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과 볼턴의 경기 결과를 알려주는 ESPN 사커넷 ESPN
볼턴 원더러스의 이청용이 '한 수' 위의 리버풀에게 도전하러 갔지만 아쉽게도 패배를 당하고 돌아왔다.
이청용은 한국시간으로 31일 영국 리버풀의 홈구장 앤필드에서 열린 2009~2010 프리미어리그 리버풀과의 원정경기에서 볼턴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활약했지만 볼턴은 0-2로 졌다.
이청용, 혼자서 50m 드리블...'나도 마라도나처럼?'
홈 관중들의 열띤 응원을 등에 업은 리버풀은 스티븐 제라드, 다비드 은고그, 디르크 카윗 등을 앞세워 공격에 나섰고, 볼턴은 일단 수비수 숫자를 늘려 리버풀의 공격을 막아낸 뒤 역습을 노리는 전략으로 맞섰다.
이러한 볼턴의 전략이 잘 맞아떨어져 전반 23분 만에 이청용이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며 리버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중앙선 부근에서 공을 잡은 이청용은 혼자서 무려 50m 넘게 드리블을 하며 상대 수비수 마르틴 스크르텔과 소리티오스 키르지아코스 등을 따돌리고 어느새 리버풀 골문 앞까지 달려왔다.
내친김에 리버풀의 골키퍼 페페 레이나까지 제친 뒤 아무도 없는 골문으로 공을 차 넣으며 골이 터지는 듯 했지만 뒤늦게 달려온 키르지아코스가 몸을 날려 가까스로 이청용의 슛을 막아낸 것이다.
만약 골이 터졌다면 리버풀의 기를 꺾어놓는 것은 물론이고 프리미어리그를 떠들썩하게 할만한 '작품'이 만들어질 뻔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을 넘어 프리미어리그 한국인 최다 득점 신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는 이청용으로서는 더욱 아쉬웠다.
하필이면 오는 6월 남아공월드컵 본선에서 맞붙게 될 그리스의 수비수 키르지아코스가 막아내면서 묘한 여운도 남았다.
하지만 이청용의 슛으로 자신감을 얻는 듯 했던 볼턴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골을 내주고 말았다. 리버풀은 전반 37분 에밀리아노 인수아가 올려준 크로스를 알베르토 아퀼라니가 머리로 받아 내려놓자 뒤쪽에서 달려들던 카윗이 오른발 슛으로 볼턴의 골문을 가른 것이다.
아뿔싸, 시뮬레이션 반칙!
볼턴은 만회골을 넣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지만 이청용은 오히려 전반 44분 리버풀의 골문 오른쪽을 향해 드리블을 하다 상대 수비수 아퀼리니와 부딪혀 넘어졌지만 심판은 시뮬레이션(반칙을 얻기 위해 일부러 넘어지는 것)이라며 옐로카드를 내밀었다.
66%가 넘는 공 점유율이 보여주 듯 후반전에도 좀처럼 숨 돌릴 틈도 주지 않고 공격을 계속한 리버풀은 후반 25분 인수아의 중거리 슛이 볼턴의 케빈 데이비스의 몸에 맞고 갑작스레 방향이 꺾여 골이 터지면서 2-0으로 달아났다.
볼턴은 블라디미르 바이스와 요안 엘만더르 등을 교체 투입하며 반격해봤지만 결국 쫓아가지 못했고, 바이스와 자리를 바꿔 왼쪽으로 옮긴 이청용 역시 후반전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비록 볼턴은 졌어도 이날 경기에서 가장 멋진 장면을 만들어낸 이청용이었지만 시뮬레이션 반칙에 빛이 바랬다.
영국의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는 이청용에 대해 '시뮬레이션 반칙으로 경고를 받았다(Booked for simulation)'며 동료 매튜 테일러, 사무엘 리케츠 등과 함께 양 팀 선수들 중에서 가장 낮은 평점 4점을 부여했다.
하지만 리버풀의 스타선수들과 직접 몸을 부딪치며 많은 것을 배웠을 이청용이 과연 다음 경기에서는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