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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이 박주영에게 배워야 할 점

볼튼전과 모나코전을 보며

10.01.31 18:34최종업데이트10.01.3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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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30일) 볼튼 전이랑 모나코전 둘 다 봤다.

 

볼튼 전에서 이청용은 초반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팀은 전혀 인상적이지 못했다. 강한 상대를 만난 자신감 부족이랄까. 볼튼은 자기편 골키퍼에게 가는 패스가 유독 많았고, 선수들은 이미 공을 빼앗길 것을 예감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그 움직임이란, 선수들이 앞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뒤로 빠지는 것이다. 그 와중에 오직 이청용만이 앞으로 진취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축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반면에 리버풀은 전진하는 움직임을 보여줌으로서 볼튼이 수비에서 내치는 공들은 거의 대부분 리버풀 선수의 발에 닿았다. 그래서 파상공세가 가능했던 것이고, 꾸준히 경기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청용은 무기력한 플레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것을 볼튼의 전체 선수들의 탓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즉, 볼튼이란 팀 자체 때문에(환경) 이청용이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로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문제는 이청용에게도 있는 것이다.

 

그 문제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청용은 박주영에게서 뭘 배워야 하는 것일까?

 

볼튼 전이 끝나고 모나코 전을 봤다. 모나코는 자신감이 넘쳤다. 특히 박주영이 그랬다. 이 부분은 이청용도 마찬가지다. 이청용도 자신감은 넘친다. 하지만 틀린 점은 모나코 팀 선수 대부분이 자신감에 차 있는 축구를 했다는 것이고, 볼튼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모나코 전을 보는 내내 볼튼과 모나코가 경기를 했어도 모나코가 이길 수 밖에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물론 모나코도 한 골을 먹고 나서 자신감을 잃어버리는 상황이 있었고, 니스에게 파상공세를 당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모나코는 결과적으로 승리했다.

 

그 차이는 모나코 공격수들에게 있다. 특히 박주영에게 있다. 박주영은 한 골을 먹고 나서 팀에 무엇이 필요한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것은 패스가 아닌 골이다. 박주영의 플레이를 보면, 자신이 한 골을 넣은 다음에는 주로 패스 위주로 상대 선수에게 골 기회를 주는데 그런 플레이를 하다가 팀이 다시 위기에 몰리면, 자기 본연의 역할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원래 팀에 필요한 부분을 담당하는 것이다.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하며 이청용이 박주영에게 배워야 할 점이다.

 

공격수는 크게 두 개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은 골을 넣는 역할과 패스를 통해 동료에게 골 기회를 마련해주는 역할이다. 박주영은 이 두가지를 적절하게 활용하고, 팀 상황에 따라 자기 역할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청용은 시종일관 다른 선수들에게 패스로 일관한다. 가끔 기회가 오면 슛을 하지만 그것은 기회가 왔을 때이다. 즉, 이청용은 자기 역활을 패스에만 한정시킨 채 경기를 하는 것이다. 팀이 어떤 상황에 있든 간에 말이다.

 

이청용도 박주영처럼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골을 넣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팀 구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현재 이청용이 속한 볼튼의 경우 특별한 공격수가 없는 가운데 그 몫을 이청용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또한 시종일관 자기 역할을 어시스트에만 한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인 대처를 말한다. 즉, 어시스트를 주로 하지만 필요한 상황에선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골을 넣는 스트라이커 역할을 자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팀이 이청용에게 원하는 것이다. 그것이 볼튼이란 팀이 앞으로 강팀들에게 승리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며, 이청용 개인의 팀 공헌도가 올라가고 가치 또한 올리게 될 것이다.

 

난 그런 사람을 에이스라고 부른다.

 

이청용의 역할은 볼튼을 승리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팀 전체가 어우러져 만들어지지만, 팀 전체를 어우러지게 만드는 역할을 이청용 스스로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는 과정에서 다른 선수들도 자신감을 얻고, 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되고, 그만큼 승리할 확률도 높아진다. 즉, 볼튼의 에이스는 자신이란 생각을 갖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자만이 아닌)

 

그렇다. 에이스 이청용이 되라는 것이다.

 

반면에 박주영은 명실상부 모나코의 에이스이며, 그런 플레이를 하고 있다. 어느새 모나코는 중하위팀에서 상위팀으로 도약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박주영도 포함된다. 그러면서 박주영의 가치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이청용도 박주영처럼 '자신이 팀의 중심'이란 마인드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 책임감을 스스로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중위권 도약의 핵심, 볼튼의 에이스 이청용'이란 기사가 나오길 바라며..

 

*여기서 '중심'이란?

개인주의,  이기주의가 아닌,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생각. 자신의 팀을 위해.

2010.01.31 18:34 ⓒ 2010 OhmyNews
이청용 박주영 해외축구 프랑스리그 프리미어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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