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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에서 왔어요. 태! 권!

'드림프로그램' 참가한 콜롬비아 태권도 선수들

10.01.31 17:19최종업데이트10.01.3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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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은 안드레스입니다. 콜롬비아에서 왔어요. 태! 권!"

 태권도 시범을 보이고 있는 콜롬비아 선수들
태권도 시범을 보이고 있는 콜롬비아 선수들박솔희

강원도 평창에서 진행중인 2010년 드림프로그램. 강원도가 2010 동계올림픽 유치과정에서 IOC에 제안해 시작된 드림프로그램은 기후 여건상 동계스포츠를 경험할 수 없는 청소년들에게 동계스포츠와 한국문화 체험 기회를 주는 행사다. 올해로 개최 7년을 맞는 이 행사에 올해에는 콜롬비아 출신 태권도 선수들이 참가해 화제다.

 콜롬비아 태권도 협회 사무총장인 라울(35)
콜롬비아 태권도 협회 사무총장인 라울(35)박솔희
선수 3명을 인솔해 온 코치 라울(35)은 콜롬비아 태권도 협회의 사무총장이다. 콜롬비아 주재 한국 대사관의 초대를 받아 드림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됐다. 태권도를 시작한 지는 22년이나 됐다.

'다른 스포츠도 많은데, 왜 하필 태권도?'라는 기자의 질문은 그의 설명을 들으며 무색해졌다. 콜롬비아에서는 태권도 인구가 10만이 넘으며, 태권도는 대중적인 스포츠이자 인기있는 무예라고 한다. 정말이지, 아무리 태권도의 발상지가 한국이라고 해도 이는 더 이상 한국인만의 것은 아니다. 올림픽 정식 종목에도 채택된 세계인의 스포츠가 아닌가.

콜롬비아는 남미에서 최초로 태권도가 전해진 나라이며, 1967년에 '마스터 리'라는 사범이 처음 태권도를 가르쳤다고 한다. 이 때는 한국과 콜롬비아 간 국교도 없었기 때문에, 라울은 1973년 수교 이후에야 태권도가 한국 것임을 알았다고 한다.

 국제 토너먼트에 참가할 예정인 태권도 파란띠 안드레스(14)
국제 토너먼트에 참가할 예정인 태권도 파란띠 안드레스(14)박솔희
콜롬비아 외에 남미의 다른 국가들에서도 스포츠이자 정신수양의 도(度)인 태권도의 인기가 상당해서, 국내·국제 대회가 활발하게 개최되고 있다. 태권도를 배운 지 1년 반이 됐다는 파란띠 안드레스(14)는 곧 국제 토너먼트에 참가할 예정이다. 콜롬비아, 멕시코, 때로는 스페인 등지에서 참가하고 연령대별로 경합한다.

집 근처의 도장에서 태권도를 처음 접했다는 안드레스는 예절이나 바른 자세, 정신수양 등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태권도의 매력으로 꼽았다. 야구나 축구도 취미로 하고 있지만 태권도는 여타 스포츠와는 다르게 무예라는 특징을 동시에 갖고 있는 점이 좋다고 한다. 그런 점 때문에 더 낯설고 어색할 법도 한데, '태권도가 어렵지는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고개를 젓는다.

눈이 없는 나라인 콜롬비아에서 온 태권도 선수들을 비롯, 전세계 29개국에서 114명이 참가한 2010 드림프로그램은 1월 21일부터 30일까지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일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드림프로그램에 대해 안드레스는 "처음으로 눈을 봤고, 스키와 스노보드도 배울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며 "I love Korea"를 외쳤다. 동계스포츠 체험과 태권도 배우기, 한국문화 배우기 등으로 이루어진 2010 드림프로그램은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는 세계인 화합의 장이었다.

덧붙이는 글 기자는 2009년, 2010년 드림프로그램에 통역 자원봉사로 참여했습니다.
드림프로그램 태권도 콜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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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없는 곳이라도 누군가 가면 길이 된다고 믿는 사람. <청춘, 내일로>, <교환학생 완전정복>, <다낭 홀리데이> 등 몇 권의 여행서를 썼다. 2016년 탈-서울, 이후 쭉 제주에서 살고 있다. 2021년 엄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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