족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너무 실험적이고 막장 같아서 싫다면?
▲키사라기 미키짱스틸컷마운틴 픽쳐스
<키사라기 미키짱>은 분명 즐길 만한 요소가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다른 면에서 접근하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너무나 실험적인 데다 다섯 명의 어른 오타쿠들이 보여주는 이야기들이 진지하게 느껴지지 않고 마치 막장 코드 같은 느낌을 준다. 이야기의 앞뒤가 맞지 않고 자의적으로 흘러간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연기자들이 각 캐릭터에 맞는 인물을 창조해낸다고 해도 막장 영화라는 생각밖에 안 들 것이다.
여기에다 <키사라기 미키짱>에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뒤섞여 나오기 때문에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이야기 자체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 조금만 놓쳐도 어떤 이야기인지 끼워 맞추는 것이 어렵다는 말이다. 다르게 생각하면 감독이 관객들에게 배려가 부족했단 핀잔을 들을 가능성도 있다. 만약 관객들이 이런 느낌을 가진다면 영화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작품에서 자신이 소외되고 있단 느낌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장점만큼이나 단점 역시 상당히 큰 작품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분명 존재하고 있단 의미다.
리뷰어 개인적으로 <키사라기 미키짱>은 상당히 즐거운 코믹영화였다. 다섯 명의 어른 오타쿠들이 보여주는 여러 가지 코믹한 상황들과 실험적인 영화 코드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리뷰어 개인적인 기호에 불과할 뿐이다. 리뷰어와 달리 분명 다른 의견을 가진 관객들 역시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키사라기 미키짱>은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가 어떤 작품들이었는지 한번은 고민하고 관람하는 것이 유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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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에 최초 발행된 후 http://www.moviejoy.com 에 순차적으로 발행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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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2.10 09: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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