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묵직한 감동펀치, 우리 가슴을 쉴새없이 두들긴 <무한도전>

두 눈 뜨고 세상과 사람을 보게 만든 <무한도전>에 무한 감사를!

10.01.31 13:54최종업데이트10.01.3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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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또 울어 버렸다. 순전히 <무한도전> 때문이다. 도대체 예능 따위에 마음을 빼앗겨 눈물 흘린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고백하건대, <무한도전>을 보다가 눈물을 쏟은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쉘위댄스> 보면서도 그랬고, <봅슬레이> 도전할 때도 덩달아 울었다. 하나하나 들추자면 그것 말고도 많을 것이다.

나는 왜 <무한도전>을 보면서 우는가? 우선 재미가 있어서다. 그러나 재미만으론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거기에 가슴을 울컥하게 만드는 스토리가 더해져야 한다. 스토리만 있어도 안 된다. 반쯤 감긴 눈을 크게 뜨게 만드는 반전이 더해져야 한다. 그래야 웃음과 눈물이 자연스레 곁들여진 무한도전표 명품감동이 탄생한다.

<주먹이 운다> 여성버전이라 할 수 있는 <무한도전-복싱> 편에서도 그랬다. 태호 피디는 한일전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고정관념을 단숨에 파괴해버렸다. 절대선과 절대악이 맞부딪히는 내셔널리즘의 피튀기는 혈전이 아니라 인간 최현미와 인간 츠바사의 승부에 주목하도록 만들었다.

 

 <무한도전> 캡쳐
<무한도전> 캡쳐 MBC


맹목적인 증오와 적개심을 걷어내니 거기에 가슴 아픈 사연을 간직한 두 여성이 있었다. 탈북한 소녀와 돌아가신 아버지께 챔피언 벨트를 보여주려는 소녀. 이들에게 복싱시합은 서로의 집념이 링 위에서 부딪히는 처절한 몸부림의 순간, 고독한 자기 성찰의 시간일 뿐이었다.

누가 한국인이고 누가 일본인이며, 누가 이겼고 누가 졌는지, 그런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이 흘린 땀방울의 무게만큼 최선을 다해 싸운 것으로 충분했다.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시청자들은 최현미가 맞을 때 같이 아파했고, 츠바사가 휘청거릴 때 같이 휘청거렸다.

경기 직후 정형돈과 길이 한 쪽 눈이 퍼렇게 부어오른 츠바사를 만난 자리에서 끝내 울음을 참지 못하고 굵은 눈물을 흘렸을 때, 국적을 뛰어넘은 카타르시스는 극에 달했다.

그들의 사연에 동화돼서 함께 울고, 한 방향만 바라보는 우리의 좁은 눈이 부끄러워 함께 울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함께 울었다. 끝내 참아왔던 내 눈에서 닭똥같은 눈물 방울이 떨어진 것도 그때였다.

 

<무한도전> 고마워~!

2010.01.31 13:54 ⓒ 2010 OhmyNews
무한도전 최현미 VS 츠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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