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태권도 협회 사무총장인 라울(35)
박솔희
선수 3명을 인솔해 온 코치 라울(35)은 콜롬비아 태권도 협회의 사무총장이다. 콜롬비아 주재 한국 대사관의 초대를 받아 드림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됐다. 태권도를 시작한 지는 22년이나 됐다.
'다른 스포츠도 많은데, 왜 하필 태권도?'라는 기자의 질문은 그의 설명을 들으며 무색해졌다. 콜롬비아에서는 태권도 인구가 10만이 넘으며, 태권도는 대중적인 스포츠이자 인기있는 무예라고 한다. 정말이지, 아무리 태권도의 발상지가 한국이라고 해도 이는 더 이상 한국인만의 것은 아니다. 올림픽 정식 종목에도 채택된 세계인의 스포츠가 아닌가.
콜롬비아는 남미에서 최초로 태권도가 전해진 나라이며, 1967년에 '마스터 리'라는 사범이 처음 태권도를 가르쳤다고 한다. 이 때는 한국과 콜롬비아 간 국교도 없었기 때문에, 라울은 1973년 수교 이후에야 태권도가 한국 것임을 알았다고 한다.
▲국제 토너먼트에 참가할 예정인 태권도 파란띠 안드레스(14)박솔희
콜롬비아 외에 남미의 다른 국가들에서도 스포츠이자 정신수양의 도(度)인 태권도의 인기가 상당해서, 국내·국제 대회가 활발하게 개최되고 있다. 태권도를 배운 지 1년 반이 됐다는 파란띠 안드레스(14)는 곧 국제 토너먼트에 참가할 예정이다. 콜롬비아, 멕시코, 때로는 스페인 등지에서 참가하고 연령대별로 경합한다.
집 근처의 도장에서 태권도를 처음 접했다는 안드레스는 예절이나 바른 자세, 정신수양 등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태권도의 매력으로 꼽았다. 야구나 축구도 취미로 하고 있지만 태권도는 여타 스포츠와는 다르게 무예라는 특징을 동시에 갖고 있는 점이 좋다고 한다. 그런 점 때문에 더 낯설고 어색할 법도 한데, '태권도가 어렵지는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고개를 젓는다.
눈이 없는 나라인 콜롬비아에서 온 태권도 선수들을 비롯, 전세계 29개국에서 114명이 참가한 2010 드림프로그램은 1월 21일부터 30일까지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일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드림프로그램에 대해 안드레스는 "처음으로 눈을 봤고, 스키와 스노보드도 배울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며 "I love Korea"를 외쳤다. 동계스포츠 체험과 태권도 배우기, 한국문화 배우기 등으로 이루어진 2010 드림프로그램은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는 세계인 화합의 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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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없는 곳이라도 누군가 가면 길이 된다고 믿는 사람. <청춘, 내일로>, <교환학생 완전정복>, <다낭 홀리데이> 등 몇 권의 여행서를 썼다. 2016년 탈-서울, 이후 쭉 제주에서 살고 있다. 2021년 엄마가 되었다.